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조선대 K모 교수의 이메일을 해킹하여 자료를 빼낸 혐의로 기무부대 요원 2명을 구속했다. 민간인 사찰과 정치관여가 금지되어 있는데도 기무사가 아직까지 민간인을 사찰하고 있는 점은 매우 충격적이다.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군 당국은 K모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어서 사찰을 했다고 하는데, K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은 25년 전의 일이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민간인 유력인사가 많다는 점에서, 그렇다면 기무사는 다른 인사들도 사찰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기무사가 K모 교수를 사찰할 당시 조선대 총장 선거가 한 창이었고, K모 교수가 유력 총장후보의 핵심참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무사가 대학의 총장선거에까지 개입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아직도 기무사가 군사독재 시절의 못 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이참에 기무사의 불법 사찰을 뿌리 뽑아야 한다.
지난 2009년에도 기무사의 신모대위가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을 사찰하다가 들통 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기무사는 휴가 나온 사병들이 집회에 참가할 우려가 있어 예방차원에서 사찰을 했다고 했으나 신모대위에게서 나온 자료에는 군인은 없고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의 주간행사와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의 행적으로 채워져 있었고, 심지어 당직자들의 살림집까지 촬영이 되어 있다.
불법 사찰이 분명한데도 기무사는 군사기밀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사법당국은 불법 사찰을 한 당사자들을 처벌할 대신 사찰을 폭로한 대학생을 오히려 사법처리하였다.
기무사의 불법 사찰이 반복되는 것이다. 오늘(17일) 열리는 국회 정보위의 기무사 국감에서는 이 문제가 철저히 다뤄져야 한다. 군에 대한 국회, 민의 통제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정치군인이 다시 등장하고 불행한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국회는 철저한 추궁과 진상조사를 통해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 또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을 엄정 처벌하고, 국방부장관과 기무사령관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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