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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합병원 주최, 9일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개최
온종합병원은 나이들면서 우울해지는 어르신들. 노래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생의 마지막을 좀 더 활기차고 보람차고 보낼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해마다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를 마련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참가자들이 대개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라 투병 등 아픈 사연을 지닌 분들이 많다. 올해 본선에 출전하는 일흔살 조석준 할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반신마비에 혈관성 치매까지 앓고 있다. 회복 불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석준 할아버지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지난 4월 1일 시민공원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 행사장에서 노래자랑대회 전단지를 받고는 출전하게 됐다.
남편 대신 참가신청서를 접수한 부인은 "이 무대가 남편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무대임으로 동영상이라도 촬영할 수 있도록 중간 탈락시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조석준 할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병으로 쓰러지기 전 음반제작을 할 정도로 노래를 잘 하셨던 교장선생님 출신 조석준 할아버지는 당당히 실력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예심 때 감정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그는 거의 울먹이며 노래했고, 이에 다른 참가자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조석준 할아버지 외에도 후두암 등을 수술하고 투병중인 팔순의 할아버지도 본선에 참가했다. 참가목적은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란다.
지난해 제2회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최도옥씨는 당시 간암 투병중이었다. 평소 건강 체질이어서 병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느 날 으슬으슬 몸에 한기가 느껴졌고, 쉬이 나아지지 않았다. 한밤중 온몸에 열이 올라 온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때까지 감기몸살쯤으로 알았다. 입원한 김에 건강검진을 했고 간암이 확인됐다. 급히 수술했으나 그는 절망했다. 우울감을 떨치려고 지난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에 출전했다. 혼신을 다해 열창했고, 관중은 열광했고, 그는 대상을 안았다. 대상 수상 이후 그는 달라졌다. 무척 밝아졌다. 지신보다 남들을 먼저 배려했고 봉사했다. 틈만 나면 꾸준히 노래했다. 그의 몸에서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임세포가 사라진 건다. 매달 병원을 찾아가 암세포 전이 여부를 확인하던 그에게 주치의는 앞으로 반년 뒤에 찾아오라고 했단다. 최도옥씨는 노래자랑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며 아예 한국건강대학에서 부학장을 맡아 자원봉사하고 있다. 노래가 주는 힘이라 여기고 싶다.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는 지금 숱한 아픈 어르신들께 인간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고 있는 거다.
대학 무용학과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부인의 춤사위까지 곁들어진 조석준 할아버지의 ‘인간승리 도전’은 인기상으로 마무리 됐다. 온종합병원은 내년에 조석준 할아버지를 초청할 계획이다. 과연 건강한 모습으로 그가 ‘인간승리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제3회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 수상자
합창 - 대상-한국건강대학교 온합창단(아리랑), 금상-예그린합창단(아름다운 나라), 은상-부산 대한적십자사합창단(가족이라는 이름), 동상-프리페띠합창단(그대 있는 곳까지)
개인 - 대상-배영미(아이 좋아라), 금상-문원길(옥이), 은상-현수현(백년의 길), 동상-윤광임(새벽길), 장려상-최명숙(홀로 아리랑), 전홍출(흙에 살리라), 인기상-조석준(장녹수), 김재진(묻지마세요), 노용태(바보같은 사나이), 박애숙(어머니 굳은살), 노종호(왕자 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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