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참사 여파 3년전 여수 앞바다 설봉호 화재 관심
2011년 9월 거문도 인근 해상...130명 탑승객 전원 구조

▲ 2011년 여수 앞바다에서 대형 화재 사고를 당했던 여객선 설봉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면서 3년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화재 사고의 침착한 초기 대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여수 삼산면 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부산을 떠나 제주로 항해하던 대형 여객선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사고발생 2시간여만에 130명의 탑승객 전원이 무사 구조됐다.
2011년 9월 6일 오전 0시40분께 시 삼산면 백도 북동쪽 7마일 해상에서 부산을 떠나 제주로 항해하던 여객선 현대설봉호(4,166톤) 선미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27명이 타고 있었으나 긴급 출동한 해경과 해군에 의해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항해 시작 5시간여만인 6일 0시 53분경 설봉호 조타실에 설치된 화재감지기 센서가 갑자기 깜박깜박 작동을 시작하면서 선박은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재경보를 확인한 이등항해사가 조타수 김모(50)씨에게 순찰을 지시했고, 김씨는 선미를 둘러보다 화물칸에 연기가 가득 찬 것을 발견하고 곧장 이등항해사 현씨에게 전파했고 현씨는 단파통신기(VHF)로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이 시각부터 130명의 생명이 걸린 긴급 구조작전이 시작됐다.
구조요청을 듣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것은 여수해경 소속 경비함정 제317함.
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경비활동을 펼치던 317함은 15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317함이 현장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선미쪽이 화염에 휩싸였고, 깊은 잠에 빠졌던 승객들은 불길을 피해 선박 앞쪽으로 몰렸다.
317함은 먼저 승객들을 안심시킨 뒤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317함은 설봉호 선수 오른쪽에 설치된 사다리로 40여명을 구조했다. 이후 시커먼 연기를 견디지 못한 60명이 선수 왼쪽에 설치된 밧줄을 타고 탈출했다. 나머지 20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8-9m 아래 바다로 침착하게 뛰어들었다.
고속단정이 설봉호와 317함을 오가기를 수차례. 긴박했던 구조작업은 사고 발생 2시간20분 만에 끝이 났다.
당시 구조작업에는 317함과 함께 해경 경비정 24척, 해군 경비함 등 30여척이 함께 했다.
화재가 발생한 설봉호에는 승객 104명과 승무원 26명 등 130명이 타고 있었고,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화물칸 1, 2층에는 비료 사료 등 125t의 화물이, 3층에는 차량 85대가 실려 있다.
한밤중에 망망대해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선박 화재.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던 아찔한 상황에서 해경의 신속한 대응과 승무원들의 매뉴얼에 의해 침착한 대응은 130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당시 경비함정 함정으로 최일선에서 구조를 지원했던 여수해양경찰서 임재철 해상안전과장은 “당시 선장이 선내 불길이 안 미쳤던 지역으로 승객들을 긴급히 대피시켰고, 승무원들도 사고 대응 메뉴얼에 따라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적절한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사건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또, “해상 안전사고 발생시 무엇보다 신속한 신고가 급선무돼야 하고, 선장이 사고 유형별로 신속히 판단해 선내 안전지역으로 우선 대피시키는 등 대처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6일 진도해역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로 21일 오전 7시20분 현재 사망자는 61명, 실종자는 24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조팀은 현재 해경 함정 90척, 해군함정 32척, 민간어선 등 200여척의 선박과 헬기 등 30여대의 항공기, 그리고 500여명의 민관 잠수사를 동원해 침몰한 세월호 안팎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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