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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집착한다는 것 자체가 촛불 민심에 자신이 없다는 뜻”
경향신문이 촛불집회 참가인원 수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그동안 열린 촛불집회 인원수 계산은 주최 측과 경찰 측 추산이 늘 2~3배가량 차이를 보였지만, 지난 주말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선 그 차이가 무려 7배나 가까이 났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은 3만여 명으로 경찰 측은 4천 명으로 참가 인원수를 발표했다.

ⓒ경향신문 <“3만명” 대 “4000명” 참가인원 주최 측·경찰 큰 차> 기사 캡쳐
[스파인더]향신문은 5일 <“3만명” 대 “4000명” 참가인원 주최 측·경찰 큰 차> 제하의 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뒤 “지난 6월21일부터 이어져 온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서 주최 측과 경찰이 추산한 참가자 수는 대체로 3배 정도 차이가 났는데 이번에는 7배 이상 차이가 났다”며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 인원을 지나치게 축소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6월28일 촛불집회의 참가자 수는 주최 측 추산 5000명, 경찰 추산 1800명으로 약 2.7배, 지난달 6일에는 주최 측 1만명, 경찰 추산 3500명으로 약 2.85배 차이가 났다”며 “지난달 13일에는 주최 측 2만명·경찰 추산 5500명으로 약 3.6배 달랐다.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의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주최 측과 경찰이 추산하는 인원수의 차이도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은 “경찰은 집회 단위 면적당 참가인원을 계산해 전체 면적을 곱하는 방식으로 추산한다. 참가자들이 3.3㎡(1평)당 서 있는 인원 수를 측정해 집회 지역 전체를 곱하는 방식”이라며 “밀집도에 따라 단위면적당 참가자 수가 많아지거나 적어지기도 한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실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수보다 경찰이 발표하는 추산 인원은 항상 적다”며 “경찰이 정부나 권력에 반대하는 집회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숫자를 줄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가 말했다고 전했다.
또 “누적 인원과 한 시점에 추산된 인원의 차이인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촛불집회 참가인원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번 국정원 촛불집회가 과거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자주 비교되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우파언론들은 이 두 집회를 종종 비교하면서 이번 촛불이 광우병 촛불만 못하다는 분석을 내놓곤 했다.
조선일보 등 우파언론의 분석뿐 아니라, 일간베스트 등 우파성향의 네티즌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언론이 보도한 촛불집회 사진을 올리며 좌파언론들이 전하는 촛불참가 인원수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로 친야 성향의 뷰스앤뉴스의 경우는 주최 측 추산 인원수보다 무려 1만여 명이 더 많은 4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촛불의 의미보다 참가자 수에 집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주최 측이 오버한 거도 있잖아..ㅉㅉㅉ 주최 측이 저러는 거 땜에 내가 집회에 안 나감. 1명이 있으나 1만 명이 있으나 그게 뭔 상관이냐??”라며 “숫자로 따지지 말고 내용을 봐야지... 그렇게 자신이 없나?? 숫자로 밀어붙여서 항복 이끌어내게?”라고 지적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촛불시위에 모인 숫자가 얼마냐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내심 요구하고 말하고 싶은 것과 대외적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무의미한 집단이 돼가고 있다. 정확히 말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용기가 없는 자들”이라고 일갈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광우병 촛불만큼 국정원 촛불이 타올라야 민주당의 체면도 서고 명분도 잡고,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고 굴복시킬 수 있으니 주최 측이나 좌파언론이 가급적 촛불의 수가 많았으면 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숫자에 집착한다는 건 그만큼 촛불의 의미보다 겉모습에 신경을 쓴다는 것으로, 오히려 그만큼 촛불 민심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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