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나 부동산 거래 등을 할 때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인 인감증명을 요구하는 사무를 연내에 60% 줄이고 5년 내에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인감증명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인감증명제도는 일본강점기인 1914년 도입된 이래 거래관계 때 본인 의사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현재 전 국민의 66.5%인 3289명의 인감이 등록돼 있고 지난해 증명서 발급 건수는 4846만통에 달한다.
정부는 1단계로 과도한 인감증명 요구에 따른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중앙부처의 209개 인감증명 요구사무 가운데 부동산 등기 등 주요 재산권 관련 사무를 제외하고 60%인 125개 사무를 없애고 신분증이나 인·허가증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부동산 등기 관련 사무 등 이번에 폐지되지 않는 인감사무도 자신이 직접 기관을 방문하거나 계약서·위임장 등에 공증을 받는 경우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정부는 2단계로 내년부터 인감증명 대체수단을 마련해 시행하고서 5년 내에 인감증명제도 자체를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인감증명 대체수단으로 전자인증 기반을 확충하고 이용 여건을 개선해 내년 말까지 ‘전자위임장제도’와 가칭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공증제도를 개편해 공증 인력을 확대하고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서명을 본인 확인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에 서명 등록을 권장하고, 주요 민원은 접수 때 본인 휴대전화로 문자서비스(SMS)를 제공하는 ‘통합민원 SMS문자서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인감제도가 개편되면 공무원 인건비와 증명 발급비용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줄어들고, 사건·사고와 법적 분쟁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 국가 지식재산시스템 혁신을 통한 지식재산 선진국 진입을 위해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은 지식재산의 경제·산업적 활용 촉진 글로벌 수준에 맞는 지식재산 법·제도 마련 지식재산 관련 인프라 선진화 등 3개 부문 11개 중점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중점 추진과제로는 지식재산 창업 활성화, 금융 시스템 구축, 사업화 촉진 전략 마련, 지식재산기본법 제정, 친기업적 지식재산 사법제도 마련,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및 특허제도 선진화, 지식재산권 보호 및 집행 강화, 지식재산권 분쟁 대응체제 구축, 지식재산 친화적 사회기반 형성, 지식재산 정보 인프라 마련 등이 제시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주요정책으로는 연구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지식재산의 매입, 권리화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창의자본(Invention Capital)’을 조성하고 민·관 합동 지식재산관리회사의 설립을 추진한다.
창의자본이란 아이디어·특허권을 매입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이전해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을 의미한다.
올해 2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을 기업 주도로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앞으로 5년간 최대 5000억원의 창의자본을 조성키로 했다.
또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가운데 사업화 예산비중을 지난해 0.7%에서 2013년까지 3% 수준으로 확대하고,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국가 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해 ‘지식재산기본법’의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 진출기업에 대한 현지 지식재산권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창의적인 지식재산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오는 2010년 지식재산권 전문학위과정을 개설하는 한편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을 설립키로 했다.
이번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은 양적 측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질적 수준은 미흡하고, 보호·정책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 지식재산 환경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가들은 지식재산 전략을 국가발전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선진기업들도 1990년대부터 지식기반 글로벌 경쟁체제에 대응해왔다”며 “우리나라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식기반의 고부가가치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 외에도 제5차 기업 현장애로 개선활동 보고 시간을 갖고 농업진흥지역내 공장증설 애로 해소 등 각종 규제 애로 해소, 공공택지 대형아파트 공급평형 하향 조정 등 업종 애로 해소 등 추진 현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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