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은 7시 이전의 이른 아침에 먹는 초조반(初朝飯), 아침 수라, 점심의 낮것상과 저녁 수라, 밤중에 내는 야참 등 하루에 총 5차례의 식사가 있었다. 주로 아침 수라(水刺)는 오전 10시에, 저녁은 오후 5시에 먹었다. 수라상(水刺床)은 붉은 주칠을 한 호족반 2개와 네모난 책상반의 총 3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이 수라(水刺)를 드실 때는 대원반 앞에 앉고, 소원반에는 기미상궁(氣味尙宮)이 앉아 기미를 보고 책상반에는 전골 상궁이 전골 시중을 들며, 수라 상궁이 음식 시중을 든다.
음식에 독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인 기미(氣味)는 경험이 많은 큰방 상궁이 하는데 기미상궁(氣味尙宮)이 곁상에 놓인 빈 공기나 접시에 여벌의 은수저를 사용하여 음식을 조금씩 덜어 왕의 면전에서 맛 본 후에 왕이 수라(水刺)를 들게 되어 있었다.반찬을 담는 그릇은 철에 따라 달리 썼다. 추운 계절인 추석부터 다음 해 단오 전까지는 은 반상기를 쓰고, 더운 철인 단오부터 추석까지는 사기 반상기를 쓰며, 수저는 은수저가 쓰였다. 은은 독이 닿으면 변색이 되므로 미리 왕의 위해를 막을 수 있다.
수라상은 수라, 탕, 찌개, 찜, 전골, 침채, 장류와 반찬 12 종류로 이를 12첩 반상이라 한다. 수라는 흰 밥인 백반과 팥 삶은 물로 지은 찹쌀밥인 홍반 2가지를 밥그릇에 담고, 탕은 미역국과 곰탕 2가지를 탕기에 담아 올렸고 찌개는 토장찌개와 젖국찌개 2가지를 준비하고 찜, 전골, 침채 3가지가 기본 음식이며 청장, 고추장, 초고추장, 겨자집 등이 종지에 담아 올린다. 쟁첩에는 12가지의 반찬이 담겨지는데 더운 구이(육류, 어류의 구이나 적), 찬 구이(김, 더덕, 채소의 구이나 적), 전유화(육류, 어류, 채소류의 전), 삶은 편육, 익힌 숙채, 생채, 육류, 어패류, 채소류의 조림, 장과(짱아찌, 갑장과), 젓갈, 포, 자반, 튀각 등 마른 찬, 회(육, 어패, 채소류의 생회와 숙회), 찬수란(수란 또는 다른 반찬), 차수(숭늉 또는 곡물차)등이 올려졌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죽이나 미음 등으로 그 자리에서 허기를 달래는 상을 초조반(初朝飯)이라고 불렀다. 왕은 옥체 보전을 위해 매일 보약을 먹었는데, 보약을 먹지 않을 때는 죽, 미음 등을 먹었으며, 반찬으로는 어포, 육포, 암치, 북어보푸라기, 자반 등의 마른 반찬 2-3 가지와 소금, 꿀, 청장 등을 함께 냈다. 김치는 국물김치가 차려지고 맑은 찌개가 함께 내어졌다. 아침 저녁으로 먹는 수라상(水刺床) 외에 낮에는 간단히 낮것상이라 하여 가벼운 점심을 먹었다. 명절에는 면상인 장국상을 차렸는데, 온면, 냉면 또는 떡국이나 만두 중 한 가지를 차리고 반찬으로는 편육, 회, 전유화, 신선로 등을 차리며 김치는 국물이 많은 나박김치, 장김치, 동치미 등을 놓았다.
궁중에서 차리는 화려한 야식상은 채만두, 별잡탕, 편육, 각 색병, 각 색당, 각 색정과, 만두과, 꿀, 면, 약식, 식혜, 우유죽 등이 단골 메뉴였다. 밤늦은 시간 술 한잔 생각나서 차리는 주안상에는 다과상에 떡, 과자, 음청류, 안주류와 면 등의 음식이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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