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우수 연구소 인증제 도입…선별 집중 육성 계획
경제 선진국이나 일류 기업들은 위기 시 오히려 연구개발(R&D)을 강화한다. 2-3%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R&D 투자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이의 주역은 역시 국가 R&D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R&D다. 민간 R&D를 담당하는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시대를 맞아 기업부설연구소의 현주소와 발전방향 등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 주)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시대’가 개막됐다.
33년전인 1981년 53개에 불과했으나 2000년 5000개를 돌파한 뒤, 불과 한 세대만에 600배가 증가했다.
그 사이 우리나라 수출액은 210억 달러에서 5600억 달러로 30배 가까이 늘며,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 기업부설연구소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수출입국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
실제로 기업부설연구소는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민간 부분 R&D 투자 규모는 43조 2229억원으로 국내 총 투자액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R&D 인력도 27만 5900명으로 69%에 이른다.
기업부설연구소는 최근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발전을 이끌 창조경제의 기반이 과학기술과 ICT로, 기업부설연구소가 기술개발과 혁신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1일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개막 기념행사에서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한 민간 R&D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지원방향을 논의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1일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시대 개막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성남 판교에 위치한 (주)에이텍 기업부설연구소를 방문해 연구 제품 등을 둘러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기업과 공동개발 하거나 또는 필요한 기술 이전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밝혔다.
이어 미래부가 설치한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를 통해 기업의 기술개발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등을 적극 활용해 중소·벤처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미래부는 기업부설연구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연구소의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문제가 기업부설연구소에서도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연구소 개수는 15배에 달하지만, R&D 규모는 1/4에 불과하다. 이런 영세성으로 인해 연구역량이 부족해 기업부설연구소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OECD 과학기술산업 스코어보드 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민간 R&D 투자 규모는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하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R&D 투자비율은 OECD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 분야에 대한 육성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부가 추진 중에 있는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다. 연구역량이 뛰어난 중소기업 연구소를 우수 기업연구소로 인증하고 선별지원해 중견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유도한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제’ 법제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쯤 우수 연구소를 인증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 미국, 제조업 왕국 독일, 창조경제의 원형 이스라엘 등 잘 나가는 나라들의 비밀은 바로 튼실한 민간 R&D에 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창조경제를 이끄는 민간 R&D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제 등 정부의 정책이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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