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3일 아파트 녹색장터를 운영하는 60여개의 시범아파트를 선정하여 4월부터 녹색장터를 개장한다. 녹색장터는 시민들이 방문하기 편한 아파트 공터, 공원 등 집 인근에서 매월 아파트가 정한 지정일에 열린다.
녹색장터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드세일, 거라지세일(주말이나 계절이 바뀌는 때, 등 자기 집 차고나 앞마당에서 쓰던 물건을 내놓고 파는 생활장터)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아파트 거주비율이 50%가 넘는 서울시의 주거상황과 시민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금년에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말 시에서 실시한 재활용품 분리배출 만족도 조사’ 결과 나눔장터 방문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미방문 73.3%, 경험자는 26.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집 근처에서 나눔장터 개최 시 응답자의 88%가 참여의향이 있다고 답하였고, 적합한 장소로는 아파트 단지 40.4%, 구청·주민지원센터 22.6%, 학교 20.4% 등으로 나타났다.
기존 나눔장터가 뚝섬지구 등 한정되고 특정된 장소에서 열리는 점, 이용시민과 거래품목의 한정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접근성이 좋은 거주지 인근 즉 일상생활 공간에서 장터를 열도록 함으로서 시민참여를 확대할 수 있으며 품목도 다양화하여 생활 속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4월부터 개장하는 시범선정 아파트 외에 6월부터 총 250개로 확대하여 운영하는 장터를 선정하는데 현재 114개 아파트에서 신청한 상태로 녹색장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뜨겁다.
단순한 중고품 판매를 넘어 아파트 부녀회, 입주자대표회의 등 아파트 주민단체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녹색장터의 모습이 지역별로 다채롭다. 수익금을 기부하는 장터, 외국인 장터, 어린이 장터, 바캉스장터, 도서 장터 등 월별 테마장터로 운영하고, 보건소, 기관 등의 참여를 통해 녹색장터가 지역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게 운영될 전망이다.
지난 7일 시범 개최한 서대문구 홍은벅산아파트 부녀회는(김희수) 장터에 참가하지 못한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토끼장, 대형인형, 어린이용 전집, 의류 가방 등 다양한 물품을 기부 받아 30여만원의 수익금을 올리고, 이를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사회복지관과 해벗누리 복지회에서도 장터에 참가하여 어린이용 의류와 목걸이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지역주민에 복지관을 소개하고 수익금 복지관 기금마련, 후원자 찾기에 나섰다. 홍은아파트는 방학 중에 어린이 장터를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성동구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는 녹색장터 홍보를 위해 개장 당일(4월21일)주민과 함께 봄맞이 아파트 미화활동을 벌인다. 또한 성동 보건소에서 장터참가 주민을 대상으로 혈압, 체성분검사, 구강검진 등 건강검진 및 만성질환을 상담하는 부스를 운영한다.
한편 귀한동포가 많이 살고 있는 영등포구는 신길6동 소공원에서 귀한동포 연합총회 주관으로 5월 9일 녹색장터를 개최한다. 다우리 봉사단에서 바자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귀한동포 연합총회 김신복 회장은 5월 귀한동포 노인 등 신길동 독거노인 위안잔치 행사기금 마련을 위해 행사 개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금천구에서 열리는 아파트 녹색장터는 5월 다문화가정의 시민을 초청하여 아파트 부녀회원과 함께 한국음식을 만들고, 직접 물품 판매에 나서 한국문화 적응을 돕는 녹색장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금천남부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1일 창업부스를 창업부스도 운영한다.
강서구 화곡3동 푸르지오아파트는 4월24일 개장식에 아파트 기타동아리의 기타연주도 마련한다. 장터는 판매수익의 50%이상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특화장터를 운영하고 기부금은 어린이 급식지원 양서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녹색장터는 중고물품 거래장터라는 특성에 맞게 대부분의 장터에서 지역의 재활용센터와 연계하여 중고가전 무상·실비수리 이벤트, 우산 수리, 재활용 교육, 폐건전지· 폐휴대폰 수집 등을 추진하며, 강서구 염창동 아파트는 8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녹색생활체험수기 독서감상문 발표회 등의 부대행사를 개최한다.
작은 동네축제로 운영되는 생활 주변 소규모 나눔장터 녹색장터가 서울시만의 재사용문화, 자원순환의 녹색공동체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나눔장터를 운영한 동대문구 이문아파트 김난희 부녀회장은 3월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녹색장터 설명회에 참석하여 지역 쇼핑센터와 케이블사의 협찬을 받아 진행한 무료 칼갈이이벤트, 주민노래자랑 이벤트 등으로 주민의 참여도를 높인 노하우를 소개하며, 행사개최로 인한 소음을 문제 삼은 주민민원이 없었냐는 질문에 “주민의 호응도가 굉장히 높았고, 장터가 열리는 날은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동네 잔치로 모두 느끼고 있다. ”고 답한 바 있다.
시 신상철 환경협력담당관은 선진국에는 thrift샵, op샵 등 중고 상설가게, 야드세일, 거라지 세일, 무빙세일, 에스테이트세일 등 각종 중고소비문화가 생활 속에 활성화 되어있다. 우리사회에는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쓴다는 것을 아직도 꺼려하는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녹색 장터가 재미있게 운영이 되고 지역주민의 참여가 활성화 된다면, 재사용의 문화가 확산됨은 물론 자원순환의 서울형 녹색공동체 형성이 기대된다”며 “시민들의 삶에 녹색문화가 광범위하게 파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시는 4월 녹색장터를 시범 개장하여 운영방법에 있어 문제점 등을 보완하고, 매뉴얼을 작성하여 운영주민에 배포하고 6월 250개 장터로 확대 운영한다. 시는 녹색장터를 운영하는 아파트 주민단체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운영방법 등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