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앵커 (이하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뉴타운 출구전략은 이제 개포동 재건축 문제로 옮겨가면서 2라운드에 돌입했고요. 서울시 비정규직 천명의 정규직 전환, 청계천 재 복원, 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의 야생 복귀까지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취임 5개월, 서울시의 변화, 박원순 서울시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원순 서울시장 (이하 박원순)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5개월 하셨죠? 해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첨에 생각했던 것과 같습니까, 좀 다릅니까?
박원순 : 서울시가 천만 명이 사는 거대 도시이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지요.
앵커 : 그러니까 서울시장 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후회하십니까?
박원순 : 잘 했다고 생각하고 보람 있게 열심히 해야죠.
앵커 : 하하. 일을 열심히 해야죠. 소감을 여쭤봤고요. 어제 16개 시·도 단체장들이 영유아 무상 보육 사업을 중앙 정부에서 부담해야지 지자체로 다 넘기면 올해 6월 부터는 안 된다, 할 수가 없다고 얘기를 하고 촉구를 하셨죠?
박원순 : 네, 그렇습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라고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전원 일치로 정부에 건의한 내용입니다. 무상보육, 0세부터 2세까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국 시·도지사들이 다 동의하는데, 문제는 정부가 발표한 것인데 실제 비용은 지자체에 많이 떠넘긴 것이죠. 그래서 다른 지자체들의 경우는 50%를, 서울시의 경우는 80%를 지자체가 내도록 되어 있는데, 사실 지자체들이 여러 가지 재정 압박이 평소에도 있는데 그야말로 생색은 중앙 정부가 내고, 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하게 되니까 그런 어려움을 하소연한 것이죠.
앵커 : 실제로 그렇게 지자체가 돈이 없습니까? 엄살부리는 겁니까?
박원순 : 실제로 그렇지요. 서울시도 제가 취임하고 보니까 21조 정도의 부채 채무가 있고요. 서울시는 재정형편이 그나마 나은 형편인데도 그렇고, 나머지 지자체는 말할 것도 없지요
앵커 : 그리고 요즘 나오는 얘기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하기 전에 민주당의 손학규 당시 대표가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선거대책 모임을 주재한 자리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 지원을 당부하며 돈 봉투를 배포했다는 이런 제보가 서울시 선관위에 접수됐다는 거예요. 손학규 전 대표는 절대 아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계 은퇴하겠다, 이렇게 까지 얘기하고 있어요. 이 얘기 들으셨어요?
박원순 : 언론에 나온 것을 제가 봤는데 저는 이게 허무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당 대표가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100만원을, 한 사람당 5만원 씩 봉투에 넣어서 일일이 전했다는 것인데 그게 우선 상식에 맞지가 않고요. 더군다나 이런 선거철에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 것이 접수되고 수사되는 것만으로 또 그것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손 대표에게는 굉장히 큰 타격이 되지 않습니까. 명색이 대통령 후보로까지 논의되는 분이 저는 그런 일을 했으리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앵커 : 서울시 비정규직 1,054명이 5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죠? 구체적인 계획은 준비가 되셨나요?
박원순 : 그동안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대우를 받고, 해고 불안에 떨어왔고 서울시 안에 있는 비정규직 직원 1,054명을 정규직화 하는 건데요. 정규직화 대상은 2년간 상시적으로 지속적인 업무를 맡은 직원들입니다. 여기는 55세나 59세까지 고령자도 대상에 포함시켰고요. 또 기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호봉제를 적용해서 기본 연봉도 높이고 장기근속사의 경력도 인정해 드립니다. 그리고 이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복지 포인트나 명절 휴가비를 못 받았거든요. 그런 처우 개선 수당도 지급하고, 이렇게 상시 지속 업무는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뽑아야지 비정규직으로 뽑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왜냐면 서울시나 전국에서도 마찬가진데 비정규직이 엄청나게 확대되어 왔습니다. 공식 통계로도 38% 정도, 비공식 통계로 보면 거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거든요. 우리나라 노동의 질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가, 그래서 서울시부터 이렇게 정규직화 하는 노력을 보이면 전국이 함께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 재원은 마련될 수 있겠죠?
