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4시간 전 다른 유조선 작업…1시간 전 빠져나가 당초 11시 30분께 입항 계획보다 2시간 일찍 들어와 GS칼텍스 사고 즉시 신고 않고 30여분 시간만 보내

▲ 31일 오전 9시 36분께 30만톤급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이 충돌한 GS칼텍스 원유2부두 사고 현장.
설날 여수지역 동부 해안가를 덮친 GS칼텍스 원유부두에서의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해 최대 관심사는 유출량과 사고 원인에 시선이 집중이 돼 있다.
이와 함께 사고발생 직후 초동조치와 관련해 사고 부두를 소유하고 있는 GS칼텍스가 정상적인 신고와 함께 적절한 현장 조치를 했는지 여부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과 유출량 등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고 있어 각종 의혹과 궁금증을 불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직후부터 2일 현재까지 유출량이 처음 800ℓ에서부터 사고 발생 3일이 지만 현재는 1만ℓ까지 확인되지 않는 추측만 키우고 있다.
원유 이송관 진짜로 비어 있었을까?
사고 발생 직후 각종 기관의 상황보고에는 일단 800ℓ로 기록이 돼 있고, GS칼텍스도 31일 언론의 취재과정에서 추정치라는 전제조건하에 “파손된 이송관에 4드럼 정도의 원유 잔량이 남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났지만 GS칼텍스는 물론 해경도 “수사 중이다”는 이유로 2일 오후까지 정확한 유출량을 밝히지 않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고 직후 곧바로 밸브를 차단했다. 두 밸브간의 간격은 200m, 파손된 3개의 관 중 원유 이송관의 직경은 34인치(80여㎝)다. 이 이송관이 비어 있었는지 여부가 유출량을 파악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회사 측은 “작업 후 이송관을 비워두기 때문에 관내에는 전체 이송량의 0.00?%정도만 남아 있다”고 설명하고 있고, “해경에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관이 회사 측의 설명과 달리 완전히 비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 선박과 같은 급의 유조선이 지난 29일 오후 2시 입항해 사고 당일인 31일 오전 5시께 이송작업을 마무리하고 사고 1시간 전인 오전 8시 18분께 출항했다.
출항 1시간 후 원유를 하역할 유조선이 입항이 예정 돼 있기 때문에 사고 이송관은 비어있지 않고 상당량의 원유가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작업을 종료하고 사고 선박이 입항까지 4시간이라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평소와 같이 관을 비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 측의 설명과 달리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1일 오후까지도 파손된 관에서는 검은 기름이 콸콸콸 유출이 되는 것이 방제작업을 하던 주민들의 눈에 쉽게 목격됐다.

▲ 2일 여수해경이 오동도에서 부터 남해대교 앞 노량 해역까지 확산된 기름띠를 방제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사고 유조선 왜 계획보다 2시간 일찍 들어왔을까?
사고는 31일 도선사 2명이 오전 5시 6분께 유조선에 승선 후 접안선 4척의 도움을 받아 원유부두에 접안을 시도하다 돌핀과 충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사고 유조선은 당초 계획보다 2시간께 먼저 부두에 접안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대로면 설날 오전 11시 30분께 접안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시간 일찍 접안을 시도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왜 계획보다 일찍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며 “해경에서 도선사와 선사 측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결과를 보면 사고원인이 규명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의문은 있다. 유조선이 계획보다 2시간 일찍 접안을 하는 경우 회사의 허락이 없이 가능했을까 여부다. 이 부분도 해경 수사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 2일 전날 방제가 중단됐던 신덕마을 해안가를 비롯한 마을 앞 바다에서 주민들이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GS칼텍스는 왜 30분 늦게 사고를 신고했을까?
사고현장 주변에서는 이번 사고의 ‘초동조치만 잘했다면 이런 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사고 발생시간은 31일 오전 9시 36분께 하지만 관계기관에 신고 시간은 사고 발생 후 30여분이 지난 오전 10시 5분께이다.
관련법에서는 ‘지체 없이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회사는 사고신고 보다 사고 파악과 사내 상황실 구축하는데 30여분을 쓴 후에야 신고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사고 선박을 현장에서 빼내고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사고현장과 회사 내 상황실까지 거리가 있어 이를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보고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신고가 됐다면 초동조치는 현재보다 30여분 일찍 진행이 됐을 것이다. 초동조치만 제대로 됐다면 여수 동부해역이 이처럼 설날인 31일 검은 기름띠를 둘러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결국 회사는 초동조치의 승패를 좌우할 30여분을 소비해 버렸고, 이 때문에 초동조치보다는 사고 축소에 관심을 뒀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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