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키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확산되자 보수 삭제 초안은 전혀 만들어진 바가 없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뉴스파인더)황영철 대변인은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소위원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전혀 없었다”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정강정책 개정소위 당내 위원인 권영진 의원 역시 기자들과 만남에서(‘보수’ 표현을) 뺄지 안 뺄지 결정 안 났다”며 “결론은 2~3주 이상 더 논의해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권 의원은 “나도 초안을 못 봤다”며 “그런 초안이 있으면 실무자 습작을 한 것일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보수 삭제 등 어떤 내용을 넣을지 결론이 안 났다”며 “소위자체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도 안 됐는데 보수삭제 초안이 있고 포퓰리즘이 빠졌다는 그런 것은 논의자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권 의원은 “지금 이 문제가 불거지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 쇄신 전체에도 별로 도움 이 안 된다”면서도 “우리 소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의견도 수렴하고 당내 의견 다양한 경로로 지금 수렴하고 있다”고 말해 삭제 가능성의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전면 부인’에도 당내 여론 부글부글

하지만 비대위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내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당 정체성과 같은 이념적 사안에 민감한 우파 시민사회진영의 특성상 대규모 집단 시위 및 집회도 예상된다.

또한 이번 논란의 진원지가 김종인 비대위원인 만큼 그에 대한 사퇴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전혁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보수 하면 꼴통’이 연상돼 정강 정책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뺀다고? 붕어빵에 앙꼬가 잘 쉰다고 앙꼬 빼자는 격”이라며 “문제는 쉰 앙꼬를 쓰지 않는 것이지 붕어빵에서 앙꼬를 뺄 일은 아닌 듯”이라고 지적했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고 그동안 보수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 게 문제”라며 “사람으로 치면 척추를 빼 연체동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쇄신파의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 마저 트위터를 통해 “사람이 문제지 정강정책이 무슨 문제냐. (보수표현 삭제는) 웃기는 짓”이라면서 “정강정책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고 가세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은) 지금도 더 고칠 것도 없이 충분히 진보적”이라며 “양극화, 비정규직 대책, 유연한 대북정책 등 다 있다. 문제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나라당 정강정책을 고친다는데 솔직히 이야기하자”며 “정강정책 본 사람 있나? 국회의원도 거의 없을 걸”이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