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를 첫 '민심의 승부처',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추석민심 잡기에 나섰던 각 후보들의 노력이 과연 어느 정도로 결실을 맺었을지 2~3일 정도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알게 되겠지요. 대선이 이제 8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석이후 후보 진영이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방은 또다시 출렁거리게 될 텐데요. 오늘 파워인터뷰는 특별하게 빅3 후보들의 추석민심 파악과 앞으로의 전략을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파워인터뷰의 주인공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입니다. 안녕하세요?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캠프 우상호 공보단장 (이하 우상호)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추석 잘 쇠시고요?

우상호 :
네, 지역에서 오랜만에 여러 어른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앵커 :
문재인 후보가 추석연휴에 봉화마을을 혼자 가셨더군요. 비공개 일정이었다고 하던데, 혼자 가신 건 어떤 이유였을까요?

우상호 :
다른 데와 다르게 노무현 대통령 묘역만큼은 떠들썩하지 않게 혼자 가고 싶으셨나 봅니다. 아마 각별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오붓하게 명절 때 대화를 나누고 싶으셨나  본데요. 저도 사실 두 분이 무슨 대화를 나누셨나 궁금합니다. 조용하게 가고 싶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
애틋함의 표현이라 이거군요. 문재인 후보는 27일부터 호남과 충청. 부산 지역을 방문하셨지요? 혹시 수행을 하셨는지, 어쨌든 순회를 하면서 느낀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우상호 :
아무래도 호남은 참 전략적 판단을 하는 지역이기는 한데, 저희 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뒤지고 있단 말이죠. 이번 방문으로 상당히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충청도는 여전히 박근혜 후보가 우세한 지역입니다. 아무래도 어머님 육영수 여사 고향도 있고, 그런데 표면적으로는 그런데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뒤지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부산이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확실히 옛날 여당의 아성이었던 부산이 아니고 굉장히 밑에서 들끓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번에 부산 갔었을 때 반응이 달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
부산은 오래 전에는 대표적인 야도라고 했는데 그러다가 여도로 변한지 꽤 오래 됐는데,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우상호 :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런데 유권자들도 후보나 정당에 대해서 연고의식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꼭 지역감정, 그것도 작용하겠습니다만, 여러 형태로 있는데 후보에게든 정당에게든 그런 연고의식이 이번에는 작용을 별로 안 한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상호 :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후보가 호남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밀린다든가 또 부산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변화가 있다든가 이것도 좀 신기하고요. 안철수 후보의 등장으로 종래의 고전적인 정당 지지도가 꼭 후보의 지지도와 연동되지 않는 현상도 발생하고요. 하지만 이번 대선의 현상은 도무지 앞을 못 내다보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이번에는 정말 정책과 비전, 후보의 좋은 이미지로 승부하지 않고, 정당지지도 갖고, 지역주의를 갖고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앵커 :
지금 우상호 단장께서도 얘기 속에 호남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밀린다고 하셨어요. 그 이유가 뭘까 설명을 해주시는 것과 더불어서, 이미 많이 나온 얘기가 호남 사람들이 문재인 후보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이 여태 남아서가 아니다, 누가 경쟁력이 더 있는지를 보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재 강세를 보이는 안철수 후보 쪽으로 쏠려있는 것이라고들 말하거든요. 실제로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
그런 면도 있죠. 그런데 사실 호남이 하나의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시는 분도 있고, 또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긴다더라, 그러면 이왕이면 이기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분도 계시죠. 그런데 전자, 서운함을 갖고 계시는 분들에게 여러 가지 서운함을 풀어드리는 노력도 필요했던 것이고요. 일단 재밌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 호남 유권자가 문재인 대신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그분들이 문재인 후보로 돌아왔다고 하면 문재인 후보가 경쟁력이 있어지는 거지요. 이게 딜레마죠. 그래서 저희는 이번에 가서 호남 유권자들에게 두 가지 문제를 다 호소해 드렸죠. 서운한 감정을 푸시라, 우리 후보, 정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보다는 대통령으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 이런 대화를 하러 간 거고, 그것은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
당 쇄신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호남이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이유가 당 쇄신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하는데, 이때 쇄신이 이해찬 대표 물러가라는 소리냐, 이해찬 대표는 스스로 어떤 자리에서 발언하시기를 “문재인 후보를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게 당 쇄신이다” 이런 상반된 얘기를 하시던데, 도대체 당 쇄신이 뭐하라는 것이라고 판단하십니까?

우상호 :
저는 사람 물러나라는 쇄신을 옛날 열린우리당 때 많이 해봤는데요. 결국 당의 체제가 문화를 바꾸지 않고, 사람만 바꾸는 것이 결국은 쇄신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당장은 누가 물러나면 시원해 보이지만, 그러나 정당이 정말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당의 체질과 문화, 정책비전, 민생현장을 두루 누비면서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풍토로 체질 개선이 돼야 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 쳐내는 방식의 쇄신은 쇄신으로 본 적은 없고요. 그게 물론 하나의 의지의 표시일 수는 있죠. 그러나 그것은 저는 진정성을 가지고 내부 전체 128명의 국회의원이 바뀌지 않는 것은 진정한 쇄신이라고 보지 않고요. 이제는 현장을 중시하는 민생정당, 정책비전을 가지고 국민과 대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이게 진정한 쇄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궁극적으로 호남이 어떻게, 지금 구도가 고착될 것이냐, 혹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로 돌아설 것이냐 상당히 궁금해들 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우상호 :
제가 문재인 후보의 공보 단장이다보니 아무래도 주관적일 수 있는데, 저는 결국은 호남이 무소속 후보보다는 정당 후보로 돌아오지 않겠나. 예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
기대하시는 거죠?

