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어제,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네 번째에 해당됩니다. 임태희 전 실장은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3선을 지내고,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 현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임 전 실장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하 임태희)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부터 드리게 되는데요. 이명박 대통령과 사전에 조율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는데, 조율하지 않은 게 더 이상하게 느껴지거든요. 어떤 이유였습니까?
임태희 : 제가 대통령 실장으로 모시고 있을 때 그때는 물론 모든 국정문제에 대해서 워낙 깊이 많은 고민을 하면서 국정을 펴시기 때문에 개인적인 문제를 가지고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그 자리에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거죠. 이것은 제가 실장을 작년 말에 그만 두고, 나와서 저 나름대로 전국도 다녀보고 하면서 결심을 한것이죠. 그런데 그럴수록 이 문제는 오히려 상의 드리지 않고 저 나름대로 독자적 판단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전혀 청와대 누구와도 사전에 이 문제로 의논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언론을 통해서 기정사실화 되고 나서 정무수석께 전화를 해서 이런 뜻으로 나온 것이니 이해해 달라...
앵커 : 출마 선언 이후 간접전달은 하셨다는 얘기군요?
임태희 : 정무 수석에게 연락은 해 줬습니다.
앵커 : 임태희 실장님은 이명박 대통령의 프레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는 분 아니겠습니까.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명박 대통령의 평가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운명을 쥐고 계신데요?
임태희 : 운명적으로 저는 대통령 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공과 과를 다 피해갈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도 없고요. 제가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나왔으니까 저는 국민들 선택을 받도록 하고, 진심으로 저희가 하려고 했던 것은 뭐라는 설명을 드려야죠.
앵커 : 출마 선언의 변을 듣고 싶은데요, 임태희 실장께서는 왜 대선을 나와야 하시는지요?
임태희 : 비전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것은 제가 별도로 발표할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다만 워낙 갑자기 나온다는 그런 시선이 있기 때문에 왜 제가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먼저 중점적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결국 우리 정치가 지난 40여 년간 야당이 되면 한과 증오심을 품고,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상처내고 공격하고 그리고 집권하면 그것을 또 되갚고, 그러다가 힘 빠지면 다시 공격당하고 이런 악순환이 사실 40여년 지속돼 온 겁니다. 대통령 실장하면서 그런 것을 느꼈어요.
앵커 : 대선 승리가 한 쪽에서 승리의 함성, 다른 쪽에서는 증오의 결기를 부르는 현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이 말씀을 하시는 거죠?
임태희 : 그렇습니다. 그것은 부서져야 할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그 구도라는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서자는 말씀이신 거죠?
임태희 : 네, 그래서 상징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폄훼하는 것처럼 했는데, 바로 그런 상징으로 이어와서 상대방에서 계속 공격하고, 또 다른 상대방은 그런 틀로 규정하면서 공격하고, 정말 공과 과를 보지 않고, 선과 악으로 규정하는 한과 한풀이 식의 악순환을 이번 기회에 끊자는...
앵커 : 충분히 알겠는데요. 박근혜 비대위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출마에 대해 입장을 밝히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부친이신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으로 지금까지 정치이력을 쌓아왔느냐를 놓고 보면, 두 차례의 한나라당 선거 과정에서 박 위원장이 명백한 역할을 해서 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위력이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임태희 : 지난 2004년에는 제가 그 당시에 비서실장으로 나와서 당을 맡아서 선거를 치러주셔야 한다고 저도 비서실장으로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앵커 : 그렇다면 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데, 킹메이커로서 물러서 달라는 주장을 하시냐는 거죠?
임태희 : 논리적으로 해석하니까 그렇게 돼 버렸는데, 제가 말씀드리는 진심은 박근혜 대표님이야말로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축인,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어느 누구와 비교할 수없는 정치적 자산이죠. 그런 기여를 해 오신 분이고, 그것을 부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상황이 틀림없이 이번 대선이 지나고 나면 그 이후의 상황을 상상하고 걱정해 본 겁니다. 또 상대방은 상징으로 규정짓고 깎아내리고 상처 내려고 하는 상황이 도래되니,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가 앞으로 못 나가는 것이 아니냐, 발전이 없는 것이 아니냐. 이 시대 정치인의 소명의 가장 큰 게 그런 구도 파타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앵커 : 자,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이지, 자기가 모시던 대통령, 전임 대통령의 측근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비리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임태희 실장님께서는 어떤 입장이신지요?
임태희 : 뭐 저도 우리 정부에서 실장을 지냈는데 그런 것에 대해 얼마나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겠습니까. 제가 보니 과거의 선거 때, 그 이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데 저는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우리가 법 앞에 어느 누구가 예외가 있겠습니까. 공정하게 이 일이 처리가 되고, 다만 이 일이 도덕적으로 깨끗하려고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게 돼서 저는 이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참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
앵커 :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는 여러 방법론 가운데 당과 청와대가 거리를 두는 방법이 흔히 사용이 됩니다. 어떤 입장이십니까?
임태희 : 그 문제는 제가 더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제가 바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처를 독립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 자리에서 직접 펴셨습니다. 측근비리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십니까?
임태희 : 저도 측근비리 문제에 대해서 제가 실장을 할 때,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자, 이렇게 여러 가지 활동을 했는데, 이게 성격상 여간해서는 사전적인 활동으로 징후가 잡히거나 그렇지 않더라고요. 우리 대통령도 가족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단속을 아주 엄격하게 하시는데 어떻든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발생되고 난 다음, 혹은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엄정한 수사가 이뤄지고 예방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지금 검찰의 기능도 청와대의 조율을 하거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나름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드러나고 수사가 되는 거죠. 검찰을 우선 존중해가면서 이 문제는 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대통령 후보 경선제 문젠데요. 지금 비박계 후보들은 완전국민경선제 주장하는 것 알고 계시죠? 임 실장님 주장은 어떤 겁니까?
임태희 : 지금 제도는 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완전국민경선제가 미국식을 얘기하시는 건지, 야권에서 핸드폰까지 다 포함하는 그런 방식을 얘기하는지 그런 자세한 얘기는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경선이라는 것은 가급적 많은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금 당내 현재 규정으로는 당장 당대표 선거와 비교해 보더라도 보완이 필요하다..
앵커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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