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다 목숨 잃은 형의 명예가 57년이 지나서야 회복돼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그 긴 세월의 한을 어떻게 말로 다 털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8일 (군의문사위, 위원장 이해동)의 조사결과 한국전쟁 때인 1951년 전사한 것으로 밝혀진 둘째형 신봉남(이병, 당시 21)의 국립 대전현충원 안장을 앞둔 신정남(73)씨의 말이다.

신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고 큰형은 일제침략 시기 평양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중 남북이 분단돼 생사조차 몰랐다. 집안의 가장이나 다름없던 망인은 1951년 10월 입대 후 2달도 안돼 사망했고, 어머니마저 충격으로 시름시름 앓더니 유명을 달리했다.

당시 제가 어려서 뭐가 어떻게 된 건 지도 잘 몰랐지요. 어머니께선 형의 변사통지서를 받고서 앓아 누우셨고, 6개월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육촌 매형에게 형이 훈련소에서 화재로 죽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으나, 생활자체가 너무 어려워 진상규명에 힘쓸 여력이 없었다.

신씨는 지난 2006년 12월에야 군의문사위가 발족해 활동 중이란 얘기를 듣고 “전쟁 중 부대내 막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는데, 변사로 처리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군의문사위 조사결과 신봉남 이병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2월 24일 육군 제1훈련소 119중대 소속 제2숙영지에서 벌어진 전투 중 발생한 화재로 전신4도의 화상을 입어 사망했음이 밝혀졌다.

군의문사위는 국방부장관에게 전투 중 사망한 신봉남 이병에 대한 사망구분 재심의를 요청했고, 국방부는 망인의 사망구분을 변사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전남 신안군 선산에 안치돼 있던 신봉남 이병의 유해는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형의 국립묘지 안장을 앞둔 신씨는 57년의 세월동안 맺힌 한을 군의문사위에서 풀어주셨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다른 사건들도 하루빨리 진상이 밝혀져 명예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