박원순 : 저희들이 추산을 해보니까 정규직화 하는 부분, 그 다음에 비정규직으로 남더라도 처우를 개선하는 비용을 전체 합쳐도 60억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 지금 뉴타운 출구전략에 대한 찬반여론이 분분합니다. 알고 계시죠? 요약을 해서 어떤 입장이시고 어떻게 나갈 예정이신지 설명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원순 : 그동안 뉴타운은 너무 과도하게 지정이 됐고요. 서울에서만 천 군데가 넘는 것이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여기에 찬반양론이 얽혀서 그동안 서울시가 아수라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취임하고 나서 이런 상태로 둬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가지 찬반양론의 전문가나 주민들의 말씀을 듣고 나서 방향을 세운 것이, 우선 실태조사를 제대로 한다, 왜냐면 그동안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공적으로 확인해 준 사례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조합이나 거기에 관련된 건설기업들이 제대로 안 알려줘서요. 더욱 불신이 높아졌고, 서울시가 직접 조사를 해서 도대체 가구당 얼마를 부담하게 되는지 여러 실태조사를 하고, 그것을 공지해 드린 상태에서 투표를 해서 많은 분들이 그것을 지지한다고 하면 그대로 추진하도록 적극 지원해주고, 만약에 원치 않는 분들이 많으면 해제할 수 있도록 이른바 출구 전략을 세워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동안 도정법이라는 법률이 생겼거든요. 그 법률에 따라서 해제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앵커 : 지금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있지 않습니까? 오늘 신문 보도에 보면 은마 아파트 같은 경우도 가격이 폭락했답니다. 그래서 서울집값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일부 언론이 박원순 효과라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하하
박원순 :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왜냐면 제가 취임한 지 이제 겨우 5개월 됐는데, 부동산가격 하락은 이명박 정부 취임 후 내내 떨어져 왔지 않습니까. 그리고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계속돼왔던 것이고요. 저는 저 취임해서 특별히 더 떨어진 것 같진 않습니다.
앵커 :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져야 된다고 보시나요? 이 상태를 유지돼야 된다고 보시나요?
박원순 : 행정적으로 보면, 물론 서울시의 주택이 과거에 지나치게 인상돼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것이 조정되는 단계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 그동안, 아까 말씀드렸던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내려가고 있는데, 선거판에 그런 얘기들을 하시면 그것은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저번에 서울시장 당선되실 때 안철수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야 되나요? 그런데요. 안철수 원장이 지난 2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인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애매했지만 이런 발언을 했어요. 최근에 만나서 얘기해 보신 적이 있어요?
박원순 : 최근에는 뵙지 못했습니다.
앵커 : 그런데 어떻게 보시나요? 대선출마를 해야 된다고 보시나요? 어떻게 보시나요?
박원순 : 저도 그랬지만 정치에 참여한다고 하는 것은 본인의 아주 큰 결단이 있어야 되는 일인데요. 그걸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죠.
앵커 : 지금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원장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보십니까, 안 좋다고 보십니까?
박원순 : 제가 어떻게 말씀드린다기보다, 지금 어쨌든 국민들의 상당한 다수가 지지하는 것을 보면, 아직 이분이 정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 현재 박원순 시장님은 선거에는 중립을 지키셔야 되지만 민주 통합당에 가입하셨잖아요? 그런데 야권 연대가 삐꺽거리다가 어제 다시 복원하는 기자회견도 하고 공동 선거운동에 나섰습니다. 이번 야권 연대가 이번 총선에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박원순 : 사실은 어느 정당도 마찬가지지만 서로 연합하고 연대한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이 아닙니까. 여러 가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것은 국민들이 지지할 그런 형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지난번 선거 때도 야권이 단합해서 연대를 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좋게 봐준 것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정당이 각자의 정강 정책도 있지만, 때로는 분열보다는 단합을 국민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과정과 이견을 거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효과가 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 사실 서울시장에게 이런 것을 물어보면 안 되는데, 정치적인 발언이 될 수 있어서..하하
박원순 : 하하. 서울시장은 양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이죠. 그런데 동시에 서울시라고 하는 광역 지자체의 장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는 엄중하게 중립을 지켜야 됩니다. 그 양면이 혼재하는 것이더라고요. 저도 이렇게 보니까요.
앵커 : 4월 11일에는 총선이 있고요. 12월에는 또 대선이 있지 않습니까. 이때 서울시장으로서의 정치적인 역할이 없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중립을 지키시더라도요. 이때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계획한 것이 있으신가요?
박원순 : 물론 대선이 중요한 국가적 행사이기는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크고 복잡한 서울시를 제대로 제가 관리하고요. 21세기에 걸맞는 그런 국제도시로서의 서울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저의 사명이고 저는 거기에 몰두할 생각입니다.
앵커 : 네, 열심히 하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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