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이현오
박관용 전 국회의장, 21세기분담포럼 초청강연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민주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리 정치가 오랜 기간 동안 몇 몇 지도자의 경륜과 양식에 너무 의존해 오고, 정당을 만들거나 정당 운영, 차세대 지도자 선택, 후보자 공천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도자에 위임되다시피 했고, 당내 민주주의 제도 개선에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박관용(6선 국회의원 역임,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 이사장)전 국회의장이 말했다.
16대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 전 의장은 지난 1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21세기분당포럼(이사장 이영해)이 주최한 정례 포럼에 참석해 한 강연에서 지금도 우리 국회 내에서는 정당의 비민주적 운영이 이런 과거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답습하고 있다면서 정치가 사회 속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이해관계와 대립, 갈등의 요소들을 정당이 매체가 돼 이슈화하고 정책으로 국회에 수렴해 대화와 타협으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통합을 이루어 내는 것이지만 오히려 사회적 분열을 더욱 조장시키고 있는 게 현실 이라고 국민의 여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비평을 가했다.

▲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14차 21세기분당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 날 포럼은 이영해 이사장 사회로 진행됐다. ⓒkonas.net
전·현직 정관계,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날 포럼에서 '정치개혁과 국회선진화를 위한 방향'을 주제로 한 박 전 의장은 민주주의와 관련해 민주주의 핵심제도인 정당제도, 선거제도, 의회제도를 들고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그 틀을 찾았다 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 민주주의가 발전, 성장할 수 없다며 그동안 절차적 민주주의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정당과 국회는 아직도 과거의 고질적인 극단적 이분법 속에 갇혀 있어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은 요원하다"고 우리 국회의 현주소를 반영했다.
박 전 의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으나 그럼에도 아직 우리 정치는 혼란스럽고 불안정성과 비능률적에 대립과 갈등은 더욱 극심해 우리가 그토록 기대했던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었는지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변화와 의식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만든 것과 그것을 지키는 것은 서로 다른 별개의 것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그 사회가 어떤 지적, 도덕적 바탕을 가지고 있고 구성원이 어느 정도의 민주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이 문제는 정치권이 책임질 문제로 국민을 탓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이 날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한 고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책보다는 선거 승리에 치중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치중하는 국회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우리 정당은 현재 당비를 내는 당원은 1% 정도도 안 되는 간부정당이고 시민생활 속에 존재하지 않고 언론에서만 나오는 페이퍼 정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념이나 정책보다 선거승리에만 목적을 둔 선거용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어 상대정당,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하고 국회에서 제대로 된 대화나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는 실정"이라고 논하고 "선거시절만 되면 지도자들의 합종연횡, 명분도 없는 정치집단 간의 야합과 결사적 투쟁만 있어 왔다"고 헌정사를 돌이켰다.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정치사를 인물 중심 정당 지역 정당'으로 반추하고는 '측근정치' '비서정치 밀실공천 으로 정책개발 능력이 미흡하고 일인 홍보에 치중돼 국정이 왜곡되고 정책의 차별성 등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며 정책 없는 정당, 오랜 기간 동안 권위주의 체제와의 민주화 투쟁, 분단국으로서의 한계, 이념적 분화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박 전 의장은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화 이후 한국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론이다며 언론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문제점을 부각하고 정당이 이를 받아 이슈화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고, 편향된 기사를 경쟁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이념적 대립을 부추기고, 갈등을 격화시킨다"고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이념 편향 보도가 국민에 미치는 해악을 일깨웠다.
끝으로 국회에 폭력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원하는 1차 목표인 재공천과 재당선을 언급, 중앙당이 공천권을 갖고 있고, 유권자의식이 안이해 공천=당선(지역정당)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주의 투표가 사라지고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져야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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