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혁명적인 민심 변화
언론이 종북비판을 거침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은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가 있어서 가능하다.
(조감제닷컴)독일통일을 주도한 위대한 외교-정치가 비스마르크는 정치의 한계를 안 사람이다. 그는 정치는 정확한 과학이 아니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라고 했다. 사람들이 대세를 만들 수는 없다. 그 대세를 타고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뿐이다'라는 말도 남겼다.
그렇다면 누가 대세를 만드는가? 하늘인가, 역사인가?
지난 4.11 총선 이후 한국의 민심이 크게 우회전하고 있다. 적어도 "종북은 안 돼"라는 생각들은 대세화된 것 같다. 선거 전에 예사이던 "요즘 세상에 빨갱이가 어디 있나"라는 말은 헛소리처럼 들린다. 국회의원에 대한 사상 검증 찬동률이 70%이다.
한 큰 신문사 사회부장은 언론이 여론을 만들기도 하지만 요사이는 여론이 언론을 만든다"고 했다. 언론이 종북비판을 거침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은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했다. 종북비판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자들이 불평한다고 한다.
한 SNS 전문가는 트위터 세계에서 총선 전엔 좌우 분포가 90 대 10 정도였는데, 요사이는 50 대 50이다. 거의 혁명적 변화"라고 했다. "종북문제에 관한 한 말싸움에서 우파가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이기려고 진보당과 정책연합으로 손을 잡았던 민주당 안에서도 종북당과는 결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은 종북성향 의원들이 민주당 안에 더 많다.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씨는 박근혜씨를 늘 10% 포인트 정도 이겼는데, 요사이는 5-10% 정도 지고 있다. 이것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성정치를 무조건 불신하는 이들중 상당수가 안철수 지지인데, 그가 기성정당, 예컨대 민주당과 손을 잡는다면 이 지지층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텔레비전 토론회도 요사이는 우파가 좌파를 누르는 경우가 많다. 좌파 대변자들은 기가 꺾인 모습이다. 지식인층의 의식변화 속도보다 보통사람들의 그것이 더 빠른 듯하다. 이게 혁명의 본질일 것이다. 혁명기엔 대중의 각성이 앞서간다.
이런 변화의 핵심은 언론이 종북을 진보라고 미화하지 않고 종북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점이고 종북좌파 세력이 자충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친노세력이 막판에 결집, 모바일 투표로 이해찬씨를 민주당 대표로 뽑은 건 이런 대세를 거스른 행동이다. 종북청산을 거부하는 이해찬의 등장으로 오히려 종북문제가 대선의 큰 쟁점이 될 것이고, 이는 새누리당에 유리한 판을 만든다. 대세를 타는 세력과 거스르는 세력이 맞서면 후자가 이길 수 없다. 다만 새누리당이 대세를 탈 것인지, 구경만 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민주국가에선 민심이 선거를 통하여 정권을 결정한다. 여론이 바뀌면 정치가, 정치가 바뀌면 역사가 달라진다. 대세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고 여론이 만든다. 사람들의 생각이 모이고 상호 작용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은 신비롭기도 하다. 그래서 비스마르크는 인간이 역사의 大勢를 만드는 게 아니라고 말했을지 모른다. 아니면 19세기 제국주의 시절의 정치인이라 여론의 무서움을 실감한 적이 없어 그런 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종북청산론이 종북구조의 해체를 결과해야 진정한 국민혁명이 될 수 있다. 종북구조란 反대한민국적 역사관과 이념을 딛고 있는 민보상 위원회, 전교조, 진보당, 민주당 같은 조직과 제도들이다. 이 구조는 먹고 사는 문제로 서로 엮이어 있고 북한정권의 비호를 받는다. 적군이 국군을 쳐도 적군 편을 들 정도로 믿는 구석이 있다. 민심의 변화는 그 믿는 구석의 일각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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