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까기에 여념 없는 미디어오늘, PD저널이 반성해야할 점
[폴리뷰] SBS가 최근 드라마·제작·보도·편성 본부 등에 걸쳐 대대적인 비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부터 뉴스경쟁력까지 경쟁방송사에 밀리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의하면 남상석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장은 인사를 두고 “최근 드라마 예능 시청률이 떨어졌고 메인뉴스 시청률도 앞서던 시청률 격차가 좁혀져, 문책성 인사가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다”면서 “사람만 바꾼다고 해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
인지, 시스템의 문제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MBC 노조 파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저만치 앞서가던 SBS가 MBC에 뒤지자 급히 내부 정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니 짧은 시간인데도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다. SBS 메인뉴스가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약 두 배 가량 앞서가던 수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뉴스데스크는 별 변화가 없는데도 놀라운 역전 현상이 일어났으니 말이다. 아니, 미디어오늘과 야당 인사들 주장대로라면 MBC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편파보도의 원흉이라는 김장겸 정치부장이 신임 보도국장이 되었고, 헐리우드 액션에나 능한 권재홍 앵커가 보도본부장에 유임됐으며, 94%의 노조원들로부터 공정방송 의지가 없다고 사실상 탄핵 당했던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이 유임됐다.
MBC 뉴스데스크의 편파성은 위험수준에 이르렀고, 뉴스의 연성화는 못 봐줄 정도가 됐다. 더욱이 ‘김재철 아바타’ 김종국 사장이 꼭대기에 버티고 있지 않나. 언론노조와 야당측의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런 현실에 갇힌 MBC가 망해도 진작 망했어야했는데 오히려 더 잘 나가고 있으니 어떻게 신기해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작년 MBC가 파업 여파로 몸살을 앓을 당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뭐라고 했나. “월드컵 조작방송, 권재홍 메인앵커의 거짓보도, 작가 퇴출, 안철수 논문 보도 등 MBC 보도가 언론으로서의 최소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것에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조한 시청률의 원인이 국민이 MBC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어디서 배워먹은 학자들인지는 몰라도 언론학자들이란 자들(도대체 학자라는 작자들마저 정파와 진영논리로 미디어를 다루는 꼬락서니를 보면 기도 안찬다)도 ‘SBS의 공영성이 KBS, MBC보다 높다’고 치켜세웠고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PD저널 같은 매체들은 이들의 주장을 SBS 메인뉴스가 뉴스데스크를 앞서는 근거로 들이밀었다. 2012년 1월 MBC 기자회는 내곡동 사저 속보, 한미FTA 반대 집회, 반값등록금, 전태일 어머니 사망소식 등을 MBC가 외면하면서 대중들로 하여금 ‘MBC는 편파방송’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반면 SBS는 적극성을 보였다며 MBC가 SBS에 뒤지는 이유라고 거품을 물었다.
잘 나가는 MBC에 입 다물고 김장겸 등에 화풀이하는 미디어오늘 언론노조와 야당의 이와 같은 주장대로라면 지금 MBC 뉴스데스크와 예능 드라마 등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잘 나가는 현상은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 MBC가 갑자기 신경민 의원도 만족할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을 획득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상황에 따라 이중잣대를 밥 먹듯 이용해도 언론노조와 야당이 차마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MBC가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것이라곤 막가파식 극단투쟁을 이끌던 정영하, 이용마 체제에서 이성주 기자체제로 노조의 얼굴이 바뀌었다는 것과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 본부장 등이 파업 후유증을 수습하고 1등 MB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수고의 결과물들이 현재 시청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뿐이다. 언론노조 진영이 인정하든 못하든 MBC의 성적표는 노조의 파업여부와 사장의 경영능력에 달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KBS와 SBS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적어도 언론 흉내라도 내려면 진영과 이익을 넘어 최소한의 객관성은 확보·인정하고 보도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미디어오늘이 MBC 시청률 문제에 어떤 태도를 보여줬나. <이외수 “MBC 애국가 시청률, 김재철 결단해야”> <망가지는 MBC 뉴스 시청률 1.7% 충격> <바닥 맴도는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 KBS 3분의 1 수준> 아마 스스로도 지금 다시 읽기 민망한 기사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은 언론노조가 마음먹으면 MBC를 얼마만큼 최악으로 망가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또 이런 언론노조의 패악질에 얼마만큼 잘 대처할 수 있는지가 MBC 경영진 능력의 척도가 된다는 점도 역설한다. 사실이 이런데도 MBC가 노영방송이 아니라고 떠드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그럼에도 미디어오늘은 민주당 정동영·신경민 등 인사들의 말을 빌어 속칭 MBC 보도국 까기에 여념이 없다. 적어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고 ‘양심’ 있는 ‘언론’이라면 김장겸 국장이나 이지매하고 화풀이할 게 아니라 불과 몇 달 전까지 경쟁력을 상실했던 MBC가 왜 지금 이렇게 잘 나가고 있는 것인지 설득력 있는 분석 기사 하나 내놔야 하는 게 아닌가. MBC 뉴스가 공정성을 잃고 편파적이라 시청률이 그 모양이라던 자신들 기사가 왜 틀렸는지 한마디쯤은 고백해야 하는 게 아니냔 말이다. PD저널과 같은 매체도 개편에 나선 SBS <8시뉴스> <뉴스9>를 툭하면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공정성 문제로 트집이나 잡을 게 아니라 이제는 좀 솔직하게 기사를 써야 한다.
아전인수식 현상 해석에만 매달려 신뢰 잃고 있는 미디어오늘, PD저널 등의 언론 문제
6월 4일자 <번지수 잘못 찾은 지상파 뉴스 개편>에서 보듯 “시청자들이 지상파 뉴스를 외면하게 된 데에는 정부의 입장을 비판 없이 받아쓰거나 언론의 의제 설정이라는 저널리즘이 붕괴 측면과 밀접하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빠진 혁신과 변화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것”이라며 SBS와 KBS 메인뉴스 개편을 두고 민언련 사무처장의 헛소리나 강조하지 말고 말이다. MBC 사례만 봐도 언론노조 진영이 뜻하는 공정성과 신뢰 문제는 실제 시청자의 뉴스 시청 여부와 별 상관이 없다. FTA반대 목소리를 축소했다고 시청자가 외면했다는 식의 웃기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사실처럼 우기지 말라는 뜻이다.
PD저널은 이 기사에서 작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지상파 3사 메인뉴스 월별 시청률조사 결과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 시간 이동 6개월만에 SBS <8뉴스>를 추월했다고 써놓고도 SBS와 KBS가 시청자에게 외면 받지 않으려면 민언련 사무처장의 헛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버젓이 적었다. 날이면 날마다 MBC 뉴스가 불공정하고 보도국은 편파적이라고 까면서 말이다. 이런 PD저널이나 미디어오늘은 과연 조금이라도 생각은 하고 기사를 쓰는지 쓴웃음만 나온다.
이런 오락가락 엉터리 보도들은 모든 것을 언론노조 진영 유불리에 따라 정략적이고 선동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보도들이 진짜 양심과 객관적 판단에서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 미디어오늘 등 언론노조측 매체들은 희망사항이 아닌 사실을 말해야 한다. 도가 지나친 정략보도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 MBC가 SBS를 추월할 수 있었던 이유부터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라. 다수의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진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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