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권재찬
지금 당장 대북 전단을 날리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라. 말이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라.
구둘목 장군’이란 말이 있다. 이는 밖에서는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큰소리치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천안함 폭침이후 우리 국민을 향해서는 응징하겠다며 큰 소리 쳐놓고 막상 북의 협박이나 도발에는 꼬리 내린 우리 軍의 모습이 딱 이 모양이다.
천안함 피침이후 군은 NLL과 MDL 일대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즉각 대응한다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그 큰소리치든 모습은 어디로 갔나?
지난 9일 북한이 해안포 117발 중 10여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측 수역으로 발사했는데도 군 당국이 대응포격을 하지 않았다. 그것도 NLL 남쪽으로 1~2㎞ 지점의 해상에 탄착됐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이는 북한의 명백한 군사도발이다. 천안함이 피침 당했을 당시에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향해 즉각 대응하지 못해 후회하고 있다며 칼을 갈든 국방장관의 말은 빈말이었나?
올 초에 북한군이 해안 사격 구역을 설정하고 해안포 사격을 했을 당시에도 군 당국은 “만약 북한이 해안포를 NLL 이남 해상으로 발사하면 즉각 대응포격을 실시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5월24일 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북한이 해안포 도발을 한 서해 NLL지역은 5일부터 9일까지 우리 군의 육해공해병대의 합동 기동훈련을 막 끝낸 시점이다. 그렇다면 전투태세가 최고도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합참 관계자는 “세 차례 경고통신을 한 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 대응사격을 자제했다.”면서 “작전예규와 교전수칙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응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
물론 북한이 NLL 인근에 해안포 사격을 감행한 것은 우리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일종의 ‘협박’으로도 볼 수 있다. 또 북한이 이번에 우리 군의 훈련이 종료되는 것을 기다렸다가 포사격을 개시한 점으로 미뤄 물리적 위협을 가하면서도 군사적 충돌은 원천적으로 피하려 한 속내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북측이 쏜 포탄 일부가 NLL 남쪽의 우리 영해 1~2km까지 날아왔다는 사실은 명백한 도발이고 침략이다. 그런데 합참은 경고통신을 보낸 것이 정상조치라고?
합참의 이런 설명은 NLL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시행되는 우리 군의 교전수칙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북한이 1발의 사격을 가한다면 우리 측은 3발 이상으로 대응하되 필요할 경우 사격지점까지 격파한다.’는 NLL과 MDL 일대에 적용되는 교전수칙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천안함 이후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던 소리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더니 이제는 적이 노골적으로 도발해도 당하고만 있으니 국민들은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며 ‘구둘목 軍隊’, ‘우물 안 올챙이 軍隊’를 키우고 있었단 말인가.
북한은 우리 군의 이런 ‘구둘목 軍隊’의 약점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 10일 또다시 협박 공갈을 가해 왔다. “필요한 임의의 시각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성전으로 진짜 전쟁 맛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우리 군이 북한군에게 얼마나 몰랑하게 보였으면 이렇듯 우리 군을 향해 조롱하고 있을까.
이래도 참고 저래도 대응하지 못한다면 북의 다음 수순은 서해 5도를 강탈할 것이다. 해안포와 장사정포, 지대함미사일 등으로 NLL 일대를 집중 포격하면서 공기부양정이나 AN-2기 등으로 서해 5도를 기습 점령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길지도 모른다. 한두 번 도발해도 대응 없는 한국군을 북은 이제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등에 없고 한국군을 마음대로 요리할 정도로 북한군은 간덩이가 커질 대로 커졌다.
군 당국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대북 전단을 날리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라. 말이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라. 국민은 말 잘하는 국방부 장관이나 장군을 원치 않는다. 恒在戰場 정신으로 적과 싸워 이기기를 원한다. 당하기만 하는 옹졸한 군을 키우기 위해 세금 쏟아 붓는 게 아니다.
정상조치’ 운운하며 변명하고 있는 우리 군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이렇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군”이다. 즉각적인 즉응태세를 갖추고 대응조치에 나서라.(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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