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냈던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쪽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차명계좌를 통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고 밝히면서, 다른 전현직 임원명의로 된 것까지 포함하면 차명계좌는 1천여 개에 달할 것이라고 폭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백승헌은 31일 검찰이 2003년 대선자금 수사, X파일 수사 때에도 삼성의 조직적 방해와 로비로 인해 삼성비자금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최근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사건과 관련하여 실질적 주범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대법원 판결이후로 늦추려 하고 있다.
이제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통하여 ‘삼성 봐주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비노조, 이건희 회장의 봉건적 지배구조, 경영권 편법 세습을 비롯한 삼성의 초법적인 경영행태는 경제 민주화와 법치주의의 퇴행을 의미한다.
또한, 불법. 편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은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한 우리 사회 지도층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되어 거악을 재생산하고 있다. 세계적 일류기업 삼성은 이제라도 비자금의 실체와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김 변호사의 밝혀진 차명계좌만 추적하더라도 삼성 비자금인지, 아니면 삼성이 주장하는 회사와 무관한 개인차원의 재테크인지 명백해질 것이다.
개인의 양심 고백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경제 권력에 훼손되지 않는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국민은 삼성의 실체를 알고 싶다. 굽히지 않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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