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도 마약과 알콜 중독으로 붕괴가속화
여영무 (뉴스앤피플 대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최근 북한 전역이 마약중독으로 신음하고 있어 정권말기증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동아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군부와 민간인들이 온통 마약에 취해 북한사회가 형편없이 병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북한 인민군이 최근 군(軍)내 마약범죄를 엄중히 경고하는 지침을 내리고 전군을 상대로한 마약단절 교육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조치는 북한 정권의 최후 보루인 인민군에까지 마약이 범람해 당국이 큰 위기감을 느껴 허둥지둥 단속을 서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총정치국 자료, 군부와 민간에서 만연한 마약중독실태 구체적으로 밝혀
이런 사실은 동아일보가 최근 입수한‘마약범죄를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리자’는 제목의 6쪽 분량 자료에서 밝혀졌다. 인민군 총정치국이 작성한 이 자료는“최근 사회적으로 마약을 제조, 밀매, 사용하는 범죄행위들이 나타나고 있다. 군대 내 일부 군관과 종업원, 군 가족들도 마약과 관련한 범죄행위를 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고 마약중독 실태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북한에는 요즘 마약이 범람해 개도 마약을 물고 다닐 정도로 흔해 빠졌다고 한다.
군뿐 아니라 민간의 마약범죄 사례도 공개돼 있다. 평남 평성시의 한 주민은 최근 몇 년 동안 막대한 양의 마약주사액을 만들어 병 치료를 원하는 주민들에게 돈을 받고 몰래 팔았다고 한다. 총정치국 자료에 따르면 평북 곽산군의 한 주민은 여러 사람과 마약을 함께 하면서 남조선 영화를 비롯한 불순 녹화물을 보다 적발됐다. 그런가 하면 양강도의 한 주민은 마약 살 돈을 얻으려고 전화선 같은 국가통신선을 절단해 밀매하다 적발됐으며 남포에서도 한 마약중독자가 수면제로 사람을 재워놓고 물건을 훔쳤다고 이 자료는 지적했다. 이 자료는 이어“중국에서는 마약범죄에 대해 극형(사형)까지 적용하고 있으며 마약을 밀매하다 체포된 외국인(필리핀, 일본인)까지 사형에 처했다”면서“자수하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자수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마약범람 원인은 선군정치와 주민들이 허무주의에 빠진 때문
북한에서 이처럼 마약이 범람하는 원인은 첫째 선군정치로 최선두에서 정권 버팀목역을 맡은 군부가 막강한 권력을 움켜쥐고 마약을 뇌물로 받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의약품이 태부족인 민간에서 주민들이 진통제와 병치치료용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주민들은 마약을 굶주림과 질병고통에서 오는 허무감 마저 잊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으로 인식, 앞다퉈 마약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정치국 자료는“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나라들에서도 마약범죄가 성행하여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병들고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파괴했다. 이를 바탕으로 반혁명적이고 반사회주의적인 불순 적대세력들이 머리를 쳐들고 준동하기 시작했다”고 마약중독의 심각성을 거듭 경고했다. 북한은 마약중독의 만연 원인을 순전히 주민들과 군인들의 잘못으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안이한 잘못된 아전인수(我田引水)적 인식이다.
개혁개방만이 마약중독과 술 중독고통에서 탈출할 수 있어
북한 군부와 민간인사이 마약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구소련처럼 오랜세월 자유억압과 굶주림에 시달린 주민들이 허무주의에 빠져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심리가 만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이런 기강해이와 마약및 술중독은 체제붕괴를 앞둔 마지막 단말마적 정권 말기증상을 노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일 사후 북한 권력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하고, 예단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3대세습체제와 억압장치에 억눌려 희망 없는 고단한 삶의 탈출구를 마약에서 찾고자 한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고 하루 빨리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혁개방으로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kon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