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노무현 한명숙 지지하면 누구라도 우리 편?
(뉴스파인더)범죄 반성보다 감옥제도 비판하는 적반하장 행태마저 학자풍이라 칭송
한겨레가 범죄자 신창원을 미화하는 기사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겨레는 19일 학자 같은 문장…신창원 편지 공개 화제란 기사를 통해 복역 중 고무장갑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했다 회복중인 신창원의 편지를 소개하며 학자처럼 정연한 논리와 차분한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공개한 신창원의 편지는 지난 1월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경찰노조추진위원장)에게 신창원이 보낸 것으로 교도행정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겨레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그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10년 넘게 독방에 가두고 있는 가혹한 교도행정에 대해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으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논문 작성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오랜 격리생활로 인해 환청, 우울장애, 불면 등 질환을 앓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문성호 소장이 18일 트위터에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신창원은 “저는 지금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인간은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서면 어떤 형태로든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탈주한 뒤 체포돼 수감된 이후) 저는 10년3개월 동안 징벌 1회 받은 적이 없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를 기도한 적이 없는데 10년5개월째 독방에 격리돼 있다”면서 “2009년 11월18일 청송교도소로 이송돼 손목에 수갑을 차고 다녀야 하며, 텔레비전 시청이 금지되는 등 기본적인 처우가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중경비 대상 수용자로 이곳에 수용되면 의무적으로 모두 이런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서 “제가 위험한 행동을 보였으면 모를까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는데 중경비 시설에 수용되었으니 이 같은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헌법과 법의 취지에 위반되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탈옥 전과자인 저는 독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진로를 변경해 담 안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온 힘을 다하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 직접적인 방법과 더불어 논문 등으로 문제점을 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원은 미국의 예를 들기까지 했다. 그는 “미국 교정당국에서 과거 강력범 10여명을 독방에 엄중 격리해 기본적 처우를 제한하는 실험을 했는데 수용자가 자살,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켜 몇 개월 못가 실험을 중단했다”고 독거수용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인성적인 문제, 성격적인 문제, 그리고 사회성이 부족한 문제 때문에 수용자들이 재범을 반복하는 범죄중독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수용자가 교도소에 구금되어 격리된 생활을 할 경우 수용자의 문제가 치유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아 재범 이상의 수용자가 사회복귀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현 교도행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겨레 “신창원 자살시도는 희망 없는 장기수 수용 실태 때문
한겨레는 이와 같이 신창원의 편지 내용을 상세히 전달한 뒤 그는 편지 마지막 부분에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언급하며 ‘정말 인간적이고 자애로운 분을 안타깝게 떠나보내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면서 “또한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 소식에 대해서도 이젠 한명숙 전 총리께서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시네요. 직접적인 증거 없이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유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은 법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고, 이런 경우엔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짓는 게 일반적인데 구속영장 청구를 해보지도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하니 숨은 의도가 너무 확연히 보입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며 소감평도 덧붙였다.
한겨레에 따르면 영국의 장기수를 다룬 스트레인지웨이스 감옥 봉기의 지평’ 등 미국과 영국의 감옥운동을 다룬 책 2권을 보내주며 신창원에게 구체적인 배경지식을 쌓도록 도운 이는 문성호 소장으로서, 그는 현재 트위터 등에서 신창원 석방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 소장은 19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신창원의 자살시도는 아버지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그가 편지에서 쓴 대로 희망이 없는 장기수 수용 실태 때문 일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의 경우 장기수들이 감옥 안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는 등 감옥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노조까지 만들어서 2009년 소송을 통해 투표권까지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창원이 무기징역을 받았던 1989년의 범죄를 보면 그가 직접 살인을 저지른 게 아니라 주범 옆에 있으면서 강도 상해를 방조했다는 혐의”라며 석방운동을 한다고 해서 당장 석방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영국의 감옥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벤 군과 같이 한 것처럼 감옥제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범과 함께 무고한 시민의 재산을 강탈하고 흉기로 살해하는 등 수차례의 강도질과 탈옥까지 한 희대의 범죄자를 문 소장은 ‘칼로 직접 살해하지 않았다’며 옹호한 것이다.
신창원, 감옥폐지 주장하는 이상주의자 사상에 전도됐나
문성호 소장은 지난해 9월 경찰노조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국가기관의 수사권은 검찰의 것이든 경찰의 것이든 지금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가 신창원에게 보내 준 ‘스트레인지웨이스 감옥 봉기의 지평’은 문 소장이 엮은 책으로 감옥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남도민일보가 2009년 12월 24일 소개한 보도에 따르면 이 책은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 줄어들면 여러 범죄가 절로 줄어들어 공동체(community)가 안전해지고, 반면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 많아지면 갖은 범죄가 덩달아 늘어나 공동체가 위험해진다는 황당한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신창원은 감옥폐지를 주장하는 이상주의자의 사상에 전도돼 자신의 범죄에 대한 반성보다는 감옥제도를 비판하는 적반하장의 행태마저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네티즌들은 “노무현과 한명숙의 이름을 팔면 흉악범에 탈주범이라도 좌파들의 미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냐”며 비난 댓글을 달고 있다. 아이디 ‘drosophilas’는 정작 너로 인해 죽어간 피해자는 헌법이건 어디건 하소연마저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너는 교도 행정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명석한 두뇌로 헌법까지 운운하고 있구나”라면서 노무현과 한명숙의 이름을 팔면, 흉악범에 탈주범이라도 좌파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다고 눈치 챈 너는 역시 한겨레로부터 학자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비꼬았다.
반면 “신창원이 나쁘냐 이명박 이건희 정몽구가 나쁘냐? 사실 돈만 있으면 살인 저질러도 석방되는 게 한국 아니었나? 저 사람도 한국사회의 피해자일 뿐”이란 댓글도 보였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장은 “감옥폐지를 주장하는 한 이상주의자의 신창원 석방운동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럴 수 있는 일로 친다고 해도, 언론이 무기형을 받은 강력범죄자에 대해 대책 없이 학자풍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등 황당한 피해자 논리로 미화하는 것은 공기(公器)인 언론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노 전 대통령 자살에 울고 한명숙 총리 수사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 동정 받을 대상이라도 된다는 것인지, 한겨레의 신창원 미화보도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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