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자법인 설립·원격의료 허용…섬·벽지마을에도 편리한 의료서비스 제공
국민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3일 대통령 주재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유망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핵심 규제를 적극 완화하기로 했다. 이중 눈길을 끈 것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목적 자법인 설립 허용이다.
이는 병원이 부대사업을 확대해 경영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한편 연관 산업과의 융·복합 등으로 새로운 시장과 사업모델도 창출할 수 있다.
이번 규제 완화 방안은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현재도 대학병원을 가진 학교법인은 자법인 운영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대학병원은 자법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의료시설과 장비 및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병원처럼 다른 의료법인도 같은 방식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통 불편과 함께 인구 감소,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경북 영양군에서는 2009년부터 원격의료가 이뤄져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은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일이 잦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상시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섬·벽지 주민들이나 군인들은 주변에 병원이 없어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꾸준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0월 29일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가 원격의료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의사·환자가 1 대 1로 화상통화를 통해 진단 및 처방할 수 있는 진료방식이다. 동네의원(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원격 모니터링, 전문상담·교육 및 진단·처방이 가능하다. 동네의원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격의료는 관련 산업의 발전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혈압·혈당 측정기 등의 의료기기는 높은 수준으로 개발돼 있다. 하지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금지돼 있어 의료기기가 개발되고도 그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묶여 있는 규제를 풀어 의료기술이 국민행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 계획을 ‘의료 민영화’라고 곡해하고 있다. 의료 민영화는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환자를 받을지 말지를 맡기는 것이다. 특정 민간 보험에 가입한 환자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환자가 본인 부담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 민영화는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상 시행할 수 없다. 국내 의료기관과 국민은 모두 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한다. 거의 모든 필수 의료서비스 비용을 건강보험이 관리하기 때문에 민영화는 불가능하다. 민간 의료기관이 전체 의료기관의 94%를 차지하지만 공적보험인 건강보험을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굳건한 이상 인터넷에서 떠도는 괴담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암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99%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비급여 항목의 환자 부담은 대폭 줄이고 있다.
원격진료, 의료기관의 자법인 설립 허용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보건의료서비스 개선대책은 섬이나 벽지 등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곳에 거주하는 환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의료기관의 경영개선을 통해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는 일이다.
비싸서, 가까이에 없어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나와 가족의 건강이 소외받거나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 정부도 이러한 모든 이들의 바램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누구라도 필요할 때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어떤 병원에 가더라도 우수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국가가 책임지고 의료비 걱정을 덜어 줘 국민 모두의 건강이 지켜질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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