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17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오는 29일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노동계의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단 110원을 인상하는 데에 그쳐, 현재 4110원의 최저임금 시급이 결정된 바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위해 올해보다 26% 인상한 5180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달 28일, 경영계는 인상불가를 주장하며 동결안을 제시했다. 더군다나 공익위원들조차 경영계 위원들의 요구에 맞장구를 치고 있는 형국이다.
경영계는 그 이유에 대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사근로자 임금수준 및 생계를 고려할 때 오히려 삭감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동결을 요구한다는 너스레를 떨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아진 것은 일부 수출 대기업과 바닥을 친 경제가 회복하는 기저효과일 뿐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다는 논리이다. 현재의 최저임금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에 올라서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영계의 이러한 주장은 납득할 수 없는 거짓에 불과하다.
노동부가 내놓은 올 전체 노동자임금인상 전망치가 5.0%이며,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5% 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물가인상은 하반기에 3%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영계의 주장은 어떠한 사회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저임금 노동자들만큼은 임금을 올릴 필요가 없다.
중소기업의 어려움도 최저임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낮추기와 하도급 불공정거래가 주요한 원인이다. 대기업의 문제를 저임금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파렴치한 주장에 기가 찰뿐이다.
또한 OECD 기준으로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1개국 중 17위, ILO(국제노동기구) 기준으로 59개국 중 48위에 머물러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을 동결하면 고용안정과 확대를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호경기를 누렸던 30대 기업이 고용을 6750명이나 줄였던 사실을 볼 때 그 말을 믿을 노동자들은 없다.
낮은 최저임금에 시달리는 210만명의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매일 새벽 첫차를 타는 청소용역 아주머니, 퀵서비스 대리운전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밤낮 없이 뛰어야 하는 사람들, 편의점과 주유소에서 졸린 눈을 부비고 있는 어린 동생들. 손만 내밀면 닿을 곳에 있을 우리의 가족이고 우리의 이웃이다.
한 노동실태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 66%가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언제 해고될지 몰라 사용자가 최저임금을 어겨도 말 한번 못하고, 경조사가 있어도 맘 편히 챙기지 못하며 투쟁하듯 살아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 보다 낮고, 시간외 수당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데, 주 40시간을 일하며 108만원의 월급(5180원 기준)을 받아가는 것조차 힘들단 말입니까.
최저임금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들이 함께하는 임금인상요구라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생각한다. 점점 더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확산을 제어하는 한편, 나라경제의 회복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문제가 민생회복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오늘 <최저임금 5180원 위원회>를 구성한다.
편의점, 주유소, 청소노동 등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는 현장에 직접 국회의원, 지방의원 당선자 전원이 함께 하는 하루체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저임금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좌담회, 설문조사와 면접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저임금의 현실을 알려내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해 피해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최저임금교육이 교과로 자리 잡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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