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명
당 통합 논의를 진행해온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정책 방향에 합의를 이뤘습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승수
안녕하세요.
홍지명
3년여의 긴 시간을 돌고 돌아서 민주노동당과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는데요.
소회가 어떠십니까?
조승수
연석회의를 시작할 때 의견을 같이 하는 것부터 협력하고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차차 해결한다는 이른바 구존동의의 심정이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이런 구존동의를 통해서 진보정치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양극화 시대에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 서민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었다.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진보정당의 지고 가야 할 책임들이 굉장히 막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오는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 라는 것이 큰 방향 아니겠습니까? 어떤 절차가 남은 겁니까?
조승수
일단 최종합의문이 나왔기 때문에 이 합의문을 가지고 6월 말까지 당내에서 각자 대의원 회의를 통한 의결 절차를 밟습니다. 그리고 의결 절차 이후에는 각 당이 새로운 정당, 신설합당 방식으로 당을 건설하기 때문에 수임기구를 설치를 해서 수임기구 간 회의를 걸쳐 합당을 위한 양당 총회를 열고,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다고 할 계획입니다.
홍지명
어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에는 어떤 정당 단체들이 참석했습니까?
조승수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사회당, 정당은 이렇게 3군데였었고요. 대중 조직과 단체로서는 민주노총, 전농, 또 빈민단체 진보교연이라는 진보적 교수연구자 그룹, 그리고 나머지 총 10개의 대중 조직 시민단체가 참여를 했었습니다.
홍지명
합의문이 만들어지기 까지 어떤 부분에서 가장 의견차가 컸습니까?
조승수
알려진 바와 같이 3대 세습 등을 포함한 북한에 대한 태도 문제였는데요. 새로운 진보정당은 북한을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드는 상대로 인정을 하지만, 3대 세습 문제가 우리 국민들 정서에 반하고 일반 민중의 정신에 비춰서 명백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진보신당의 주장이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북한의 3대 세습 문제에 대한 합의문을 보면, '6.15 정신에 따라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승계에 문제는 국민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 이런 표현이 돼 있는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 몇 번을 읽어도 당최 이해가 안 가는데, 설명을 좀 해주시죠.
조승수
애매한 표현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핵심적인 문제가 북한 권력 승계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진보신당이 밝혀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고요.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강하게 표현한 방식이지만, 다른 방식도 있지 않느냐, 라는 측면에서 뒷 문장이 다소 견해를 존중한다, 라고 그렇게 돼 있는데, 애초에 이 문제에 대한 부분, 북한에 대한 태도 문제, 3대 세습 문제를 양당의 합의문, 진보정당 연석회의 합의문에 포함 시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의제화를 했고 , 이 정도로 표현한 것 자체는 진보정당이 북한 권력승계에 비판적 입장이라는 걸 분명히 했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분명히 비판할 것이다, 라고 표현이 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북에 대한 태도는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 이 존중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문맥의 뉘앙스를 보면 결국 북한의 3대 세습을 용인한다고 들릴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진보신당도 그렇게 용인한다는 뜻입니까?
조승수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문장을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제가 볼 때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고요. 용인한다, 라고 결코 하지 않았고, 3대 세습 자체가 민주주의나 우리 국민 정서에 적합하지 않다.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저는 해석을 합니다.
홍지명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합의 과정에서 진보신당의 입장을 고려한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참 애쓴 듯 하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런 건 아닙니까?
조승수
북한의 심리라기보다는 북한이 우리가 한반도 남북 간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비춰서 북한 문제를 거론하고 상대할 때는 좀 신중하게 해야 된다는 입장이 강하게 있었고, 그것이 지나치게 북한을 옹호하는 태도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 라고 하는 그런 입장들 속에서 서로의 입장, 상대가 있다 보니까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수용을 하되 그러나 비판할 것은 분명히 비판하고 3대 세습도 잘못 됐다는 표현을 저는 분명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조 대표께서도 북한 세습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 바뀐 건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죠?
조승수
물론입니다.
홍지명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부대표 3명이 반대하고 있다. 이런 보도도 나오고 있던데, 당내 반발은 앞으로 어떻게 설득해 나가실 것입니까?
조승수
진보신당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곳에서도 여러 가지 외부에는 이견이 있다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가 오랫동안 내부 토론과 협의를 거쳐서 안을 만들고 이 안을 가지고 합의를 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고, 우리 당원들께서 진보정치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를 잘 토론을 한다면 이번 합의문이 결코 우리 진보신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근본적으로 대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저는 동의와 합의 과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결국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더군요. 내년 총선 앞두고 진보진영끼리 세 불리기 위해서 서둘러 의견 차이를 애매하게 덮은 것 아니냐. 또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도로 민노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 이런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조승수
네. 물론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정치세력의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다가온 선거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고, 지금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문제, 또 최근에 물가고라든지 서민의 삶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여러 가지 법률적 이런 방안으로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진보정치가 좀 더 힘을 가지고 역할을 해야 된다. 그런 연장선 속에서 진보정치가 힘을 합쳐서 제대로 역할을 해 보자. 이것이 이번 합의의 주요 정신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대북관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질문을 드리면, 어제 북한이 남북한 당국자 간에 비밀 접촉을 공개를 했어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승수
통상적으로 보면 이런 비밀 접촉 과정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기존의 관례라고 보이는데, 이례적으로 이렇게 공개를 하고 또 그것도 굉장히 남쪽 정부가 구걸을 했다. 이렇게 표현하는 걸로 봐서는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대화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북한 군부의 입장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라고 보이고요. 남북 관계는 여러 가지 전환적 계기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향후 모든 남북 관계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2012년 대선 연대와 관련해서는 독자 완주를 기본 원칙으로 하되 주요 정책에 대해서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그러면 앞으로 야권 통합 보다는 정책 연대에 더 무게를 둔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조승수
정당이 자신의 후보를 내고 선거 국면에서 국민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 어느 정당이든 기본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특정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는 연대를 할 수 있는데, 그러나 그 연대라는 것이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실제로 뭘 이룰 것인가에 대한 정책합의, 가치연대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제가 4.27 재보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야권연대가 있었지만, 한-EU FTA 비준안 상정 합의안과 같은 굉장히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기 때문에, 이걸 계기로 삼아서 착실한 가치연대를 전제로 해서 야권연대를 하겠다. 야권연대를 할 상황이 된다면. 이런 조처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민주당과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설정 하실 생각이십니까?
조승수
같은 야당으로써 가치연대하고 협력하되 선거 국면에서는 좀 전에 말씀드린 가치와 정책을 상호 존중이라는 그런 기본 전제를 해서 야권연대가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홍지명
유시민 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과 합당 문제는 민주당과 다소 접근 방법이 다른 겁니까?
조승수
저희도 그렇습니다만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 더 가깝지, 진보정당과 가까운 건 아니지 않겠는가. 다만 현재의 정당의 상황 자체가 국민참여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진보적 방향으로 가려는 노력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정당의 이념적 노선이 같은 정당끼리 모이는 것이 맞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승수
감사합니다.
홍지명
진보신당의 조승수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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