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식 공천개혁의 시험대 될 듯
(뉴스파인더) 4·27 재보선을 하루 앞두고도 여전히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안개 속 국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도 여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당, 강원, 김해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총출동한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선거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초라한(?) 기초단체장 선거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수도권 표심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 국회의원이자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상향식 공천개혁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사진>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 vs “부구청장 출신 토박이”
현재 이 곳에서는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최창식 후보(사진 왼쪽)와 중구 부구청장 출신의 민주당 김상국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52년생 동갑내기인 두 후보는 30여년을 서울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 후보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때 행정2부시장(차관급)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시에서 지하철 건설본부장과 뉴타운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 후보는 서울시의회 사무처장과 재무국장 등을 역임했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중구 부구청장을 지냈다.
두 후보는 서로의 이력이 자신의 장점이자 상대방에게는 주요 공략 타켓이 되고 있다.
최 후보 측은 토목과 건설 등을 책임진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고, 김 후보 측은 중구 부구청장 경력을 강조하며 ‘토박이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반대로 김 후보 측은 최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뉴타운 정책 실패의 책임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맞서 최 후보 측은 김 후보가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관악구청장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실패한 경력을 지적하며 “중구 토박이가 아니라 관악 철새”라고 반박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與 수도권 의원들 초미의 관심사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최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앞섰지만 야당의 ‘숨은 표’를 고려하면 오히려 김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시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역적 특성과 당내 역학구도상 정두언, 김성식, 유정현, 권영진 등 수도권 의원들의 화력이 집중되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성남 분당을과 중구청장 선거 두 곳이 패하면 수도권 전체에 패닉 상태가 온다”며 “(여권에게) 굉장히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당 수도권 한 초선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같은 ‘초짜’가 강원, 분당 간다고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중구청장 선거가 우리(수도권 의원)에겐 더 크게 다가 온다. 시간만 나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의 불안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최 후보는 나 최고위원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공천개혁 문제와도 운명을 함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지역 인사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선출된 정치 신인이기 때문이다.
최 후보가 승리하면 나 최고위원의 공천개혁이 탄력을 받겠지만, 패배한다면 당내에서도 여전히 각론이 존재하는 만큼 비판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나 최고위원은 밀물처럼 밀려드는 지원 유세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 후보와 지역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한편 지난 6·2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박형상 후보가 2만 1,127표(35.51%)로 1만 9,171표를 얻은 한나라당 황현탁 후보를 제치고 중구청장에 당선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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