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을 선언이 여러 군데 뉴스에 나왔는데요. 이인제 대표하면, 불사조 휘닉스에서 차용해서 휘닉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1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 (이하 이인제)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저번에 이인제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젊은 시절의 기개 있는 정치인 이인제를 제가 기억하기 때문에 좀 친근한 기분에서 질문을 편하게 드리겠습니다.
이인제 : 네, 좋습니다.
앵커 : 바로 이 시간 인터뷰 때 혹시 새누리당과 합당 가능성이 있습니까? 라고 제가 질문을 드렸었거든요. 펄쩍 뛰셨어요. 전혀 그럴 가능성은 조금도 없다, 그리고 이후 보도를 보면 안철수 후보 쪽에 오히려 좀 더 관심이 있는 듯, 제 3 정치세력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약간 당혹스럽습니다. 어떤 이유로 합당을 하신 건지요?
이인제 : 그때는 저희들이 최선의 길을 모색하고 있을 땝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동안 여의도 양당 정치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식상해하고 염증을 느끼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을 좀 일거에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러 세력들과 연대해서 독자적인 후보를 내세우려고 저희들이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저는 그게 최선의 길이고, 그게 막히면 차선, 또 차 차선의 길은 건강한 정권을 세우는데 다른 세력과 연대하겠다는 것을 일관되게 국민들에게 말씀을 드렸던 거고요. 그런데 이제 저희들의 최선의 노력이 결국 무산이 됐습니다. 안철수 후보 같은 분은 아예 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하고요. 또 구태 정치의 제일 큰 축인 민주통합당과 단일화를 사실상 염두에 두고 그쪽 계신 분들을 많이 참모로 갖다 놓고 지금 여론전을 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과는 인연이 없다고 판단을 했고요.
앵커 : 이인제 대표는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하시는 민주당에도 오래 몸 담으셨어요?
이인제 : 저도 제도 정치에 계속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어느 쪽에 있었든 간에 정치적인 이상, 가치를 위해서 열심히 투쟁을 했고, 그래서 제가 고난도 많이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차선으로 택한 새누리당과에 대해서 4.11총선기간 내내 '무능하고 부패한 새누리당을 심판'해 이번 대선에서 어떻게 임하겠다는 말씀이 계속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반복되는 질문이긴 합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놀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인제 : 저희들은 새누리당의 현실, 그것을 인정하고 들어갔다기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서 정치 내부의 혁신을 계속하고 그래서 국민들에게 더 믿음을 주고,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그래서 오늘 합의문에도 오직 비전과 정책 또 인물의 역량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대중정당, 국민정당을 만들어 나가자는 합의가 돼 있고요. 그래서 미래를 향해서 저희들이 굳게 손을 잡은 겁니다.
앵커 : 어제 합당 회견을 저도 현장 중계로 봤어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했는데, 그 후에 바로 이회창 전 대표가 “이인제 대표와 만난 적도,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이인제 : 다른 것도 아니고 합당을 하게 되면 선진통일당은 일정한 형식적인 깃발은 내려가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 당의 과거 지도자들 분에게 경과를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요. 김종필 전 총재님, 이회창 전 대표님, 심대평 전 대표님께 당의 아주 중요한 분들이 가셔서 합당 추진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떤 말씀을 주셨는지 보고를 받고 그것을 가지고 제가 좋은 의미로 말씀을 했는데 왜 불편하게 생각하셨는지 제가 좀 의아하고, 한편으로는 불편하게 생각하신다고 하니까 송구스런 마음도 있고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이런 중요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 우리 당의 주요한 원로 분들에게 설명을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앵커 : 좀 배경이 있는 질문인데요. 새누리당과의 합당한 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가 주안점일까요, 아니면 새누리당과 합치는 게 더 주안점일까요?
이인제 : 그것이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가 현재까지는 국민들이 많이 실망하고 계시지만, 그렇다고 정당정치를 그만둘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들은 범 보수우파라고 할 수 있는 세력이 내부 혁신을 통해서 진화하고 그래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크게 헌신할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발전되는 그런 목표를 저희들이 갖고 있고요. 크게 보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양대 정당제도로 가는 게 정치의 안정을 기하고 또 나라의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양대 정당 제도를 굉장히 비판하셨는데요?
이인제 :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의 지역 패권이라든지 낡은 이데올로기의 틀 속에서 진화를 못 하고 있는 이것을 제가 강력히 비판한 것이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그것을 내부 혁신을 통해서 극복하자, 이런 목표를 가지고 이번에 차선의 길을 선택한 것이죠.
