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 발행 예정인 고액권 지폐의 도안 인물로 10만원권에 백범 김구,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이 선정됐다고 한국은행이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신사임당의 후보 선정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의식 제고와 여성의 사회참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문화중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자녀의 재능을 살린 교육적 성취를 통하여 교육과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효과가 기대 된다”고 밝혔다.
여성연합은 5일 고액권 화폐인물 선정은 역사 속 여성인물에 대한 적극적 발굴과 재해석 작업, 성평등적 가치, 투명한 절차에 입각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혀왔다.
또 고액권 인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주체적으로 나선 유관순”을 선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건의해왔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5월부터 7월말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인물로는 유관순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여성계의 의견과 국민여론을 반영하지 않고 신사임당을 선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한국은행이 밝힌 신사임당 선정사유 역시 여성을 자녀의 교육적 성취와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보조적 역할로 한정하고 있어 시대의 상황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고액권 인물에 여성이 선정된 것은 그동안 성차별적인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화폐문화에 성인지적인 관점이 반영된 진일보한 일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다 주체적인 여성상 등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여성이 고액권 인물에 선정돼야 한다.
향후 고액권 선정에 있어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인물에 대한 발굴 및 재해석 작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 동의를 통해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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