우상호 :
그렇죠.

앵커 :
문재인 후보 측이 초기부터 내세운 용광로 선대위 모습이 갖춰가는 중에 크게 화제가 된 것이 윤여준 전 장관의 영입입니다. 한나라당 선거 다 이끌어 오신 분인데 이쪽으로 넘어왔단 말이에요. 이회창 대통령 후보 선거 두 번을 다 이분이 치렀단 말이에요. 실질적으로 기획을 하신 분이에요. 내부 반발도 있어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전향의 과정 없이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 라는 분노를 표현하시기도 했는데 윤여준 전 장관 영입의 의미는 뭘까요?

우상호 :
정체성 문제로 접근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고요. 그러나 통합의 문제로 접근하면 저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분을 통해서 당의 정책과 노선을 바꾸겠다는 이런 입장이었다면 저부터도 의아했을 텐데요. 우리 대한민국이 사실은 진보와 보수, 지역과 지역으로 나뉘어서,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심하게 분열하고 증오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비록 상대진영에 있었던 분이지만, 이분도 대한민국이 이렇게 갈가리 찢겨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고 하는 후보의 절절한 진정성에 감동을 받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국민통합, 합리적인 보수까지도 포괄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조하자는 후보의 통합의 의지를 읽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정체성의 문제로 이해하지 말고 통합의 문제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
윤여준 장관이 민주당으로 오면서 인터뷰 한 것을 제가 훑어봤더니 민주당 좋다는 얘기는 한 마디도 없고, 문재인 후보가 사람이 좋아서 왔다고 계속 그렇게 표현하시던데요?

우상호 :
네.

앵커 :
내부에서 아마 큰 토론회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우상호 :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정체성에 대한 토론은 많이 했어요. 우리당이 무엇이 부족한가, 어떤 노선으로 갈 것이냐,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이런 얘기 많이 했는데 사실 정치의 기본 본령 중의 하나인 통합에 대한 고민이 조금 적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후보의 윤여준 전 장관의 영입으로 통합을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는 거죠. 저는 후보의 문제제기가 적절했다고 봅니다.

앵커 :
통합의 문제일까요, 우클릭의 경향을 보여줄 수 있는 걸까요?

우상호 :
만약 우클릭이라면 후보가 경제 민주화라든가 보편적 복지, 남북 평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변화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겠죠. 그런데 그런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의 문제라는 것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계십니다.

앵커 :
그나저나 문재인 후보는 후보 확정과 더불어서 차근차근 득표를 해 온 셈이기는 한데, 그러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한 번 점프하는 기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로는 지지율이 정체 상황이란 말이죠. 추석연휴 후의 민심 상황, 앞으로의 방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우상호 :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유심히 보면 경선 진행 중에는 10% 초중반 대였고요. 경선이 끝나고 나서 20% 초중반대로 뛰어 올랐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이분이 보이고 있는 행보가 추석 때 어떻게 변할 것인지가 굉장히 궁금하고요. 저희 생각으로는 추석을 경과하면서 유력한 야권의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급상승은 아니지만 완만해도 끊임없이 상승세로 갈 것이다 저는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기본적인 삼각구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
지금 말씀하신 삼각구도, 지지율로 보자면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이 순서란 말이죠. 결국 야권 단일화가 관건이 될 텐데, 지난 한 달, 두 달 상황을 보더라도 새누리당이 상대편을 공격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거의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일은 드뭅니다. 거의 안철수 후보에게 공격이 집중되고 있어요. 이유가 뭡니까?

우상호 :
기본적으로는 안철수 후보가 워낙 강적이다, 그러니까 안철수 후보를 공격해서 야권 선두주자의 높은 지지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이런 판단을 한 것 같고요. 그런데 선거 전략상으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만, 검증이라고 말하는 방식이 졸렬한 것 같아요. 처음에 정준길 씨가 협박해서 물러나라고 압박해 달라, 그게 안 먹히니까 이것저것 막 폭로전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확실히 우리 정치가 욕먹는 게 바로 저런 구태 정치 때문에 욕먹는 거거든요.

앵커 :
제 질문의 속내를 말씀드리면요.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충성도가 그리 공고하지 않단 말이죠. 안철수 후보를 공격한다는 것은 안 후보의 지지열도를 공고화해서 3자 구도를 유지시키는 전략이라는 분석들이 있어서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우상호 :
저도 정치권에서 기획 전략을 해보지만 그 정도로 고도의 기획은 못 합니다. 공격을 해서 그렇게 쉽게 그 후보의 지지율이 공고화될 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 후보가 무너져서 2자 구도로 변화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요. 실제로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도 나오지 않습니까. 저런 것을 방치하는 것은 선거에서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일단 상승세를 저지하겠다는 선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해보는 거죠. 제가 볼 때는 그런 얕은 수 같은데 그게 어떤 효력을 발휘할 지는 추석이 지나고 나서 저도 궁금합니다. 실제 안철수 후보가 하락할지, 아니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오히려 반발세가 강화될 지, 정치라는 게 기획한대로 의도한대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굉장히 궁금한, 내일 쯤 나올 텐데, 추석 민심이 어떻게 변화될 지 아주 흥미롭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앞으로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드려야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민주통합당 우상호 공보단장과의 인터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