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공천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뉴스파인더) 새 지도부가 들어선 지 보름 만에 개혁공천 과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개혁공천의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벌써부터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
개혁공천이 화두가 된 것은 지난 대선 이후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이(친이명박)가 득세했고, 친박(친박근혜) 쪽에선 공천학살이 자행됐다고 봤다.
이 같은 일련의 부정적 과정은 비단 친박 뿐 아니라 당 전반적으로 공천 문제를 되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개혁공천이란 단어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방문해 총선 전에 국민에게 인정받는 좋은 정책과 공천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자들이 던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공천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게 될 사무총장에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이 선임된데 대해선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친박 몫으로 지도부에 진입한 유승민 최고위원의 주장에 앞으로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위 최고위원이기도 하지만 친박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홍 대표도 유 최고위원을 마냥 무시하진 못한다. 최근 당직인선 과정에서 유 최고위원의 주장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만 봐도 그렇다.
공천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인물을 일정부분 영입해야 한다는 점에 둘이 입장을 같이 한다. 새로운 인물을 통해 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민의와 뜻을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서면 사정은 달라진다.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폭에 대해 홍 대표는 비율보다는 당선가능성과 도덕성을 중시한다. 반면 유 최고위원은 구체적으로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폭을 20-30%로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일정부분은 바뀌어야 개혁공천의 명분이 선다는 것이다.
국민경선제도나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제도 등을 논의할 ‘공천개혁 TF팀’ 구성을 두고도 은연 중에 신경전이 있다.
홍 대표는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을 지내면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성공시킨 나경원 최고위원의 입장을 가급적 반영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나 최고위원은 이른바 나는 가수다’ 식의 경선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중 3분의 1은 국민 추천을 거쳐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서바이벌 투표 방식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정권 사무총장은 나 최고위원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와 나 최고위원의 방법론이 모두 동일한 건 아니지만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는 평가다.
반면 유 최고위원은 나 최고위원이 지난 지도부에서 위원장을 지낸 만큼 이번에는 뒤로 물러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대신 자신의 추천으로 제1사무부총장에 오른 친박 이혜훈 의원도 TF팀에 합류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내주 꾸려질 TF팀 구성을 앞두고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홍 대표의 한 측근은 공천과 관련해서 대표가 먼저 나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 적이 없다”면서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두루 듣고 입장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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