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법원은 지난 15년 동안 끌어온 새만금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을 한다. 대법원이 실효성조차 의심되는 개발 논리와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길 중 어느 쪽 손을 들 것인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법이 권력의 어리석음에 놀아나는 법이 아니라면 대법원은 새만금 사업을 당장 중단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새만금 논란은 노태우 전 민정당 대표가 대선을 직전에 두고 호남표를 얻기 위해 새만금 간척 사업을 공약화하면서 시작됐다. 실효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내뱉은 정치인의 무책임한 말이 지난 15년 동안이나 지속된 국민 갈등을 불러온 것이다.
그 동안 전북도 도민은 기약 없고 근거 없는 개발의 환상에 젖어 병들어왔고, 새만금에 가득했던 생명의 힘은 개발에 의해 병들어왔다. 노태우 이후에 등장한 대통령 후보들도 마찬가지로 충분한 검증 없이 새만금 간척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워, 새만금 간척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15년의 세월을 넘어 대법원까지 오게 됐다.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에 새만금 간척을 반대했다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입장을 바꿔 새만금 간척을 추진한 노무현도 과거의 대통령들과 다를 바 없다. 한술 더 떠, 한편으로는 한미 FTA를 통해 한국 농업을 죽이는 결정을 하면서 새만금을 농지 용도로 개발한다는 황당한 생각을 하고 있다.
새만금 문제를 이러저러한 경제 논리나 개발 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지난 15년간 누누이 말해졌던 것처럼 새만금에 풍부한 생명 자원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새만금의 생명의 힘을 경제 논리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건, 위대한 자연이 주는 생명의 힘없이 오직 돈 만으로 이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 없는 게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제 대법원은 15년이나 끌어 온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동시에, 이 사회에 우선시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헛되이 돈을 낭비하면서까지 새만금의 생명을 파괴해 온 권력자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