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인성 덕성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 목표
교원을 양성하는 대학 중 교육역량강화 지원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대학으로 선정되어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산실로서 우뚝 선 부산교육대학교. 지난 해 국제협력 선도대학 육성·지원 시범사업은 물론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 교원양성 선도대학’ 최우수 교육대학으로, 그리고 다문화 이중언어 강사 양성 연수 운영기관 선정이라는 결과를 통해 위상을 드러낸 것 뿐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춰 교원들의 해외 진출의 길을 열며 화제가 됐다.

부산교육대 총장 김삼용
교육대학교가 결실을 맺기까지 그 중심에는 김상용 총장이 있었다. 어느덧 봄기운이 다가오기 시작한 계절, 모두가 새로운 시작을 예감하는 3월이지만 김 총장에게는 지난 4년간의 임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이에게 사명을 물려줄 시기다.어쩌면 그가 82년도부터 연을 맺어 온 부산교육대학교의 강단을 뒤로하는 일은 또 다른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학교의 이념처럼 사랑, 슬기, 봉사의 교육정신의 실천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어온 김상용 총장을 만나 그의 삶과 교육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총장님이 교육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신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아버님은 사업을, 어머님은 장사를 하시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경제가 어렵던 시절이라 부모님 입장에서는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것을 바라셨지요. 그러다 교육자의 길에 대한 적성을 발견하게 된 것은 대학교 3,4학년이 되어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교생실습을 나가면서였습니다.
이후 순위고사(당시 임용고사)를 친 뒤 부산개성중학교(현 부산글로벌빌리지)에서 교사 생활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되었지요. 학교도 마음에 드는데다 교직에 있어 보니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래서 더욱 교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이사벨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다 대학 교수가 되겠다는 꿈으로 대학원을 진학한 뒤 마침내 82년도에 부산교육대학교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교직에 계시면서 느낀 진정한 교사의 상은 무엇입니까?
요즘 시대에 와서는 교사를 지식전달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교육기관에서 받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교육, 사회 환경에서 받는 교육까지 교육은 우리의 삶 속에서 종합화된 개념입니다. 그 중 학교교육이란 부분은 지식을 받는 학원같은 곳이 아니라 그 속에서 급우들과 교제하고 교류하고, 그 가운데 우정을 키워 나가며 배우는 것이 큰 곳이지요. 협동, 단결, 리더십 등을 가르치는 복합적인 분야까지 체득시키는 것이 교육기관의 역할입니다.
교사들은 지식전달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생활 속의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아울러 가르쳐 갈 때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인성과 덕성이 함양되어 가는 것입니다. 때문에 교사란 성직자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희생하고 봉사하고, 그 속에는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하지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꽃의 향기는 10리를 가고 숲은 향기는 100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1000리를 가지만, 사랑의 향기는 1만 리를 간다." 1만이라는 것은 무한대를 의미하는 것이니 그만큼 사랑의 정신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것이 되겠지요.
앞으로의 교육은 학력, 성적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을 길러 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고 그런 교육의 장이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의 제 18대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교육을 중시하며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창조적인 교육'을 이야기했습니다. 정리하자면 교사는 사랑으로 학생을 가르치면서 학생이 가능성을 무한히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사랑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교직에 대한 열정과 학생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진정한 교사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오늘날 교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사에게는 학생을 인도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과 끼를 키워 줄 수 있는 창조적인 교육을 이끌어 가며 학생 개개인이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발굴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이 학생들의 진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잘 정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창조 교육도 중요하지만, 꿈과 끼를 어떤 형태로 찾아낼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중·고등학교 재직 시절 올바른 진로 상담을 통해 여러 제자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았고, 현재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 진학해 와서도 박사학위를 통해 대학교수가 되는 등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학생들을 볼 때 교육자는 그야말로 한 학생의 인생에 대한 멘토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초등교사 양성의 중요성과 우리나라 교육계가 지향해야 할 발전방향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오셨습니까?
