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이용자들은 월지급금으로 경조사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대부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동기로는 자녀 도움을 받기 싫어서 별다른 노후대책이 없어서 등을 주로 꼽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5일 주택연금 출시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이용자 실태조사(총 681명 응답)에 따르면 주택연금 이용자들은 매월 경조사비를 포함한 생활비로 95만원을 지출하는 반면, 월 평균 94만5,000원의 주택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외에도 의료비나 금융비용, 자녀생활비 등 추가적인 지출이 있긴 하지만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택연금 이용가구의 월 평균 수입(124만원) 가운데 주택연금 월지급금(94만5,000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달했다. 60세 이상 일반 노년층의 경우 근로소득과 자녀원조 등에 따른 월 평균 수입액이 159만원으로 주택연금 이용가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형편이 좋았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유(중복응답)로는 자녀 도움을 받기 싫어서(61.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별다른 노후대책이 없어서(50.5%), ‘여생을 풍족히 보내고 싶어서(14.8%) ‘앞으로 생활비가 많이 들 것 같아서’(8.4%) 등을 꼽았다. 주택연금 가입 당시 주된 고려사항은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의 규모’(57.1%), 평생 받을 수 있는지’(16.6%), 부부 모두 받을 수 있는 지’(5.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주택연금 가입 시 90.4%는 주변 사람과 의논했으며 배우자 이외에 자녀와 의논했다는 응답이 64.8%나 달해 상속 대상인 자녀들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상속의향 비율은 일반 노년층이 87.2%, 주택연금 이용자가 62.5%였으며, 반대로 물려주지 않겠다는 응답은 일반 노년층(12.7%)에 비해 주택연금 이용자(37.6%)가 3배 정도 많았다. 상대적으로 덜하긴 하지만, 주택에 대한 뿌리 깊은 상속관념은 주택연금 가입 이후에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연금 이용자들은 노후대비 수단으로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금융자산, 자녀 원조 등을 꼽았다. 보유자산의 경우 전체 자산 2억8,400만원 가운데 주택이 2억6,900만원(94.7%)으로 주택 이외의 자산 보유비율은 미미했다.
노후 생활의 고충사항으로는 건강문제라고 응답한 이가 가장 많았고, 이어 경제적 어려움, 자녀 걱정, 외로움, 가족관계 등의 순으로 꼽았다.
주택연금 만족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이용자 중 78.5%가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표시하였으며 45%는 다른 사람에게 주택연금 가입을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지난해 7월 12일 주택연금 출시 이후 이달 11일까지 1년 동안 총 854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동안 주춤하던 신규 가입건수는 올 3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돼 3월 49건, 4월 56건, 5월 72건, 6월 79건 등 4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체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4세(부부의 경우 낮은 연령 기준)로 가입 기준 연령(65세)보다 9세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들이 담보로 내놓은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4,100만원, 평균 월지급금은 97만원으로 지난해 상품 출시 초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이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최근의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84.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주택의 소재지는 서울과 인천, 수원 등 수도권이 76.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