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앵커 (이하 앵커) :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 포커스 오늘입니다. 현직 판사가 페이스북에 FTA 비판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결국 SNS가 사적인 공간이냐, 공적인 공간이냐 하는 논란이 다시 우리 사회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SNS가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는 장점은 말할 것도 없지만 과거 정치권 일각에서 보이는 유언비어나 흑색선전이 SNS에서 괴담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온라인 군중심리를 사회 병리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이하 곽금주)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SNS가 근거 없는 말들이 유통되는 창구가 되고 있죠. 좋은 얘기들도 많기도 하지만 이래도 되느냐 하는 말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통용되고 있는 SNS 정보의 위험 수위는 어떻게 보십니까?
곽금주 : SNS는 사실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그런 매체죠.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알릴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매체입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에 최근 들어서 SNS를 통해서 부정적인 정보나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나 소문이 무자막지하게 퍼진다고 할 수 있겠죠. 걷잡을 수 없도록 빠르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되고, 신뢰하는 그러한 현상이 지금 사회적인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SNS는 사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그것이 괴담이든 뭐가 됐든 어떤 의견이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곽금주 : 물론 개인적인 글들을 올리거나 개인적인 그런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요 그러나 그런 사적인 공간이 부정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정보들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 하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유혹을 가지면서 터무니없는 정보를 만들어서 유통시킨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사람들의 판단이 확실하게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판단을 흐려버리는 그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곽금주 교수님은 심리학자이신데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SNS는 물론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 있지만, 근거 없는 거라든가 비상식적인 것을 퍼뜨리는 게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심리학적으로 왜 이런 일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곽금주 : 인간은 원래 본성적으로 소문에 민감한 동물입니다. 원시 사회에는 전달 매체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서 오는 어떤 부정적인 정보, 예컨대 어디 산사태가 일어난다, 이러면 정보를 빨리빨리 옮기고 정보에 민감한 사람이 살아남았겠죠. 그래서 늘 소문에 대해서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듣는 말을 전하고 전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한 것이 당연합니다. 부정적인 정보는 준비도 해야 하고 거기에 대해 대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학적인 정보에 의하면 7배 정도 빠르게 확산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SNS는 정보의 신속한 전달이죠. 그래서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 또 이것들이 확인되지 않은 것,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겨를도 없이 확산되어 버리고 또 사람들은 이것을 전달하면서 또 중단하는 자의 쾌감이 있거든요. 너는 이거 모르는데 나는 이런 얘기 들었는데 사실은 이렇대, 하는 알고 있다는 그러한 심리들이 소문에 대한 인간적인 욕구와 SNS 매체와 2030 젊은 세대들의 심리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 옛날 우물가에서 아낙네들의 이야기가 많이 회자가 됐었죠. 누가 바람났다더라, 이런 뜬소문을 만들어 가지고 실제로 어떤 아낙네는 자살해버리는 때도 있었어요. 이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의 전파라는 게 심각한 결과도 낳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그런 이상한 소문들을 즐깁니까?
곽금주 : 확인하고 확인된 정보 사실을 전달하기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글을, 내 글을 바라보고 있다는 그런 쾌감도 있기 때문에 아주 부정적이고 아주 엽기적이고 이러한 정보들을 옮겨놓죠. 남들 다 알고 있는 언론 상에 배포된 정보를 올려놓으면 사람들이 다 알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조회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뭔가 엽기적이고 이러한 것들을 올려놓게 되고요. 또 글 올리는 책임감도 줄어든다고 할 수 있고 또 온라인의 군중 심리가 오프라인의 군중 심리가 훨씬 더 크거든요. 오프라인상에서는 그런 몇 십 명이 모이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군중들의 파워라고 할까요 그 심리가 굉장히 클 수가 있고, 책임감은 몇 만분의 일로 감소되기 때문에 아무 글이나 그냥 올려놓는 그런 무책임성이 지금 여지없이 표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 특히 우리나라 젊은 세대, 이삼십대들이 SNS상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신뢰하고 흥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 어떻게 분석해야 합니까?
곽금주 : 2030 시기가 청소년기에서 벗어났고요, 기존의 성인기로 진입하기 전 시가가 많습니다. 심리적으로 이머징 어덜트 (Emerging Adult), 새로운 성인기, 성인기 첫시기라는 용어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도 청소년기를 벗어나고 성인기로 들어가는 2030 시기의 불안감이 크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도 형성되지 않은 성인기로 가는 과도기 적인 상황에서 이런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든지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에 대해 관심은 가는데, 확인하지 않고 배포시켜버리면서 SNS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특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자신이 적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끌면서 SNS로 자기 의견을 표현하면서 자기 존재를 확립시키는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괴담을 올리면서 자기 자신을 확인해가는 그런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 일부 언론이나 논객들이 있습니다. 이런 논객들이 전문적으로 가담하는, 이런 현상을 주도하는 면이 있거든요. 특히 이념적으로 차이가 있든 진보라든가 보수라든가 이런 쪽에서, 이런 태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곽금주 : 젊은 세대들은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반드시 나쁘다기보다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고 존재를 확립하고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과정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런 2030 세대의 특성을 정치적이고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분들이 선동을 해가는 그런 점을 보인다고 볼 수 있겠고요. 논객이라든지 이런 분들의 주장을 비판하지 않고 따르는 2030 세대도 문제지만 사실은 반대에서 진정한 전문가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사실은 침묵하고 있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정보들이 확산되고 있을 때 그게 아니라고 확실하게 발표하고 정정해주고 수정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전문가라든지 이런 분들이 적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기성세대의 얘기가 잘못됐다는 2030의 세대들의 생각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죠.
앵커 : 승인해주는, 침묵하고 동의해준다고 할 수 있죠?
곽금주 : 네. 이런 다수의 전문인들, 침묵하는 다수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침묵하면서 동의를 해주는 것이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다른 의견을 가진 자들도 칼럼으로 쓰든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든지 강력하게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정정해 줄 수 있는 이러한 용기한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제가 도와줬던 한 연예인이 인터넷 상의 공격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실제로 자살한 것을 제가 확인한 적도 있고 그랬었는데, 대한민국 괴담 공화국입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국민과 비교해서 유별납니까? 다른 나라도 그럽니까? 우리나라에서 특히 괴담이 잘 퍼지는 심리학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곽금주 : 원래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이 있다고는 했는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SNS라든가 인터넷이라든가 이런 매체의 발달 속도가 빠르게 발전, 진화되는 상황이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단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몰려가고 믿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믿기 때문에 맞을 거라는 것을 믿는 집단주의 문화가 너무 많기 때문에 SNS 발전과 우리나라 사회의 집단 문화와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굉장한 속도로 괴담이 퍼지고 있고 이 괴담이 많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려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죠.
앵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는 군중심리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맞군요. 그런데 이 방향이 바로가야지 잘못 가면 안 되겠군요. 뭔가 담론의 균형을 이뤄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면 어떤 말씀을 우리 청취자분들께 주고 싶으십니까?
곽금주 : 지나가는 상황이면 좋겠습니다. 옛날 공상영화를 보면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고 사람이 노예가 되고 인간성이 없어지는 것을 접하면서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그런 시점이 시작된 것 같고요. 그러나 이게 지나가면서 단기간의 사회적인 혼란이 있는 것뿐이지 앞으로 극복하고 세계적인 SNS 문화를 만들어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성장통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두고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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