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로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해군 간부들이 지난달 22일부터 하와이에서 진행된 림팩훈련 중 가족들과 함께 쇼핑과 해양스포츠 등 관광을 즐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주노동당은 4일 논평에서 한마디로 대단히 충격적이며, 장례기간 중 상복을 입고 관광을 다닌 것과 다름없는 국민 배신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 사태로 국내외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인 만큼 관련자 전원과 책임자를 엄히 문책해야 마땅하다.
동시에 해군 간부의 이러한 안일한 태도는 해군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비극적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 정권의 태도에 그 책임이 있다.
천안함 사태로 46명의 장병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고 온 국민이 비탄에 빠졌으며 국가안보와 위기대응의 구멍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도, 국방부장관도, 합참의장도 누구 하나 책임의식을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
안보 강화의 첫 단추는 지휘라인의 책임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조치임에도 여전히 어디에서도 쇄신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수십 명의 부하를 잃은 수장이 무릎을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부끄러움도 모르고 남 탓만 하고 ‘국민의 1%도 납득시키지 못하는 증거’를 들이대며 장병들의 희생을 팔아 북풍 몰이에 나서는 정략적 태도는 이제 국민들을 전혀 호도할 수 없음은 물론 오히려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는 것임이 이번 선거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치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천안함 사태의 책임 소재를 명쾌히 가려야 할 것이다.
국구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물론 지휘라인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다시 한번 강력 촉구한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했다. 윗물이 썩어 아랫물까지 썩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서둘러 윗물을 갈아 치우지 않을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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