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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상 의장,제70주년 제헌절 경축사 전문
기사등록 일시 : 2018-07-17 23:35:19   프린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정회장님과 역대 국회의장님,
각 당 대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회의원 여러분,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그리고 외교사절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입법부를 대표하여 제70주년 제헌절 기념식에 참석해 주신 한분 한분께 마음 속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최고 규범인 헌법이 제정되었음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입니다. 특히 제70주년을 맞이해서 더욱 뜻 깊은 기념일이 아닐 수 없다.
 
제헌헌법의 역사적 의의

 

1948년 제헌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이 3.1운동으로 건립되었음을 선언하고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해 국가를 위해서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국가가 존재한다는 대전제와 원칙을 세웠다.
 
그 후 70년간 우리 대한민국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민주주의와 평화, 무엇보다도 자유와 평등, 인권을 지키기 위하여 싸워왔다. 이는 우리 헌법의 근본 가치이다. 현재의 헌법은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권력자에 대한 시민의 저항과 투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이다. 헌법의 위대한 정신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며, 근본 가치는 영원하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저력은 시대의 전환기마다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를 이뤄냈습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민주화를 이뤄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선진국으로 변화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헌정사상 유례가 없던 두 가지 사건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째는 촛불혁명입니다. 연인원 1,700만 명의 우리 국민은 한손에는 촛불을 들고 또 한손에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국회는 여야 구분 없이 3분의 2 이상이 동의했고 실행했다. 국민이 요구한 촛불혁명이 국회를 통해 시작된 것입니다. 전 세계는 우리의 촛불혁명을 새 시대 민주주의의 표본으로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둘째는 한반도 평화이다. 현 정부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거듭하며, 전 세계의 축복 속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70년 적대관계의 양국이 관계정상화의 물꼬를 트면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 해체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뿐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의 대변화, ‘평화가 곧 경제’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변화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촛불혁명과 현 정부의 탄생, 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입니다. 국회가 펄펄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습니다. 무신불립 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길, 촛불혁명의 정신을 완성하는 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국민의 명령인 개헌을 완수한다.

 

개헌이유, 세월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이기 때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표결조차 못하고 무산됐다.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80%는 개헌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행 헌법이 31년이 되었기에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습니다. 50년이든 100년이든 국민의 요구가 없다면 개헌은 불필요합니다. 지금 개헌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 아닙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이기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야만 한다.
 
지금의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정글의 체제입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모두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다.
 
상대를 경쟁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인 적으로 보는 미성숙한 정치입니다. 적대적 대결만 있을 뿐 경쟁적 협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같은 정치파행의 악순환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있다.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고, 31년 전 옷을 그대로 입기에는 너무 커져있습니다. 이제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된다.
 
이는 혹한의 그 겨울, 광장에 섰던 촛불혁명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나라다운 나라는 국회가 국회다워질 때 가능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후반기 국회를 앞두고 개혁입법연대나 개헌연대 같은 네이밍 다툼, 프레임 전선이 형성됐습니다. 개헌과 개혁입법 모두가 국민의 명령이다. 여당의 양보, 야당의 협조를 통한 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순리다. 바쁠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진정성을 갖고 민생국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 확신한다.
 
저는 지난 2014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이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축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여당은 국회의 첫 번째 구성요소입니다. 당연히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심의와 결정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야당의 제1책무는 비판과 견제에 있다. 강력한 야당의 존재는 대통령과 여당에게도 꼭 필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국국의의’(國國議議) 나라다운 나라는 국회가 국회다워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에 첫 등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눈높이를 맞추면 개헌은 불가능하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여야간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의 입장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유불리를 따지는 정략적 개헌은 있을 수도 없고 될 수도 없습니다. 당위성과 진정성으로 접근하면 언제라도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고,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민주시민의 상식, 헌법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헌법은 아름다운 선물이다. 그러나 우리가 헌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양피지 조각에 불과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연설에서 했던 말입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그늘은 컸습니다. 독재자의 권력유지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수차례였습니다. 권력자에 의한 개헌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했고 헌법의 가치를 짓밟았다. 그 시대에는 헌법은 있으되 살아있는 헌법이 아니다. 다시 국민 품으로 헌법을 찾아오기까지 너무 많은 희생이 따라야 했습니다. 국민이 헌법을 속속들이 알고 생활 속에서 헌법을 실천할 때 살아있는 헌법이 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유소년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헌법교육을 반복적으로 교육시켜 체화하고 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헌법은 소수 정치인과 법조인, 학자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헌법은 우리 생활 곳곳에 공기처럼 있는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헌법을 민주시민의 상식으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이 헌법을 잘 알수록 민주주의는 그만큼 더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주의를 해치려는 세력과 권력자의 횡포를 예방할 수 있다. 제헌 70주년을 계기로 헌법교육의 근간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제20대 국회에서 제70주년 제헌절 기념식을 맞이했습니다. 제헌 70년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옛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 이 날은 대한민국의 억만 년의 터’라는 제헌절의 노랫말처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제헌절 70주년인 오늘, 저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던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을 떠올려 본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주권자의 뜻이 담긴 대한민국 최고규범 헌법의 가치와 정신이 영원히 지켜지기를 기원한다.


유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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