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세력, 신정아 선동에 나서다가 노 대통령과의 관계 드러나자 덮기에 급급
(뉴스파인더) 노무현 정권 당시 학력위조와 정권 최측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세상을 흔들어놓았던 신정아가 자전적 에세이 4001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신정아는 자서전에서 정운찬 전 총리와 한나라당 C의원의 추태를 폭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386세대가 운영하는 출판사 등이 개입해 4월 재보선을 야당에 유리한 판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치 않게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내용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야당 측과 좌파매체는 파문을 축소하는데 급급한 상황으로 반전되고 있다.
22일 4001 출간 관련 기자회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역시 정운찬 전 총리였다. 책 속에서 정 총리 실명이 거론됐을 뿐더러 평소 점잖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신정아는 “정 총장이 ‘존경’을 받고 있다면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썼다. 또 신씨는 또 정 전 총리가 밤늦은 시간 호텔 바에서 만나자고 하는 등 자신을 처음부터 단순히 일 때문에 만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했다.
정 전 총리 관련으로 뷰스앤뉴스, 오마이뉴스, 한겨레, 경향 선동 나서
신정아는 이와 더불어 조선일보 기자 출신 한나라당 C의원을 이니셜로 처리한 뒤 그가 자신을 성추행하려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정치적 선동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뷰스앤뉴스가 이를 대서특필했고, 뉴스 댓글에는 C의원 실명이 거론되고도 있지만 뷰스앤뉴스 측은 전혀 삭제하지 않은 채 이를 방치하고 있다. 뷰스앤뉴스는 신정아 관련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심지어 제3자인 논객 진중권의 명예훼손성 댓글까지 인용하며 이슈를 키워나갔다.
오마이뉴스에서도 ‘신정아, 내가 바지만 입게 된 이유’라는 선정적인 제목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동영상과 텍스트로 묶어 보도했다. 경향신문도 ‘정운찬, 교수직 제안한 뒤 계속 지분거려’라는 민망한 제목으로 정운찬 전 총리를 겨냥해 제목을 뽑았다.
여기까지는 친노매체와 친노시민단체들이 대대적으로 정 전 총리와 C의원을 맹렬히 비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공직사퇴를 요구하며 선동에 나서는 전형적 수순을 밟을 듯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이슈화 되면서 친노세력은 크게 당황한다.
동아일보에서는 ‘노대통령 기자회견 하고 나면 내 코멘트 원해’라는 기사로 자서전 속 노 전 대통령과 신정아의 관계를 기사화했다. 신씨는 “노 대통령이 이모저모로 내게 관심을 쏟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깊은 관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씨는 자신의 사건에 큰 배후가 있는 것처럼 알려졌으니 노 전 대통령과의 작은 인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서술했다.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신정아에 만나자고 제안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대통령이 먼저 보자고 해서 만났다는 것이 신정아의 설명이다. 만난 날짜와 장소는 적시하지 않고 다만 자신의 외할머니가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똘똘한 손녀딸이 있으니 한 번 지켜봐 달라’고 노 전 대통령에 부탁해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자신의 외할머니에 대해 ‘신여성’으로 불리던 여성 지식인이었다고만 소개했다.
첫 만남에서 나눴던 대화는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했다. 자신이 하는 일과 바깥에서 청와대를 보는 시선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눈 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어린 친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데가 있다”고 하면서 더 큰일을 하기 위해 한 번 세상에 나서 보지 않겠느냐고 묻고 한 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신씨는 그 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을 하실 때마다 가끔씩 내게 크고 작은 코멘트를 (사후에) 들어보려고 하셨다”고 주장했다. 코멘트를 들어본 대통령은 ‘홍보나 대변인 같은 일을 해도 잘 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
노 전 대통령이 별도로 연락해 백악관을 중심으로 한 미국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을 보라고 자신에게 권해 드라마 전편을 구해 봤다는 얘기도 실었다. 신씨는 “대통령께서 그냥 그 드라마를 보라고 하신 것은 아닌 듯했다.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렇게나마 알아두라고 권하신 것 같았다”고 썼다. 신씨는 자신이 미술계 밖의 일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측근인 의원 한 사람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기술했다. 소개 받은 의원을 만나고 나서 대통령께 인물평을 말했더니 ‘역시 신정아’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검찰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신정아 귀국 막았다면 심각한 문제
자신의 사건이 점점 커져 자신이 귀국을 결심했을 때 “노 대통령은 한사코 나의 귀국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래도 어른인 똥아저씨(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가 책임을 지는 쪽이 낫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신정아는 적었다.
정운찬 전 총리나 C의원에 비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은 우호적이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인 청와대 간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정권을 흔들어놓은 신씨를 개인적으로 챙겼다는 주장이 나오니 친노세력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통령이 공식 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할 때 신씨가 조언을 해왔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대통령이 직접 피의자에 연락해 귀국을 막았다는 대목은 친노세력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내용이다. 이에 양정철 전 청와대 언론홍보 비서관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주장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 내용에 대해선 “자작극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신씨를 노 전 대통령에 소개해줬다는 외할머니가 야당세력으로부터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 짐작하는 기사까지 쏟아지자 더 이상 친노매체들은 신정아 선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 최근 친노세력과 잦은 행사를 벌인 소설가 공지영은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신씨 자서전에 대필 의혹을 제기, 신뢰성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물론 신경민 MBC 해설위원처럼 신씨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 “신정아씨 증언이 모두 사실인진 모르지만 정운찬씨 문제는 정·관·학·언론에선 상당히 알려졌다”는 위험한 주장을 하는 인물이 남아있기는 하다.
친노세력, 신정아 선동 포기하고 다시 장자연 건 이슈화 시킬 태세
그러나 전체적으로 오마이뉴스, 한겨레, 경향신문 등 친노매체는 신정아 자서전을 통한 정치적 선동을 포기하는 분위기다. 정운찬 전 총리와 C의원 행태에 대한 신정아의 일방적 주장은 인정하고, 노무련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거짓이라 둘러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자연 사건 당시 조선일보 간부 이름을 지상파 토론회에서 거론하며 선동해왔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친노세력과 함께 토론회를 열어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자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리라면 이들은 정 전 총리와 C의원에 대한 진실도 끝까지 밝히자고 주장해야 한다. 이를 접었다는 것은 그 만큼 노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이 휘발성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정 전 총리와 C의원의 경우 신씨의 주장이 다 맞다 해도 개인적인 도덕적 책임에 불과한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신씨를 국정운영에 개입시킨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장자연 사건과 신정아 사건을 비교해보면, 친노세력이 재보선, 총선, 대선을 앞두고 정권 탈환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차별적으로 선동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 점에서 친노세력은 일단 신정아는 포기하고 장자연을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과연 이들이 정상적 언론이며 정상적 시민단체며 정상적 정치세력인지 차분히 검증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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