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육원 감성계발센터 교수 장성진
경찰은 직무 특성상 업무를 처리하면서 국민들에게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평소 경찰에 불만을 품어오다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관공서를 찾아와 다짜고짜 욕설을 해대거나 술을 마신 후 "집에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순찰차로 집에 귀가시켜 달라며 막무가내로 떼쓰는 주취자의 모습은 지구대 및 파출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늘어나기만 하는 관공서 주취자로 인해 현재 지구대·파출소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주취자들은 경찰관을 향한 욕설은 물론 막무가내식 난동과 행패를 부리기도 하여 단순 귀가 조치 하기가 어려울 때도 많다.
경찰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많은 부분 서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불만을 술에 의지해 범죄 예방활동에 전념해야 할 경찰관을 향해 고스란히 표출한다는 것은 공권력을 무시하는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 모습이다.
특히 야간 지구대·파출소의 112신고 80% 이상은 술과 관련된 신고로 치안활동에 전념해야 할 경찰관들을 매일 밤 취객에게 시달리게 하고 있다. 이렇듯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가 빈번해지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5월 경범죄처벌법을 개정해 관공서 주취소란에 대해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며, 벌금 상한이 60만원으로 다른 항목보다 처벌 수위가 높고 형사소송법 제214조 경미범죄 현행범 체포의 예외규정에 대한 적용을 받지 않아 주거가 확실해도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으나 법 시행 이후 과거와 별반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서 술에 취한 채로란 주취정도에 관계없이 위반자의 행동, 상태, 감지기 반응여부 등에 따라 판단하고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행위는 행위로 인한 피해 발생이 예상되면 충분하고 결과 발생까지는 필요치 않으며 특히,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경찰관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 소액심판 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 관공서 주취소란 난동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처벌에 앞서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등 사회적 분위기의 일신과 개인 스스로 주취 소란 및 난동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봄의 계절향이 절정에 다다른 이 맘때는 야외활동이 증가함과 더불어 음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들도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경찰의 업무 또한 가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마다 술로 인해 7조 3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취폭력으로 9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되고 있으며 그 금액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발생한 국가적 부담은 결국 경찰력의 낭비를 가져오게 되고 낭비되는 경찰력으로 인하여 국민들이 받아야 할 치안서비스의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가 이어지게 된다.
또한 가벼운 시비, 단순 주취로 지구대를 찾아 소란·난동을 피우는 사람에게 대응하기 위해 소비되는 경찰력은 강·절도와 같이 긴급을 요하는 신고 대응이나 취약지역 순찰과 같은 민생치안 활동의 저하로 이어져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더 이상 술김에 한 실수가 아니다. 이를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여 음주를 근절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시민들 스스로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하여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함께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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