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초임연봉 3,600만원 수준·아파트형 기숙사 제공·전담간호사제
지방 중소병원들이 고질적인 간호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의 한 종합병원이 파격적인 처우 개선을 내세워 간호사 모집에 나서고 있어 지역 의료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병원 측이 주로 임금을 조정하는 연초가 아닌, 연중에 이처럼 파격적인 임금 인상안을 내놓은 데는 그만큼 지방 중소병원들의 간호사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부산 온종합병원(이사장 정근)은 현재 9만 원대이던 나이트수당을 13만원대까지 대폭 인상하는 간호사 임금개선안을 17일 발표했다.
온종합병원이 발표한 ‘3교대 병동 간호사 임금개선안’에 따르면 나이트수당의 경우 현행 9만원대이던 것을 13만원대까지 올리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브닝수당 역시 100% 인상하기로 하는 등 3교대 병동 간호사 확보를 위해 총 3억여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다. 온종합병원은 이번 임금 인상안을 오는 8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인상안을 적용할 경우 1년차 간호사가 매달 야간근무를 7회 할 경우 현재 연봉 3천2여백여 만원을 받던 것을 3천6백만원까지 올려 받게 된다. 연봉이 12.5%나 오르게 되는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신입사원 초임은 평균 2,534만원으로 밝혀졌다. 3교대 근무를 감안하더라도 파격적인 초임 연봉 수준이다.
2020년 상급종합병원을 목표로 하는 온종합병원은 올해 들어 건물 증축공사 공사를 통해 병상규모를 400병상에서 750병상 규모로 크게 늘렸다. 병상 확충뿐만 아니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암센터를 설립했다. 100억원을 투입해 ‘꿈의 치료기’라 불리는 방사선 선형가속기 ‘라이낙(LINAC)’을 설치, 오는 23일부터 본격 치료에 나선다. 대학병원의 암센터와 경쟁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 부산대병원·해운대백병원 혈액종양내과 등에서 오랫동안 암환자들을 치료해온 유명 교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온종합병원이 이처럼 파격적인 간호사 임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병원의 적극적인 투자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나 제때 간호사들을 충원하지 못해 증설된 병상들을 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종합병원은 올해 초 들어 병동 내 복수 주임간호사제 도입은 물론 주사 간호사, 처치 간호사, 차팅 전담 간호사제를 도입함으로써 다른 병동근무 간호사들은 보조업무를 최소화하고 환자 간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간호사 복지도 강화했다. 간호사들의 주거용으로 신축건물 17층에 아파트형 기숙사인 ‘스카이빌’을 건립하고, 타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에게 25평 규모 아파트형 기숙사를 제공한다. 방 세 개가 딸린 기숙사는 냉장고, 침대 등 일체를 완비하고 있다. 이밖에 온종합병원은 본인 진료비 전액 무료, 별도 인센티브 지급, 직원 전용 헬스센터 이용, 야식비 지원 등의 직원 복지제도를 두고 있다.
온종합병원 정근 이사장은 “간호사 모집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으나, 무조건 ‘인 서울(In Seoul)’을 고집하는 젊은이들을 붙잡을 수 없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고, “수익률이 크지 않은 병원으로서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나이트 수당 큰 폭 인상 등 간호사들의 처우개선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근 이사장은 “경력이 단절된 이른바 ‘장롱면허’ 간호사도 우대한다”며 간호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채용 문의는 온종합병원 051-607-0555으로 하면 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35만 명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16만1000여명에 그친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가운데 과반수가 간호사직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나마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간호 인력이 집중되고 지방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부족으로 병동을 폐쇄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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