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용철 열사의 사망사건으로 11월 15일 농민대회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살인적인 진압이 뜨거운 현안으로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연석회의(이하 인권회의)가 노무현 정부에서 벌어졌던 대표적인 강경시위 진압 사례들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16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경찰폭력보고대회는 구체적인 자료와 피해자 증언을 통해서 강경진압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또한 전용철 사망사건은 계속되는 경찰의 진압방식에 의해 필연적으로 나타난 것임을 밝혔다.
인권회의의 보고에 따르면, 경찰의 진압 양상이 더 폭력적이고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날 경찰폭력 보고대회에서 상영한 15일 농민대회 영상물에서도 볼 수 있듯, 경찰이 곤봉과 방패로 머리와 얼굴 부위를 가격해 많은 농민들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인권회의는 경찰이 방패를 들어올려 상체나 머리를 가격하기 쉽지 않은데 기동단이 평소 교범이나 지침과는 어긋나게 방패로 공격하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사실은 청주하이닉스, 오산 수청동, 15일 여의도 농민대회 피해자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경찰은 방어용인 방패를 바닥에 갈아 날을 세워 가격하고, 곤봉뿐 아니라 소화기, 고무공기총, 손도끼까지 이용했다.
철거를 막는 오산수청동 주민들에게 경찰 20개 중대와 대한주택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손도끼, 진압봉, 공기고무총을 이용해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기고무총을 맞은 주민이 실신하고 진압봉에 어깨를 가격당해 30여 명이 중상을 당했다.
청주 하이닉스 진압에서 도로에 갈아 방패끝 날을 세우고 물대포, 소화기를 이용해 조합원 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폭력을 휘둘렀고, 실신한 부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을 가로막기도 했다.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경찰은 흥분한 일부 전경이 강경진압을 했다고 하지만 짜여진 계획속에 진압이 이루어졌다. 이는 경찰이 방패와 곤봉으로 대부분 머리를 가격했다는 사실이 뒷받침해 준다. 농민들은 신체의 피해 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도 입었다.
전경들의 진압에 위협을 느껴 농민이 맞고 쓰러지는 것을 보고 전경을 말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농민들이 많다. 농민들은 웬마큼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파악된 부상자보다 훨씬 많은 농민들이 골병이 들어 앓고 있다.
오후 3시 인권회의는 경찰의 폭력의 본질을 인권으로 가리는 기만적인 행태를 규탄하며 경찰 인권보호센터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오전 10시경 점거농성 중인 인권활동가들을 대공분실 밖으로 끌어냈다.
대공분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어 경찰폭력대회를 마무리하고 급하게 대공분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