대한민국의 50년 압축성장의 비결은 ‘교육’이라고 봅니다. 그 중 기초적인 초등학교 교육을 잘해 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초등교사만을 양성하는 대학을 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초등교사가 어떠한 교사보다 더욱 우수한 실력을 가져야 할 이유 중 하나는 교과과정에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고학년은 11개 교과를 가르쳐야 합니다. 과거 20여년 전만해도 중학교 과정에 속했던 수준의 수학, 과학을 오늘날은 초등학교 고학년에 와서 배우게 되기 때문에, 향상된 지식을 가르치려면 그만큼 유능한 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저희 교육대학교는 일반 사범대보다 임용률이 높고 국가의 관리를 통해 수요와 공급에 맞도록 학생을 배출하여 취업률이 높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결국 우수한 학생을 받다 보니 우수한 교사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결국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우수한 교사를 통해 기초교육을 탄탄하게 다지며 올라가는 과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수준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사교육이 문제라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공교육 역할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던 것도 바로 초등교육에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교육대학교가 소규모 대학인지라, 지난 정부가 경제 논리로 접근해 지역의 거점으로 통합을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 교원양성대학교 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부분을 정부를 설득해가며 지켜냈습니다. 또한 지난해 한국대학교육 협의회 부회장을 맡은 뒤 집중한 것은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이라는 분야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입니다. 대학교육이 수도권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 보니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다른 지방으로 유출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지역 발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지방대학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역대학이 살아야 수도권 집중화도 막을 수 있고, 국가차원의 균형발전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총장님께서 강조하시는 글로벌 인재 교육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부산 교육대학교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나라 내에 있는 학생들 교육도 잘 되어야 하겠지만, 총장이 되면서 700만 명에 달하는 해외 동포들의 자녀 교육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이 강대국이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막대한 화교 자본의 중국내 유입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인은 마을만 형성하면 그 지역에 학교를 건설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는 화교 인구가 매우 적은데도 학교가 2군데나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자기들만의 교육방식과 교육방법을 가지고 있기에 어릴 때부터 중화사상을 가르치고 해외에 살아도 고국을 생각하는 가치관을 지니며 자라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4위의 이민대국입니다. 글로벌 인재양성은 해외에 있는 인재양성을 통해 그 지역의 인재가 되고, 우리나라에까지 큰 힘이 되어질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부산교육대학교는 글로벌 교사 양성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역할 감당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재외 한국고교 출신자’ 및 ‘다문화 가정자녀’를 모집 대상으로 글로벌 전형(총 선발인원 6명, 수시모집 전형)을 마련하였으며 국제교류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초등교원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글로벌 초등교원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일본, 대만 등 지역 자매대학에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필리핀, 미국 등지에 매 학기 방학 기간을 이용한 해외 어학연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재학생들이 해외 초등학교 및 교육기관을 방문해 국제교육실습을 경험하고, 중국, 미국, 베트남 등 세계각지를 대상으로 해외 한국학교(한글학교) 및 대학교 대상 국제교육봉사도 꾸준히 나가는 등 다변화된 역할을 많이 감당하고 있지요.
국제 활동의 이면에는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어려웠던 우리나라를 위해 에티오피아가 참전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교육원조사업을 통해 그 빚을 갚고자 하는 뜻에서 작년에 국가공적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에티오피아 초등교육의 수학, 과학 부분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쳤습니다. 에티오피아 교육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교육연수를 받았고, 항공과대학과의 컨소시엄으로 대학원에 다니는 국내 현직 교사들이 에티오피아 아다마대학에 교사교육을 전수한 바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민지원법’을 발의 중입니다. 정치권에서 아직은 와 닿지 않는 것 같지만, 해외에 있는 재외국민 자녀들을 잘 교육하게 되면 좋은 일꾼들의 배출로 이어져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선진국의 경우 초·중·고등 교육기관에 훌륭한 수학, 과학 교사가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의 실력 있는 교사들이 해외를 보고 발돋움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에게 퇴임 후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30여년이 넘는 인생을 교육의 강단에 서서 헌신하며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교육의 길을 걷고자 하는 소망을 밝혔다. “이제는 대한민국과 부산의 교육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 본인의 마지막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웃음 짓는 김상용 총장의 앞에 펼쳐질 새로운 출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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