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정동영 문성근 김효석 강기갑 퇴출시킨 쾌거
(오윤환 뉴스파인더 논설위원)제19대 국회의원선거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양통연대는 물론,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 보수-좌파를 온몸으로 상대한 1 대 만인(萬人)의 싸움이었다. 뿐만 아니라 쌍욕’을 내뱉으며 달려든 ‘나꼼수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설가 공지영, 심지어 개그맨 김제동, 개그우먼 김미화 등 ‘장외정치꾼’들을 상대로 피투성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눈만 뜨면 사고를 치고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이명박 정부도 박근혜에겐 난적(亂賊)이었다. 결국 새누리당의 판정승’은 사실상 박근혜 1인의 승리다. 녹슬지 않은 선거의 여왕의 면모다.
박 위원장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겠다고 전면에 나선 건 작년 12월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십자가를 짊어진채 당명을 바꾸고, 비대위를 지휘하면서 선거전에 뛰어든지 불과 4개월만이다. 8년전 노무현 탄핵 역풍속에서 얻은 ‘121석의 선전‘을 뛰어 넘는 ’기적‘을 일궈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양통연대’는 위력적이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회오리를 일으켰다. ‘과반 의석’을 자주 입에 올렸고, 통합진보당은 종북-주사파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노렸다. 이의엽 선대본부장은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애국가를 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식으로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진보당이 얻은 한자리수 지역구 당선자와 비례대표를 합쳐도 옛 민노당 수준이다. 민노당을 상징하는 이정희 공동대표마저 ‘여론조작’으로 퇴출되고 말았다. 12월 대선에서 진보-좌파 공동정부 수립을 노렸던 구상이 일단 물거픔이 되고 말았다.
박 위원장은 ‘양통당’의 ‘낙동강 벨트’를 붕괴시켰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지만 스물일곱살짜리 손수조에게 겨우 몇 %의 승리를 거뒀을 뿐이다. 문 후보가 만약 4년 후 다시 선거에 나서면 설흔한살의 손수조에게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 “깨끗히 갚아주겠다” “싹 갈아 엎겠다”고 허연 잇빨을 드러낸 문성근 후보가 나가 떨어졌다. 그는 문재인보다 ‘친노’다.
박 위원장은 강원과 충청을 빨갛게 물들였다. 2년전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모두 내준 지역이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도에서의 승리는 의미가 깊다. 박 위원장이 노무현의 수도 이전에 타협했다고 보수층으로부터 바가지로 비난받았지만 그 초지일관이 충청도를 움직인 것이다.
박세일의 국민생각은 애초 박 위원장의 위협이 아니었다. 박세일 대표의 알박기는 단 한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했고, 그는 보수표를 분산시켰다는 욕만 자초했다. 학자로서의 이미지만 구겼다. 박 위원장을 그리도 미워한 전여옥의 정치생명은 끝났다. 이 것만으로도 판정승이다.
박근혜의 진짜 가치는 이제부터다. 나꼼수’를 퇴출시킨 것이다. 라이스 강간 xx 냄새 오징어 구멍동서 자유의 여신상 XX에 미사일을 꽂아”라는 쌍욕과 막말을 뱉은 저질, 막장 김용민을 축출함으로써 나꼼수에게 철퇴를 가하고, 자라나는 세대의 영혼을 나꼼수로부터 구했다. 나꼼수도 나꼼수지만 나꼼수 얼굴을 비비며 하이 파이브한 민주당과 한명숙 대표의나꼼수 DNA’ 역시 위기다.
정동영, 천정배, 김효석, 강기갑도 퇴출됐다. 한미 FTA와 제주도해군기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옹호하고도 안면을 싹 바끈 정동영, ‘목포의 천재‘ 소릴 듣고, 판사에 법무장관까지 지냈으며, 판사 딸을 둔 처지에 “이명박 대통령을 죽여버리자”고 악담을 입에 올린 천정배, 툭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방황하다 슬그머니 국회로 돌아와 세비를 챙긴 천정배,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양심선언은 시간문제”라며 천안함 46용사를 모독한 김효석, ’공중부양’의 강기갑, 더 이상 그들 얼굴을 볼 일이 없게 된 것 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안철수 교수는 투표 직전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고 노래부르고 춤을 추겠다”고 했다. 조국 교수는 “망사 스타킹을 신겠다”고 했고, 중 명진은 "빨간머리 가발에 눈썹을 밀고 힙합바지에 개다리춤을 추겠다"고 했다. 그러자 연극 <교수와 여제자2>의 나체 여배우 엄다혜는 “모든 관객과 알몸으로 사진촬영하겠다”고 나섰다. 나꼼수가 설치더니 전염이 빠르다.
