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다가오는데 정부정책 효과 늦어

▲출처 닥터아파트
정부가 서민 물가안정 정책에 있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전셋값이다.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선호하고 있어 매매가격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전세는 끝없이 오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일 밝힌 8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따르면 8월 전국 전세가격은 전년동월대비 5.1% 오르면서 2003년 3월 이후 8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은 올라도, 안 올라도 각각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오르면 투기열풍에 거품경제가 가열되는 한편 서민들의 내집장만이 더 멀어진다. 안 올랐을 시 이처럼 수요가 줄어들어 매매시장이 얼어붙게 되고 공급을 담당하는 건설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 집값이 오르지 않고 공급도 제한된 상황에서 서민들은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찾게 되고 제한된 전세물량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주택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과감한 정책을 펼치자니 더 안 좋은 상황인 집값 상승과 대출증가가 우려되고, 결국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은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값이 오르자 서민들은 자금마련을 위해 대출을 내고, 빚이 불어나면서 원금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가계대출 연체율도 29개월만에 최고수준에 이르렀다.
2일 부동산포탈 NO.1 닥터아파트(www.DrApt.com)는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 주간 매매가변동률은 보합, 전세가변동률은 0.1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전세가변동률은 0.15%를 기록하며 전주(0.11%)에 비해 상승폭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강동구가 0.29%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마포구·노원구가 0.24%, 강남구가 0.23%, 광진구가 0.21%, 동대문구·용산구가 0.18%, 양천구가 0.17%, 강서구가 0.16% 등으로 높았고 도봉구·송파구도 0.14%, 서초구가 0.13%, 성북구가 0.12%, 성동구가 0.10% 등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강동구는 가을 이사철 수요와 더불어 고덕시영 재건축 이주를 대비한 문의도 점차 늘면서 전세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약 사례도 늘면서 중소형 전세물건은 매물이 거의 없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라서 매물이 나와도 계약이 바로바로 이뤄지고 있으며 고덕동 고덕아남 115㎡가 500만원 오른 2억 2,000만~2억 4,000만원, 암사동 선사현대 99㎡가 500만원 오른 2억 3,000만~2억 4,00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구는 공덕동 및 신공덕동 일대 전세가가 올랐다. 작년부터 전세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세금을 올려서 재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다. 공덕동 래미안공덕3차 80㎡가 3,000만원 상승한 3억~3억 3,000만원, 신공덕동 e편한세상 102㎡가 1,000만원 상승한 2억 8,000만~3억 2,000만원이다.
노원구는 중계동 일대 전세가가 올랐다. 학군 수요가 꾸준한 반면 매물은 부족해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려도 계약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소진 속도가 빠르다. 주공4단지 79㎡가 1,500만원 오른 1억 5,000만~1억 7,000만원, 주공2단지 59㎡가 750만원 상승한 1억~1억 1,000만원이다.
이번 주 신도시 전세가변동률은 0.09%, 경기 0.11%, 인천 0.02%를 기록했다.
산본신도시가 0.38%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오산시(0.29%), 용인시(0.26%), 안양시(0.24%), 시흥시(0.16%), 광명시(0.15%), 평택시(0.14%), 남양주시·의왕시(0.13%), 분당신도시(0.11%), 인천 남동구(0.10%) 등의 순으로 크게 상승했다.
산본은 금정동, 산본동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가가 올랐다. 여름휴가가 마무리되면서 일부 전세물건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기수요자가 많아 거래가 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본동 세종마을주공6단지 109㎡가 2,000만원 상승한 2억 3,000만~2억 5,000만원, 금정동 다산마을주공3단지 79㎡가 500만원 상승한 1억5,000만~1억 6,500만원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오산시는 전세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특히 중소형은 비로얄층?비로얄동 매물도 바로 소진되고 있다. 은계동 21리버빌 72㎡가 1,700만원 올라 7,000만~8,000만원, 갈곶동 대주피오레 79㎡가 1,250만원 올라 8,000만~1억원이다.
안양시는 비산동, 호계동 일대 전세가가 올랐다.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없어 새로 등장하는 물건이 시세보다 2,000만원 정도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비산동 e편한세상 79㎡가 500만원 오른 2억 3,000만~2억 5,000만원, 호계동 삼신5차 89㎡가 1,000만원 오른 1억~1억 1,00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됐다.
용인시는 죽전동 일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을 이사철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겹치면서 중소형 물량이 매우 부족해 중개업소마다 대기자가 많다. 죽전동 죽전벽산1단지 109㎡가 1,500만원 올라 2억 2,000만~2억 4,000만원, 죽전벽산2단지 109㎡도 1,500만원 올라 2억 2천만~2억 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이 현재 전세난을 극복할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정부는 임대주택을 장려하기 위한 갖가지 정책을 펼치는 한편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적체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의 광역 교통망을 강화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정부가 가을 전세난에 대비한다며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철에 비해,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