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5명의 촛불수배자들이 강원도 동해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촛불수배자들은 지난 5월부터 뜨겁게 타오른 촛불과 함께해 온 촛불지킴이들이다.
경찰은 이들이 촛불의 배후라고 하지만, 촛불의 배후는 촛불을 함께 들었던 온 국민들이었으며, 촛불수배자들은 그러한 국민들에게 초를 나눠주고, 광장을 준비한 촛불지지자들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국민 건강을 위해 수 백 만 시민이 함께했던 촛불시위는 정당하며, 촛불시민들과 함께한 촛불수배자들은 죄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이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6일 오후 1시에 촛불수배자들이 수감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종로경찰서 앞에서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경찰의 촛불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여연대, 나눔문화, 한국진보연대, 민가협 어머님, 촛불수배자 가족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문>
촛불시위는 정당하다! 촛불 수배자를 석방하라!
오늘 새벽 경찰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 관계자 5명을 강제 연행, 구금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에 연행될 이유도, 구금당할 사유도 전혀 없다.
촛불저항은, 국가의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미국에 양도함으로써 광우병 위험이 도사린 미국산 쇠고기를 아무런 통제장치도 없이 국민의 밥상에 무차별적으로 올려놓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에 의해 저절로 점화되었고, 국민의 민주적 의사표현을 물 대포와 군화발, 연행과 구속으로 무참히 탄압한 정부에 의하여 폭넓고도 끈질기게 확산, 강화되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광우병 위험의 근본적 해결을 끝내 외면했으며, 그 결과 절대다수 국민이 지지하고 참여하는 촛불과 정면으로 적대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배후’로 지목하여 국민을 전면 탄압하는 부끄럽고 불행한 길을 택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를 구속, 수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학생과 유모차아줌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네티즌과 시민에 대한 마구잡이 수사 등 무자비한 보복, 표적 수사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대책회의 상황실 수배자들은 촛불의 정당성과 탄압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조계사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이처럼 촛불 수배자 5명은 국민과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여, 촛불광장과 거리에서 국민의 심부름을 한 적은 있어도, 죄를 지은 적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양심과 자연법, 그리고 국민의 이름으로 이들의 무죄를 확인하며,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실정법에 의하더라도, 이들은 구속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들에게 적용하는 혐의가 집시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등인 바, 이는 ‘야간집회 금지’ 위헌소송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전까지는 아무도 죄를 판단할 수 없어, 이들을 구속할 원천적 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의 행적은 언론에 의하여, 그리고 경찰의 중단 없는 정보활동에 의하여 이미 모두 공개되고 기록되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도 전혀 없다. 또한, 이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농성을 하는 등 기본적으로 공개 활동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도주의 우려’를 논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지는 촛불을 보며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점을 자책”하도록,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힌 대통령에게 잠깐이라도 반성과 참회의 기회를 선물한 것도, 추가협상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미국에게 들이댄 유일한 무기를 제공한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은 구속이 아니라 포상을 받아야 마땅하다.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국민주권의 시대, 직접민주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미 촛불저항은 승리했고, 이번에 연행된 촛불 수배자 5명도 역시 영광스런 승리자임을 우리는 자랑한다. 이들에 대한 탄압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며, 반드시 단죄당할 역사적 범죄임을 지적하면서, 촛불로 탄압받는 모든 이들의 석방과 함께 촛불 수배자 5명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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