안철수 메시지에는 교묘한 정치적 ‘함의’가 들어있다. ‘투표 독려’ 속에 자신의 이미지 관리는 물론, 대권행보의 지향성 등을 계산한 메시지다. 20~30대 젊은층에 어필하는 한편, 총선이라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 흐름을 타겠다는 의도다. 투표율 제고에 목을 맨 ‘양통당‘에 한다리 걸치자는 속셈도 엿보인다. 안 원장은 아마츄어가 아니다.
양통당’은 선거 직전 회심의 카드랍시고 ‘안철수’ 사진을 동원했다. 작년 서울시장보선 때 박원순 후보와 찍은 사진이다. 안 교수는 침묵을 지켰다. 이게 안철수 식 정치다. 대권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변죽만 울리고, 민주-진보 야권연대에 슬쩍 올라타면서도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투표율 70%’? 좋은 담론이다. 그러나 이들의 ‘투표율 70%‘는 간특한 선거운동이다. 야권연대가 이기려면 투표율이 70%를 넘어야 하고, 그러려면 20~30대를 투표장에 끌어내야 한다는 전제가 숨어있다. 20~30대는 ’친야’라는 ‘괴벨스식 세뇌다.
과연 투표율이 70%를 넘었다면 야권연대가 승리했을까? 안철수 등의 나꼼수식 ‘코스프레‘가 가능할까? 머릿수로 보면 20~30대가 56.1%(20대 28.6%. 30대 27.5%)다. 과반을 넘는다. 보수적인 40대 이상은 43.7%다. 열세다. 2011년 동아일보 조사에 따르면 20~30대는 ‘진보’가 다수다. 20대의 37.9%가 진보라 답했고, 보수는 17%다. 30대도 진보가 35%, 보수는 11%다. 그러나 20대의 39%, 30대의 46.4%가 ‘중도’라 답했다. ‘보수’가 갖는 고루한 이미지 때문에 ‘중도’로 답한 층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20~30대가 주로 참여하는 인터넷 포탈 야후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 세대의 의식과 판단이 건전하고 지극히 상식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김제동 사찰 논란과 관련해 탄압적 사찰이라는 의견이 36%, “본인이 처신을 잘했어야”라는 응답이 57.4%다. 개그맨은 개그맨 다워야한다는 것이다.
가장 논란이 많은 공천은 '양통당' 56%, 새누리당 33.5%다. 며칠전에는 양통당의 공천을 비난하는 의견이 65%를 넘었다. 김용민과 저질 박장, 변태 발언을 일삼은 ‘김구라 퇴출’에는 무려 72%가 찬성했고, 새누리당 후보 지지 문자를 보낸 이외수의 처신을 비난하는 일부 네티즌의 태도에 대해서는 70.6%가 “일부 네티즌들이 문제”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 얼마나 건전하고 상식적인가? 이래도 20~30대가 안철수, 조국, 나체 여배우 엄다혜, 일자 눈썹 김미화 기대처럼 양통당을 무조건 찍을까? 그건 당신들 생각일 뿐이다.
20-30대는 당신들이 미니스커트 입고 춤을 추던‘ ’광화문에서 롤리폴리 춤을 추건 망사스타킹을 신건‘ ’눈섭을 밀건 말건‘, 좌파들의 캠페인과 관계없이 소신대로 투표하는 층이다. 따라서 야당과 좌파들, 정치에 물든 연예인들의 ’70%‘ 캠페인은 단순 투표독려가 아니라 “야당을 지지하라“는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다. 투표장으로 나가는 20~30대는 ”야당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이다.
4.11 선거 결과는 정치권의 ‘공해’(公害)는 물론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풍각쟁이들을 일거해 퇴출시킨 쾌거다. 사랑하는 자식들을 나꼼수로부터 격리시키겠다는, 잔치만 벌어지면 꽤가리를 들고 잡집마다 찾아다니는 풍각쟁이들을 동네 밖으로 쫓아나겠다는 각오의 결과다. 그 한가운데 박근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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