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태평양시대 위원회 이사장) 막상 배에 올라타고 있는 사람은 그 배가 어딜 향해 가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기가 어렵습니다. “풍랑이 심해서 흔들리고 있다”는 정도는 알 수 있지만 키를 잡은 선장이 어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탄 이 배는 선장의 약속대로 제주도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일본의 대마도로 항로를 바꾼 것입니까.
선장께 묻습니다. 대마도에 들렸다 제주도로 갈 것이면 사전에 승객들의 양해를 구해야죠. 이 배의 행선지가 대마도라면 이 배를 타지 않았을 승객들도 적지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물결치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라면 이 배에 오른 우리 모두는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건전한 의미의 좌익도 없고 우익도 없는 정당정치의 이 황무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좌·우익을 갈라놓고 ‘나는 중도다’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사수하겠다는 사람들이 몽땅 보수·반동이 되었고, 반미·친북’ 더 나아가 김정일의 ‘적화통일’만이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라고 믿고 있는 자들이 모두 진보 개혁 세력이 되고 말았으니 대한민국은 이제 설 자리를 잃은 셈입니다.
6·2 지방선거에 완패하고, 세종시 수정안이 휴지가 되고, 국무총리 하나도 제대로 지명하지 못하는 이 정권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
선장, 우리가 탄 이 배가 표류하고 있는데 선장은 왜 말이 없습니까. 하다못해 ‘표류중’이라고 한 마디하는 것이 선장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분통이 터지기 직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