written by. 이현오
절반 이상의 成果 거둔 韓日中 정상회담, 헛되지 않아야... 향후 정세 전개의 주요 변수는 국내정세가 될 것"
이명박(李明博)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3차 韓日中 정상회의를 열고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이 발표문에는 천안함 폭침사건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한 내용이 들어있다. 중국의 종래 태도를 감안할 때, 원자바오 총리의 한국 방문 시 보인 언행과 이번 공동발표문 채택은‘절반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은 평양에서 10만 군중대회를 개최,이명박 역적 패당을 심판하자”고 선동하는 등 대남 정치선동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주장 내용이 대부분 남한 내 친북좌익 세력의 선동 내용으로부터 발원(發源)한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과 국내 친북좌익 세력의 정치 선동 연계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홍관희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황을 점검해 봤다. 홍 박사와의 인터뷰는 공동발표문이 발표된 다음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konas)
▲ 홍관희 박사와 ⓒkonas.net
1. 5월 29-30일의 한·일·중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 일단‘절반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태도에서 분명한 변화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었다. 물론 100% 우리의 희망대로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한반도정책에서 ‘의미있는 변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2. 중국의 태도에서 전(前)과 다른 차이점이 있었다면?
- 지난 4월 3일 김정일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일 때만 해도 중국의 태도는“관련국들의 냉정과 자제”를 강조하는 등 북한에 많이 기울어 있었다. 전통적인‘혈맹’관계에 입각한 대북정책 기조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에 상당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 중국은 이번에 스스로 “책임 있는 국가”라고 자칭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조사단과 각국 반응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요약할 때, 종래 중국의 대외정책은 큰 틀에서 모택동 시절의 공산당 대외전략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곧 외부세계를 적대시하면서 경계와 견제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자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의 대외전략이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협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단서가 발견된 것은 좋은 성과라 할 수 있다.
3. 중국의 태도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 천안함 사건과 관련, 중국은 아직도“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를 반대 견책한다”고 말해 추상적인 태도에 머물렀다. 또, 북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려 하지 않았으며, “충돌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 韓美日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입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모습이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4. 일본은 어떤 태도를 보였나?
- 일본은 (i)“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으며, (ii)“북한의 명백한 반성과 사죄”를 요구하면서, (iii)“대북제재와 UN안보리 회부”등 한국정부의 입장을 전폭 지지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은 큰 틀에서 美日동맹의 범주 안에서 대외입장을 내 놓고 있다.
5.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는데...
- 북한은 지금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예컨대 겉으로 표명하는 ‘허장성세(虛張聲勢)’와는 달리, 속으로는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려던 남한 기업을 만류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달러 유입을 희생시키기 원치 않는 것이다.
- 그러면서 대남 정치공세를 격화시키고 있다.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30일 우려했듯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되고, 특히 대남 정치공세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 선동이 남한의 친북세력들 주장과 너무 흡사해, 연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북한 당국은 며칠 전 남한 종교단체에“천안함 조사는 날조”라는 선동 문건을 보낸 데 이어,
- 김정일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국방위원회’기자회견과‘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이란 대남 공작기구를 동원하여 조사결과를 부인하고 정면 반박하고 있다.
- 5월 30일 10만명이 모인 평양 군중대회에서 노동당 평양시장은“한계 없는 보복타격...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을 선동했으며, 대남기구인 조평통도“전면전쟁”협박을 지속했다.
6. 격화되고 있는 북한의 대남 선동목적은 무엇인가?
- 북한의 대남선동 목적은“전쟁 분위기”를 조성하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분위기에 맞서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 문제는 이러한 북한의 대남선동이 한국 내 친북좌익 세력의 선동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7. 북한이 남한의 내부 정치선동을 고무시키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되나?
- 북한의 의도는 합조단 조사결과 대북제재 공조 분위기가 확산되자“전쟁이냐 평화냐”의 2분법으로 이슈를 단순화시켜, 지방선거에 유리한 선전선동 및 이슈 파이팅을 전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 예컨대‘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이 5월 29일“남조선 인민들에 보내는 공개편지”등에서 “지방선거는 평화냐 전쟁이냐의 대결”이라면서,“이명박 역적패당을 단호히 심판하자”고 한국 대통령 실명까지 거론하며 맹비난한 것을 보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있다.
8. 북한의 대남공세 강화와 중국의 불투명한 한반도 정책 기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 결국 상황은 우리 내부 문제로 귀착되고 있다고 본다. 내부의 이적(利敵) 행위 엄단이 동북아 외교전(外交戰) 성과보다 사실상 더 큰 문제다.
- 향후 북한의 대남전략 동향과 중국의 한반도정책 변화에 우리 ‘내부 문제’가 가장 큰 변수라고 본다.
- 우리 내부가 분열되어 적지 않은 세력이 북한 입장을 옹호하고 지지하게 되면, 북한은 추가 도발의 강력한 유혹을 느낄 것이다.
- 중국의 한반도정책 분석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듯싶다. 한국의 리더쉽이 우유부단하여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 중국 당국은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낄지 모른다. 모든 정황증거와 물적 증거가 백일하에 드러난 지금도, 중국 당국은 북한 소행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 반대로 한국이 내부단합에 성공하여 북한의 공세를 잠재우고, 사실(事實)과 공의(公義)를 중심으로 안정되고 단결된 모습을 보일 때, 중국은 장래의 한반도가 대한민국의 주도와 중심으로 이끌려질 것임을 확신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역시 우리의 대외정책에 있어 최대 주안점은 강한 한미동맹 만들기다.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한미 군사동맹이 안정되고 탄탄하게 유지될 때, 한국의 외교역량은 배가될 수 있다. 천안함 비극을 계기로, ‘제주해협 북한선박 차단’ 등 몇 가지 묵은 대북정책 숙제가 풀렸으나, 보다 근원적으로 전작권 전환 연기와 거짓 선동세력의 의법 엄단이라는 남은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감사합니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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