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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심의,시청자국장은 “일부 편향 인정” 야당 위원들은 “뭐가 문제냐” 옹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권혁부, 이하 방송소위) 21일 심의에서 자사 국정원 보도를 비판한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 대해 공정성을 해쳤다는 심의 위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폴리뷰] 방송소위는 이날 오후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 대한 제작진 의견 진술을 바탕으로 공정성(방송심의규정 제9조)과 객관성(14조) 위반 여부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권혁부 위원은 “객관성과 공정성 위반이 현저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권 위원은 “이 프로그램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핵심은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한 사건’이라고 출연자들이 언급한 걸 여과 없이 보도했다”며 “이게 팩트에 입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따졌다.
권 위원은 “국정원장이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국정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게 입증할 수 있는 건가”라며 “이런 부분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이다. 규명되지 않은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은 또 “KBS 9시뉴스는 사실전달 중심의 보도프로그램”이라며 “여기서 (출연자들이) 문제 삼는 건 왜 심층분석이나 탐사보도를 하지 않느냐는 건데 (그게) 가능한 이야기라고 보나”라고 말했다. <뉴스 9>이 심층분석이나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데도 출연자들이 <뉴스 9>와 관련 없는 무리한 주장을 펼쳤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엄광석 위원도 “이번 사태는 KBS가 메인뉴스를 스스로 정면 비판한 내용인데 보도국에 (반론권 보장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평을 그대로 내보내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면서 “특히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보도는 법원의 정식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평 보도한 건 시기상조였다”고 지적하며 법정제재 중징계 의견을 냈다.
엄 위원은 또 “편견을 갖고 물어보는 건 아닌데 혹시 제작하신 분은 어떤 분이냐?”, “그 분의 시각이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박성희 위원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뉴스의 공정함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더욱 공정함이 요구된다”며 “뉴스를 비평할 때는 팩트가 틀렸다거나 취재윤리를 어겼다는 걸 지적해야지, 다른 시각에서 공정성을 지적하는 건 KBS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뉴스의 공정성을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순기능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측 김택곤 위원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일반 시청자 의견보다 비판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게 주요하다”고 말했고, 장낙인 위원 역시 “비판적인 사람이 나와서 비평하는 출연진을 탓할 일이 아니라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의에 의견진술인으로 출석한 KBS 측 이재숙 시청자국장은 편파 패널 구성의 문제점에 대해 수긍하고 일부 내용이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국장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자사 비평에 방점을 찍다보니 일부 내용에서 공정성 문제를 일으킨 부분이 있었고,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언급된 부분도 있었다”며 “KBS에서는 사실관계 파악하고, 제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해당 방송 이후로는 큰 문제없이 방송이 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출연진 구성에 대해서는 “일부 편향성이 있었다. 비평하더라도 진보성향 두 명의 패널보다 중도적인 입장을 가진 한 사람이 나왔으면 나았을 것”이라고 밝힌 뒤 “(패널이 비평한 내용 중) KBS 사장 선임이 언급됐는데 이는 본질에서 벗어난 거다. 보도에 대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사장 선임으로까지 비약해 언급한 점, ‘KBS 영향력 1위가 착시현상’이라고 말한 점은 편향됐다”고 말했다.
제재수위에 대해선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권혁부 위원과 엄광석 위원은 법정제재인 ‘주의’ 의견을 냈고, 박성희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김택곤 위원과 장낙인 위원은 행정지도(권고·의견제시)가 적절하다고 했다. 위원들은 ‘미합의’로 분류, 해당 안건을 전체회의로 넘겨 재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TV비평 시청자데스크>는 지난 6월 22일 ‘클로즈업 TV’ 코너에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민동기 <미디어오늘>기자,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등이 출연해 KBS <뉴스9>에서 다룬 국가정보원 관련 보도를 일방적으로 비판했다가 지나친 편파방송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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