앵커 :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가 주안점인지 아니면 새누리당과 합치는 게 더 주안점인지, 왜 이 질문을 드렸냐 하면요. 백의종군하겠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도대체 합당을 통해서 이인제 대표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을 해 봅니다.
이인제 : 저는 제가 20년 넘게 정치하면서 큰 대의명분, 우리나라 국가 이익이라든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제가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왔는데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과거에 대선 전후해서 정치적인 연합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럴 때는 여러 가지 조건이나 정치 계약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만, 저희들은 이번에 지분이라든지 지위라든지 이런 것을 일절 떠나서 그저 순수하게 하나가 돼서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계속 개혁을 하고, 외부적으로는 이번 대선을 통해서 건강한 정권이 등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나라가 특히 어려운데요. 우리나라가 지금 여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세 후보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국가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켜야 되겠다는 당면 목표는 그것이고요. 장기적인 목표는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처럼 건강한 정치세력의 한 축을 만들자는 목적을 가지고 합당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 장기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당권을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서 질문을 드린 겁니다.
이인제 : 저는 이제 15년 만에 제 고향의 정당으로 돌아오게 됐는데요. 제가 이제 무슨 다른 욕심이 뭐가 있겠습니까. 최선을 다해서 당의 발전,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을 잘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앵커 : 별명이 휘닉제인 것은 아니죠?
이인제 : 네, 아주 과분한 별명을 붙여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앵커 : 죽지 않는 정치인, 양면적인 의미가 좀 있는데요. 너무 많이 당을 옮기셨어요. 몇 번은 불가피한 거죠. 당이 저절로 이름을 바꾼다거나 합당을 한다거나 그런데, 아마 기록을 세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름만 치면 13번 정도 바꾸셨더라고요.
이인제 : 그런데 그것은 언론에서 무슨 전당대회해서 당의 이름을 바꿨다든지, 합당이나 정치적 통합을 해서 이름이 바뀌었다든지 이런 것은 개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 아닙니까, 지금 다른 정치인들도 다 똑같은 거니까요.
앵커 : 네, 그렇지만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인제 : 제가 당을 크게 보면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우파정당,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이 세 군데를 다 섭렵한 것은 사실이죠. 그러나 그런 정당들이 다 엄밀하게 아직도 살아있는 지역주의 정당이고, 낡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정당들이기 때문에 제가 어떤 정치적인 큰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서 도전하다보니까 그런 역정을 거치게 됐는데요. 어떤 비판이나 비난도 제가 달게 받습니다. 그러나 지구를 한 바퀴 돌듯이 한국 정치의 후진적인 것을 헤쳐 나가다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 그러나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최종 귀착지가 어떻게 보수로 갔는가, 이런 탄식을 하는 얘기들을 좀 들었어요.
이인제 : 보수니 진보니 우파, 좌파 이 부분은 서로 다 생각이 다르고요.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설명을 드리려면 길기 때문에 저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다, 민족국가로서의 정통성을 잇고 있는 국가다, 또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는 자유주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의 틀 속에서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나라다, 이게 정통성과 정체성이거든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그것을 지지하고, 또 그것이 우리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진보나 좌파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신념이 약하거나 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력히 맞서고 있고요. 또 정치나 경제, 사회, 문화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 변화의 방향, 추세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앞서서 대비해 나가야 된다, 선점해 나가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에요. 그 점에서는 굉장히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 너무나 진보성이 강한 역동적인 노동부 장관 이인제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습니다. 마무리 질문 드리겠습니다. 내부 반발 많습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있고, 류근찬 의원은 어불성설이라는 표현도 쓰고, 당에서 합당 결의대회 같은 절차를 밟은 흔적이 없더라고요. 어떻게 이것을 잘 마무리 지으실 건지요?
이인제 : 우리 내부에서는 공론화 과정을 많이 거쳤고요. 일단 어제는 정치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이제 양 당이 당내에서 합당을 법적으로 마무리 짓는 절차를 하게 될 텐데요. 앞으로 15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내부 반발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충분히 당심, 또 우리 당을 애정을 갖고 지지해 주시는 민심을 잘 반영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큰 반발이 없습니다. 몇 분들은 자기들의 정치적인 입지나 지역 사정 때문에 머뭇거리고 힘들어하고 계시는 게 사실인데요. 저희들이 가능하면 모두 다 잘 설득을 해서 함께 가려고 합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오늘 질문 여기까지 드리도록 하고요. 제가 질문을 좀 살살 드린 것 아십니까? 말씀 고맙습니다. 이인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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