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31일 한나라당과 대통령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정치의 변화인데 그 중심은 청와대”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뉴스파인더)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개혁을 위해 정치변화, 정책변화, 인적 쇄신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열심히 일은 하고 있겠지만 민생 문제에 여러 소홀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화자찬, 국민의 개혁의 요구에는 마치 딴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해서 일부 시중에선 유체이탈 화법이란 비판을 듣고 있다”며 강도 높게 각을 세웠다.

또 “일방적이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 대통령을 모시는 입장에서 예스맨 행태만 부각되는 모습 때문에 국민이 절망하고 민심이 이반 된다”며 “청와대의 개편·개혁에 대해 더욱 누적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딪치게 될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원 최고위원은 최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는 ‘지도부 총 사퇴’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대안 부재론과 친박계와 얽힌 당내 역학구도 때문에 ‘홍준표 체제’의 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의 칼 끝이 청와대로 돌아설 지 주목된다.

원 최고위원은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당의 선거전략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퍼부었다.

그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국민의 소리도 민심”이라며 “경쟁하는 정치세력에게 전투적 공격으로 초점을 돌릴 수 있다는 네거티브, 복지 개혁 요구와 여당 비판을 색깔론으로 모는 행태에 반성과 의지의 표현이 없는데 어떻게 국민이 한나라당을 새 정치한다고 생각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도덕성을 돌아보지 않으면서 민심을 외면하는 것은 고치지 않으면서 정책과 공천 변화 얘기하는 것이 민심과 동떨어진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라며 “당장 나꼼수 수사, 댓글 단 사람 고발, 소설 쓴 공지영 작가에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경찰 보고 조사하라고 다그치는 한나라당 인권위원, 우리 자신의 선거 돈이나 재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덮어놓고 상대 흠집을 들추는 것에 분명한 시정조치와 아픈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청와대에 더 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고 국민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면서 “그런 면에서 정치변화를 위해 당 지도부부터 진정으로 국민 앞에 참회하고 반성하고, 우리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앞으로 남은 것은 당원동지와 국민 양심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