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규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담대히 피력하고 동참 구해야"
김 규(예, 공군 소장. 향군 안보자문위원) 북한의 연평도 포격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이 대통령의 수석회의 발언 내용이라며 전한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는 말이 진위 공방에 휘말리고 있다. 군인과 민간인이 폭사하고 가옥이 파괴 되는 등 국토가 유린당하는데 대통령이 할 말이냐는 들끓는 국민 여론과 '청와대와 정부 내 X자식'이라는 격한 말까지 국회에서 분출되자 청와대가 부인하며 번복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마침내 김태영 국방장관이 전격 경질됐다. 이를 청와대는 '사의 수용'이라고 했지만 청와대 분위기를 감지 못한 김 장관이 국회 국방위에서 "대통령의 최초 지시는 '단호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다고 발언했다가 오후에는 "확전에 대한 얘기는 나는 듣지 못했다"고 번복한 것에 대한 문책성 경질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이 연평도 피폭 보고를 받고 보복과 확전 방지 간의 조화를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은 분명하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대통령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 때 "(북한이) 앞으로 우리의 영해․영토․영공에 대한 무력침범에 대해서는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특별 담화를 발표해 확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지난 대통령 취임식 때는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확전은 대통령의 모든 약속을 순식간에 날려 버릴 전면전을 각오해야 하는데 어떻게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진퇴양난의 대통령 고뇌에 대해 주위 참모들이 명확한 판단과 건의는 하지 않고 눈치만 살피다가 회의 분위기만을 전달 한 것이 논란의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주위에 전문 지식과 소신을 겸비한 참모가 없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금번 연평도 공격을 승리로 자부하고 있는 것 같다. 24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불벼락으로 다스렸다"며 호기를 부리고, "이번에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북한 주민의 인터뷰 내용까지 자막으로 내놓는 것으로 보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는 우리의 응징 보복 태세에 경고와 공포심을 불어 넣기 위한 의도도 숨어있다. 참으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이번 연평도 포격은 북한 체제 특성과 그간의 행적으로 보아 김정일의 판단과 지휘로 결행한 것이 분명하다. 그는 '보라우! 전쟁을 두려워하는 남조선 괴뢰들 보복은 무슨 보복, 보복 흉내만 내고 있지 않아, 내 판단 맞지'라면서 잔악한 회심의 미소를 띠고 기(氣) 싸움에서 이 대통령을 제압했다고 자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더 이상 '확전 방지, 진위 논란은 접어두고 청와대 보도를 수용했으면 한다. 논란이 길어지면 북에만 이로울 뿐이고 사태 수습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북의 또 다른 오판을 불러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담대히 피력하고 동참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북의 반인륜 전쟁범죄를 국제사회에서 단죄하도록 외교력 발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군은 지난 진보정권하에서 남북 화해 교류협력 시대에 군사력 증강은 맞지 않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현역을 50만으로 줄이고 예비군을 반으로 줄이는 허상의 정책을 펼 때 이에 동조해 훈련을 경시하고 정치권의 눈치나 살핀 못된 잔재가 남아있지는 않는지 면밀한 자체 점검을 하고 바로잡을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
신임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김관진 장군은 청와대 내부 검증 청문회에서 "군인 정신이 약화되고 군 조직이 행정 조직처럼 변해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정확한 진단이라고 생각한다. 신임 장관이 앞장서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믿음을 주는 군의 명예 회복을 해위 절치부심(切齒腐心)하기 바란다.(kon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