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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군사령부는 이미 실패했다
기사등록 일시 : 2010-12-30 12:37:13   프린터

written by. 김성만

 

1990년 이전과 같이 각군 참모총장이 해당 군을 작전지휘하는 3군본부 병렬제로 환원해야 한다.

 

김성만(예, 해군중장. 성우회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해군작전사령관)은 국방부는 2010년 12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과 '적극적 억제 전략 도입'을 포함한 총 73개의 국방 개혁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군 구조 개편의 핵심은 바로 합동군사령부 창설이다. 사령부 예하에는 각 군 본부(육·해·공)와 작전사의 기능을 통ㆍ폐합한 각 군 사령부를 두는  방안이다.

 

합참의장이 합동군사령관을 겸임할지의 여부와 합동군사령관이 어느 정도 수준의 인사권을 행사할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의 합참의장은 존속하되 작전지휘권을 합동군사령관에게 넘겨주고 자문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많다. 국방부는 내년 중 시행방안을 확정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법령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전형적인 통합군제(統合軍制)의 형태다. 북한·중국·러시아 등 공산국가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다.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원칙으로 하는 헌법에 위배된다. 여기서는 지면관계상 작전분야만 논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군 개혁이 필요하다. 새 국방부장관이 이 문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해 달라"면서 우리 군의 강도 높은 개혁을 다시 한번 주문했다. 청와대는 국방개혁의 추진 및 이행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2011년 1월에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을 발족한다. 그런데 합동군사령부는 이미 1.5년 간 운용해본 결과 실패한 조직으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 
                 
왜 이런 군구조 개편안이 나왔는가?

 

천안함 피격사건(2010.3.26) 이후 5월에 발족한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지난 9월 초에 '합동군사령부 창설' 등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곧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도 지난 12월 6일 이 대통령에게 거의 같은 내용을 건의했다.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해야 하는 이유는 3군(육·해·공)의 합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합동군사령부 창설은 처음이 아니다. 참여정부(노무현 정부)가 2007년 2월부터 한미연합군사령부 해체와 연관하여 국방파괴정책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2월 이후에도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는 계속 진행되었다. 그래서 합동군사령부 창설에 대비하여 사령부 청사 건설기공식이 2010년 3월 25일 열렸다. 국방부 부지 내 2011년에 완공예정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에서도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것을 그대로 답습하여 신 국방개혁의 핵심과제로 삼은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군은 2011년 중에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하기로 계획하고 2009년 4월 1일자로 합참 조직을 대폭 변경했다. 작전지휘의 주무부서인 '작전 본부(본부장 중장)'을 '합동작전 본부(본부장 중장)'로 확대 개편했다. 합동작전본부는 합참의장의 전구작전지휘를 위해 기존의 작전본부가 확대된 성격으로 추가로 인사, 군수, 작전과 정보, 작전기획, 지휘통제, 공병 등 7개의 전투참모단을 일반참모부로 편성하고 있다. 장차 합동군사령부 창설을 염두에 두고 참모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것이다. 앞으로 이 합동작전본부가 바로 합동군사령부(사령관 대장)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약 1년 반 운용한 결과 합동성은 오히려 저하되었고 합동작전은 붕괴되었다. 실례를 들면 이렇다. 북한이 2009년 9월 6일 새벽5시 기습으로 임진강 수공작전(水攻作戰)을 도발했다. 당시 최전방사단에서 수공에 대한 긴급 상황을 합참까지 보고했으나 軍 내부, 관련 정부기관에 전파가 늦어 훈련 중이던 인접사단의 탱크가 물에 잠기고 야영 중이던 국민 6명이 참변을 당했다.

 

북한이 2010년 3월 26일 야간에 천안함을 잠수정 어뢰로 폭침했다. 우리 합참은 수일 전 북한 잠수정과 잠수정 모선이 기지를 이탈한 것을 포착했다. 그런데도 대잠능력이 부족한 천안함(초계함)을 백령도 서방의 위험지역에 방치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했다. 포격은 주간 과업 중에 있었고, 공군 전투기가 공중에 대기하고 있었으나 우리 군은 합동작전을 펴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군기로 공격해야 한다고 재촉했으나 합참은 공군기 사용을 반대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현 합참과 합동군사령부가 우리에게 준 준엄한 교훈이다. 검증되지도 않은 군 구조를 안보 취약기에 시험한 결과가 이렇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1990년 이전과 같이 3군본부 병렬제로 환원해야 한다. 각군 참모총장이 해당 군을 작전지휘하는 체제가 되는 것이다. 합참의장은 국방부장관의 참모로서 합동작전/연합작전 분야를 보좌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헌법에 명시된 바대로 국방부장관이 대통령의 군통수권을 받아 국군을 지휘하게 되는 체제가 된다. 장관의 업무가 가중하다면 군령보좌를 담당하는 차관을 한 명 더 두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널리 채택하고 있는 군 상부 조직이다.

 

그리고 과거와 같이 국방부, 합참과 각군 본부가 서울에 위치해야 위기관리능력과 업무효율성이 제고된다. 우선 서해5도 방어가 현안임을 고려하여 해군본부(해병대사령부)를 국방부로 먼저 이전해야 한다. 건축 중인 합동군사령부용 건물(2011년 완공예정)을 사용하면 된다. 정부는 과거 3군본부 병렬체제를 운영했을 때에는 우리 군이 북한의 무력도발을 사전에 완벽히 억제할 수 있었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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