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까불대는 후보들? 위기엔 안정된 지도자!
가슴 속이 출렁출렁 거렸다.
어제 박근혜의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위기의 시대에는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불안의 시대에는 안정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 일본과의 영토 갈등을 포함한 동북아 질서 재편 문제를 열거한 뒤 앙칼지게 질러버리는 톤으로 ‘안정된 지도자’를 강조하는 박근혜. 역시 박근혜의 브랜드는 안정감! 인상적!
박근혜의 이번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엔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명문(名文)을 남기진 못했다. 그래서 무슨 ‘선언’이라고 포장하기에는 함량 미달!
박근혜가 ①좌우 가리지 않는 국민 대통합 ②부패 척결 ③국민행복을 화두로 올린 것도 과연 이 시대 대한민국 최고의 국가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을 종합 포괄하고 있는지도 의문!
하지만, 깃털처럼 가볍게 시류에 편승하며 나꼼수들과 섞여 까불까불 대는 세력과 비교해 본다면?
박근혜는 자신이 확실히 안정적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다시 국민에게 강조하는데 성공적!-가장 깊이 가슴에 꽂히는 건 역시 ‘안정된 지도자’.
박근혜의 대항마로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을 차례로 끼워 넣어 보면?
박근혜가 풍기는 안정감의 이미지는 압도적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박근혜의 안정감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권을 통틀어 가장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는 무기!
그래서 박근혜가 단순히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에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분석은 정확하지 않다. 박정희의 딸을 넘어 자신을 방어하고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비교우위의 무기가 존재했기 때문에, 1998년 정계 입문한 뒤 14년 동안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의 정치판에서 온갖 파고를 넘으며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 새 기록을 이어가는 것.
결국 야당이 박근혜를 깨고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
박근혜로부터 안정감이라는 이미지를 분쇄하는 것-그러나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에 야당이 구상하고 있는 ‘안철수+민주당 후보’ 간 단일화 카드가 핵폭탄이나 만병통치약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면 거대한 착각으로 판명날 수 있다.
또박또박 이어지는 박근혜 연설.
저 박근혜,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
북한과 일본에 보내는 뜨끔한 경고! 또한 보수우파를 겨냥한 확실한 대답!
박근혜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 대한 총평은 그가 대권을 향해 안정적 이륙(離陸)을 끝냈다는 것!
이건 반(反) 박근혜 세력으로선 무척 배아픈 사실! 그래서 내놓고 트집 잡을 수 없으니 박근혜가 84%의 지지도를 얻은 대목에서 착안해 만들어낸 소리가 ‘박근혜 추대식’에 불과했다는 혹평.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추대식으로 만들어지게 된 건 박근혜에게만 100% 책임이 돌아갈 문제가 아니라 경선 전보다 단 1%도 지지도를 올리지 못한 비박계 주자들과의 공동책임이라고 평가하는 게 공정한 것.
완전국민경선제를 했다면 비박계 주자들의 지지도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이건 부질없는 가정! 완전국민경선제로 했다 해도 워낙 지지도 격차가 컸기 때문에 ‘박근혜 추대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런 경선은 요란하게 상만 차려놓았지 숟가락이 가지 않는 잔치로 처참하게 실패했을 것.
문제는 박근혜가 4·11 총선이후 4개월 동안 고전을 면하지 못했던 ‘제1 라운드’를 끝내고, 다음달 추석(9월30일) 연휴까지 진행될 ‘제2 라운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또 한번 대선 정국이 회오리 바람처럼 요동칠 제2 라운드!
박근혜는 제1 라운드와는 달리 먼저 치고 나오며 정국 이슈를 생산해내는 선제적 공격 스타일로 일대전환해야 한다. 방어에만 주력하는 수동적 스타일에 안주하며 추석까지 밀려간다면? 박근혜는 추석 직전인 9월25일 탄생하는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얘기에 밀려 민심의 추석 밥상 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이어 안철수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 놓고 씨름하는 10월 한달의 ‘제3 라운드’! 국민의 눈과 귀를 야당 쪽에 결정적으로 뺏기게 되면 대세(大勢)를 넘겨주고야 마는 것!
11월 초순 안철수와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가 실현된다면?
드디어 본선! 첩첩산중! 이를 넘길 수 있는 방파제를 겹겹이 쌓아두지 않으면 쓰나미에 허무하게 무너진 동일본 지진급의 격변이 닥쳐오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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