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이현오
세리(勢吏) 능리(能吏) 탐리(貪吏)는 이 시대에도 '불량관리... 위장전입, 그 자체로 자녀에 불법교육 가르치는 것"
8.8개각에 이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진 의혹으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이재훈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낙마)함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가 이전에 비해 훨씬 달라지고 있음을 보이면서 공직자들에 대한 도덕성과 품격, 공인으로서의 자세 또한 더욱 크게 요구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에 특히 고위직으로 나가는 공직자들의 윤리와 관련해 전 금강대 총장이자 퇴계 연구소장인 김유혁(단국대 명예교수) 박사는 '3가지 종류의 불량관리론'을 제기해 시선을 모았다.
제왕학 분야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김유혁 박사는 최근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에서 발한 제왕학(帝王學) 담론에서 국회 청문회를 통해 국무총리나 장관이 될 후보자에 대한 직무 수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하는 것은 필요하나 그럼에도 보장되어야 할 개인 사생활까지 일말의 여과도 없이 까발려 지는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불량공무원을 막고 선량한 공무원,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가 그만큼 자기관리는 물론, 가족관계나 주변관리 또한 잘해 나가야 함도 함께 주문했다.
▲ 제왕학 담론을 설파하고 있는 김유혁 박사. 그는 지금까지 매주 1회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제왕학을 강연하고 있다. ⓒkonas.net
김 박사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 있어서든 불량관리 보다는 선량한 관리가 더 많다"며 "그럼에도 공직자 사회가 혼탁해지는 이유는 불량관리가 소수 인원이기는 해도 그들이 요소 요소에서 자리를 점하기 때문"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마치 인터체인지에 앉아서 차량의 유통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방해해 고속도로가 지니는 정기성과 정속성을 유지할 수 없도록 교통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불량관리(不良官吏)에 관해서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안정복(安鼎福, 1712-1791)선생이 그의 저서 임관정요(臨官政要)에서 칭한 '불량관리'인 세리(勢吏) 능리(能吏) 탐리(貪吏)를 들어 설명했다.
즉 세리(勢吏)는, 권세를 바탕으로 위로는 아부하고 아래로는 이권을 챙기는 악덕 관리를 말하고, 능리(能吏)는 재치 있는 말과 교활한 행태와 비상한 수단을 동원해서 무슨 일이든지 불가능이 없다는 식으로 윗사람의 마음을 안심시켜 놓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면서 전권을 위임받아 공로를 독점하는 스타일의 관리를 말한다고 했다.
따라서 능리의 기본수단은 동쪽에 존재하는 문제의 사건을 서쪽으로 옮겨 놓고 동쪽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하는 방식의 교활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불량관리에 해당하는 공직자는 탐리(貪吏)로 한마디로 탐관오리(貪官汚吏)를 뜻한다고 말했다.
특히 탐관(貪官)은 사사로운 이권을 챙기려는 고위직 공무원을 말하고, 오리(汚吏)는 관료다운 품위유지도 못할 뿐 아니라 불법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비리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 부패관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불량관리의 존재는 지극히 불쾌하고 이런 공직자들이야말로 공사의 가치관이 분명치 않은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특히 청문회 때마다 빼먹지 않고 등장하는 위장전입 시비와 관련해 "국민으로 하여금 대 정부 불쾌지수를 높여 가는 것"이라며 "자녀교육 문제나 부동산 구입문제 때문에 위장전입을 하는 예가 많은데, 이 모두가 불법이다. 불법임을 알면서 불법행위를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과 더불어 감행했다는 이야기는 위장전입 자체가 자녀들에게 교육이전에 불법 및 위법행위를 먼저 가르쳤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끝으로 그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사고 방식을 가지고 국정의 일부를 맡겠다는 것은 벌써 그 자체로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만큼 공직수행을 위해서는 직무 수행능력의 우선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고위직으로 나아가려는 인물들의 법 준수의식의 중요성도 함께 일깨운 것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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