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 강조와 일방적 미화로 점철
(뉴스파인더)친노좌파 세력이 장악한 MBC가 좌파정치인 미화 방송의 진수를 보여줬다. 7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의 문재인의 선택은?’편이 바로 그 정점에 선 프로그램. 방송은 시작부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북 콘서트 상황을 담으며, 문 이사장이 마치 아이돌처럼 젊은이들로부터 사인 공세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영상을 내보내면서 이세옥 기자는 “북 콘서트 행사 뒤에도 사인 공세가 잇따랐다”며 “책 출간과 함께 공개된 공수부대 사진은 인터넷 검색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고, 문사모, 젠틀재인 같은 팬클럽까지 만들어 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세옥 기자는 문재인 이사장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안택수 리얼리티 대표의 멘트를 소개한 뒤 “이른바 문재인 현상을 짚어봤다”며 방송 취지를 소개했다. 하지만 약 15분 길이의 이 방송은 도저히 문재인 현상에 대한 객관적 조명이라 보기 어려웠다.
모든 면에서 노무현과 같다 강조하는 전반부
이세옥 기자는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영결식에서 노재까지 장례절차를 챙기며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도 일주일에 한 두번 노역을 찾는다는 문재인 변호사”라고 소개했고, 이어 문 이사장은 “1년 상으로 우리도 상을 벗고 평상의 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돼요”라며 “노무현 재단 이사장으로 일하며 봉하마을 조문객들을 맞이해 안내를 하고, 사람들 누구나 이렇게 걸터앉을 수도 있고, 아예 올라앉을 수도 있고 이렇게 해서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사매거진 2580’ 측은 이 멘트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문 이사장이 아이를 번쩍 앉아 올리는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손녀를 안아 올리는 잘 알려진 사진을 연상케 하는 대목. 노 전 대통령과 문 이사장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를 동일시시키는 효과를 노린 편집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도 ‘시사매거진 2580’ 측은 노 전 대통령과 문 이사장이 얼마나 ‘닮은꼴’인지 세심하게 강조했다. 기자는 “문재인 변호사가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건 30여년 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하고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된 전력 때문에 판사 임용이 좌절되자,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부산에서 사무실을 냈습니다. 그리고 노 변호사와 함께 시국사건, 노동사건을 주로 맡으며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습니다”라고 문 이사장과 노 전 대통령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문 이사장이 “세상을 보는 눈, 그 다음에 사람들을 보는 관점 그런 것들이 말하자면 놀랄 정도로 비슷했어요.”라며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은 유사점이 많다고 주장한 발언이 이어졌다.
방송은 또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올라 문 이사장에게 부산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며 “아주 믿음직한 친구 문재인을 내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 감히 됩니다. 나는 문재인을 친구로 두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동영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전폭적인 신뢰 속에 문재인 변호사는 민정수석을 시작으로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참여정부 5년 가운데 4년을 함께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방송 초반은 이처럼 문 이사장과 노 전 대통령의 유사점, 인간미 물씬 풍기는 면모, 오랜 인연 등을 소개하며 최대한 배려한 편집을 이어 나갔다.
권력의지가 없으니 오히려 깨끗하다’ 주장하는 중반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문재인 이사장의 ‘권력의지’를 조명하는 부분도 비판적이기보다는 문 이사장이 그만큼 ‘권력의지가 없는 깨끗한 사람’임을 강조하는 쪽으로 흘렀다. 이세옥 기자는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혼자 고고한 척 한다는 비판까지 들었습니다”라면서 노무현 후보 정무특보를 지낸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의 2004년 2월9일 방송된 코멘트 영상을 내보냈다. 당시 염 전 사무총장은 “이미 자기들은 정치판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나 봐요. 정치판은 까마귀 노는 데고 자기들은 백로고 그런 모양이죠”라고 발언했었다. 문 이사장이 그만큼 혼탁한 정치판의 정치꾼들과 달리 깨끗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시사매거진 2580’ 측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정치라는 것은 운명을 넘어선 의지의 문제라고 얘기를 합니다. 운명을 바꾸려 할 정도의 불타는 권력의지가 있어야 된다는 건데 실제로 문재인 이사장이 그럴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란 분석을 덧붙였다.
이어 아예 친노인사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문재인 변호사는) 어떤 전직 대통령처럼 학창시절에 미래의 대통령 이렇게 써놓고 꼭 내가 해야겠다 그런 권력의지는 제가 봐도 없는 것 같습니다. ‘대선에서 이겨서 정권교체를 해야 되겠다’라는 ‘바꿔야 되겠다’라는 것이 만약에 권력의지라면 그런 면에 있어서는 저는 충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긍정적 평가도 덧붙였다.
이어 이세옥 기자는 “그런데 최근 문재인 변호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야권원탁회의 문 변호사도 4년만에 국회를 찾았습니다”라며 야권연대를 위해 뛰는 문 이사장 발언들을 소개한 뒤 “그동안 거리를 뒀던 현실정치에 성금 다가간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프레시안 기획위원인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좀 더 젠틀한 노무현, 더 반듯한 노무현 도 갑옷을 입은 노무현 이런 평가도 합니다만, 어떤 주류 기득권 세력이 보더라도 자기보다 못한 것 같지 않고 공수부대를 나왔다는 거예요. 이 두 가지 점은 적어도 보수세력으로부터 이념 공세를 받을 가능성이 별로 없어요”란 장밋빛 전망도 덧붙였다.
한나라당마저 인정하는 인물이라 강변하는 후반부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정치인 미화 방송으로서 정점에 도달한 형태지만, 이세옥 기자와 시사매거진 2580은 마지막 결론부분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미화란 무엇인지를 과시했다.
결론부분에 등장한 관점은 바로 ‘한나라당조차 문 이사장을 인정한다’는 것. ‘시사매거진 2580’ 측은 친박계인 김재원 전 의원이 문 이사장을 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면서 가장 욕심이 없고 그러면서도 가장 진지하고 그런 진정성이 보이는 몇 안 되는 참모 중의 한 사람이었죠”라고 평가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그러면서 “문재인의 부상에 여권이 경계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유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물론 문 이사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구색 맞추기 식으로 내보내긴 했다.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듯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 참모로서 참여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는 멘트가 끄트머리에 등장하긴 한다. 그런데 그런 비판에 대한 답은 다른 누구도 아닌 문 이사장 본인에게 맡겨버렸다.
시사매거진 2580’은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추세 그리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그런 현상 속에서 우리(참여정부)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죠”라는 문 이사장 멘트를 내보내며 카메라 앞에서 반성의 기회’까지 문 이사장에 마련해줬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하게 됐다고 말한 그가 어떤 식으로 숙제를 풀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라는 마무리 멘트로 방송을 끝마쳤다.
대선까진 아직 1년도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가히 북한 수준의 미화 방송 정점에 도달하고 있으니, 향후 MBC가 과연 어느 경지까지 이를지 아득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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